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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액 연봉 노조원과 최저임금, 그리고 상여금의 함수관계
현대차 고액 연봉 노조원과 최저임금, 그리고 상여금의 함수관계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1.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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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상여금 매월 지급 방식으로 임금체계 개편"...노조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해야"
현대자동차 노사는 최저임급법,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등 임금체계 개편 관련 협상을 준비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최저임급법,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등 임금체계 개편 관련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저임금 문제가 본격적인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상여금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쪽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현대차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의 제안, 즉 ‘상여금 분할지급’은 다른 자동차업계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논란이 일었던 현대모비스도 '상여금 쪼개기'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법과 임금체계 개편의 얽히고설킨 문제

최저임금법 논란은 결국 임금체계 개편 문제로 귀결된다. 정부는 최저임금 계산 시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을 때, 반발하는 기업들에게 노조와 협의해서 비정상적인 임금체계를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기본급은 적고 600~700%나 되는 상여금을 주는 현행 임금체계가 비합리적인 것이지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임금체계를 바꾸는 것은 강성 노조로 인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을 다시 생각해 줄 것을 정부에 재차 요구했다. 업계는 입장문에서 “임금체계 변경은 노조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단체협약 변경) 강성 노조 비협조로 사실상 적용 불가능”하다며 “통상임금 등으로 수년간 노사가 임금체계 변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

17일 현재 현대자동차 사측은 ‘상여금 매월 지급’ 카드를, 노조는 ‘상여금 통상임금에포함’ 카드를 꺼내 놓고 협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 모두 숨겨 놓은 패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눈치다.

노조 “현대차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여부 대법원 최종심 남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월급은 오르게 돼 있다. 실제로 고액연봉자들이 대부분인 현대자동차 노조들의 경우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월급이 오르지는 않는다. 현재 사측이 상여금을 매월 분할지급 하겠다는 것은 월급을 올리지 않고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겠다는 뜻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사측의 요구를 들어주면 임금단체협상, 취업규칙 등을 바꾸는 것인데 '맨 입'으로 바꿔줄 는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기회에 지난 몇 년 동안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2013년 대법원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통상임금의 고정성’ 확인과 ‘신의성실의 원칙’이라는 미지급 조건을 달아 하급심에 판결기준을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23명이 상여금,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2015년 1월과 12월에 각각 진행된 1, 2심에서 패소했다. 패소 이유는 상여금 시행세칙에 ‘15일 미만 근무자 미지급’ 조항이 ‘통상임금 고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현재 이 소송은 최종심이 남아 있다.

현대차 노사 팽팽한 신경전

현대차 노조는 재판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상여금 시행세칙’은 ▲노동부에 신고조차 안 된 것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시 노조 동의 받지 않아 불법 ▲상여금 지급시행세칙에 상여금 일할 지급과 퇴직자 일할 지급이 존재해 고정성이 충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임금체계 개편 협상에서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의 명분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2017년 8월 31일 통상임금 관련 1심 재판에서 법원으로부터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라'는 판결을 받았다. 지난 8일 기아차 사측과 노조는 ‘통상임금 실무8차’ 회의를 진행했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현대차는 최저임금 관련 논의에서 갑자기 ‘통상임금’ 카드를 꺼내 든 노조의 행동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렇다 할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드 게임에서 자기가 가진 패를 보여줄 수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문제는 현재 법리 다툼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사측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사 모두 임금체제 개편 협상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 최저임금법이든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이든 노사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어떤 새로운 카드를 꺼내 놓을지 알 수 없지만 모두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쌍용자동차·르노삼성·한국지엠 등은 현대·기아차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관계자는 "변경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법 위반 근로자는 없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