UPDATED. 2019-02-19 22:28 (화)
10조짜리 게임회사 넥슨, 김정주 맘대로 팔아도 되나
10조짜리 게임회사 넥슨, 김정주 맘대로 팔아도 되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1.17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업자라도 개인이 매각 결정하는 건 문제...노조 "직원들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 미래 일방적 결정 우려"
넥슨그룹 지배구조. <자료=넥슨, 그래픽=이민자>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2016년 ‘공짜주식’ 의혹으로 오너 리스크에 시달린 김정주 NXC 대표가 새해엔 파격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가 몸값 10조원에 이르는 넥슨을 매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그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창업한 회사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매각을 개인이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들 각오를 지금도 다지고 있다. 넥슨을 세계에서 더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 때 뒷받침될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 방안이 정돈되는 대로 알리겠다. 그때까지 양해해 달라.”

지난 4일 김정주 넥슨 대표가 넥슨 ‘매각설’에 대해 내놓은 입장문 일부다. 김 대표는 직접적으로 ‘매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매각설을 인정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기업가치는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김정주 대표가 왜 넥슨을 매각하는지 그 배경과 팔게 된다면 누가 초대형 매물을 살지에 쏠렸다.

다만 매각 배경에 앞서 개인의 결정으로 국내 최대 게임사의 명운이 좌지우지되는 넥슨의 지배구조를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넥슨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를 통한 직간접 지배 구조를 갖는다.

NXC는 김 대표(67.5%)와 부인 유정현 감사(29.4%), 두 딸(1.36%), 가족회사인 와이즈키즈(1.7%)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98.64%로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NXC가 Nexon Co., Ltd.을 통해 넥슨코리아를 지배하면서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NXMH B.V.B.A를 통해서는 해외계열사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해외 계열사(Nexon Co., Ltd.)가 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한다.

김정주 대표가 매각하려는 것은 자신이 창업한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으로 알려졌다.

NXC는 외부 인사가 관여할 수 없는 지배구조를 가진 까닭에 김정주 대표가 경영의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번 넥슨 매각 결정 또한 대주주인 김 대표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넥슨이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개인의 생각에 따라 10조짜리 회사가 좌지우지 되는 게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내부 쇼크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내부에서 아무리 대주주라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이렇게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넥슨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직원들은 넥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흉흉한 분위기라고 한다”고 전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에 따르면 매각설 이후 넥슨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은 평소 주간 가입자 수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노조는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며 “함께 넥슨을 이끌어 온 수천 명의 고용안정을 위협하거나 국내 게임산업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공한 게임 벤처 1세대 공통 고민...“새로운 도약 위한 계기 삼아야"

전문가들은 김정주 대표의 결정에 대해 경영 구조나 사업 전략에 있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명지대 산업경영 공학과 김정수 교수는 “이번 매각설은 김정주 대표 뿐만 아니라 성공한 게임 벤처 1세대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라며 “게임을 발판으로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면 앞으로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들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혼자 경영을 가져가기 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부 파트너들을 끌여들여 도움을 받으면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개인이 조 단위 대기업을 좌지우지 하는 구조로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며 “특정 개인과 상관없이 시스템 경영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견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렸던 ‘넥슨 매각 사태: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여러 대안들이 나왔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넥슨 매각과 관련해 4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김정주 대표가 현재 지분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 경영인에게 넥슨을 맡기는 것, 중국 게임사 텐센트에 매각 하는 것 등의 시나리오가 포함됐다.

위 교수는 넥슨의 성장성 측면에서는 “지분의 40% 등 부분적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이라며 “부분 매각을 통해 디즈니 등과 제휴를 하면 국내 게임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넥슨의 현 지배구조는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와 극히 유사하다며 “이번 매각이 실패할 경우 김정주 대표의 심리적 지배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넥슨 코리아, 넥슨 재팬의 전문 경영인 체제강화 등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