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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정규직 전환 무더기 탈락 논란
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정규직 전환 무더기 탈락 논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1.15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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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 중 18명 합격‧11명 탈락‧해고...3차 임원면접서 근속년수 높은 직원들 떨어져
공공운수노조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정규직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손말이음센터지회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손말이음센터지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정규직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손말이음센터지회>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수어통역기관 ‘손말이음센터’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절반가량의 노동자가 탈락하거나 해고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환규모, 평가기준 등에 대한 노사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강행됐다는 게 논란의 주요 쟁점이다.

노동계 내부에서는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현 근로자의 전환을 원칙으로 하고 필요시 최소한의 평가 절차를 거쳐 과도한 고용축소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8개 분과는 지난해 2월부터 약 10개월 간 6차례의 노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손말이음센터는 이중 하나의 분과다. 해당 센터는 지난해 12월부터 전환대상인 통신중계사 29명을 대상으로 3단계의 평가를 했다. 올해 1월 1일 합격자 18명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완료됐지만 탈락한 11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손말이음센터에 근무하는 ‘통신중계사’는 전화를 비롯한 통신을 직접 수행하기 힘든 청각언어장애인이 수어나 음성으로 하는 말을 비장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통역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이용자인 청각언어 장애인에게 수어나 문자로 재통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80% 이상 전환될 것이라더니 절반 해고”

합격자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표면적인 ‘정규직 전환’은 완료됐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기관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손말이음센터에 근무하던 중계사 34명은 KT자회사이자 콜센터 용역업체인 KTcs 소속이었다. 이 가운데 30명이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접고용 평가절차에 지원했고, 29명이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18명 합격, 11명 탈락이다.

평가절차는 1차 실기(2018.12.19)→2차 외부전문가 면접(2018.12.21)→3차 임원 면접(2018.12.27) 순으로 3단계를 거쳤다. 해당 절차에 따른 탈락자 수는 ▲1차 3명 ▲2차 0명 ▲3차 8명이었다.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은 8명의 탈락자가 발생한 ‘3차 임원 면접’이다.

진흥원 측은 “최종 전형 단계인 임원 면접은 성실성‧인성‧가치관‧조직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합격 기준은 최상위 점수, 최하위 점수를 제외한 평균점수 70점 이상”이라고 설명했지만 비정규직 노조 측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원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 자체가 평이해서 당락을 가를만한 요소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미 협의 과정에서 진흥원 측이 “평가는 불가피하게 거치겠지만 80% 이상이 전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 비정규직 노조 주장이다.

황소라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 지회장은 “사측의 요구로 최소한의 평가를 거치는 것에 합의를 했지만 당초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서 가장 큰 전제는 고용승계”라며 “전환규모 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탈락자를 최소화하겠다’고 해놓고 임원면접에서 8명을 떨어트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황 지회장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중계사들을 일반 정규직도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그마저도 절반만 채용하고 나머지를 해고했다”며 “무기계약직 전환에 희망을 품은 11명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관표창수상자‧우수사원‧장기근속직원 탈락 납득 안 돼”

합격자와 탈락자를 가르는 ‘전문성’ 평가기준이 모호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속년수가 높은 직원들이 3차 면접에서 탈락하며 전문성 판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8년차 직원인 황소라 노조 지회장은 오전 9시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오후 5시에 불합격 통보 문자를 받았다.

11년차 직원이자 ‘우수사원’으로 뽑혀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신입 중계사의 교육 전담 업무까지 맡았던 김영수 노조 사무차장도 같은 날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합격자 및 탈락자 전체 인원을 살펴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 결과, 합격자 18명의 근속년수는 ▲1년 미만 7명 ▲1년 이상 3명 ▲2년 이상 3명 ▲3년 이상 1명 ▲4년 이상 2명 ▲10년 이상 2명이다. 반면  3차 면접 불합격자 8명의 경우 ▲1년 이상 3명 ▲7년 이상 2명 ▲8년 이상 1명 ▲10년 이상 2명으로 확인됐다.

면접전형에서 장기근속 중계사가 대거 탈락하고 1년 미만 중계사가 전원 합격한 가운데 공교롭게도 노조 간부들이 탈락 명단에 오르며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채용절차 세부사항 논의되지 않은 ‘깜깜이 평가’”

전반적인 채용과정에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자격증 가산점을 왜 적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 부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진흥원 측은 “현재 손말이음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중계사 가운데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격증에 대해 가점을 부여할 경우 현재 근무 중인 중계사들간에도 차별이 발생할 수 있어 협의기구에 참여한 대표자 간 협의에 따라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평가 자체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노동자 간 점수 차별 발생이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 제외의 사유가 될 수 없고, 애초 협의기구 내에서 해당 건에 대한 합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황소라 지회장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자격증 가산점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사측의 해명은 거짓”이라며 “지난해 노조가 자격증에 따른 가산점을 적용해달라고 하자 사측이 고려해보겠다는 말만 했을 뿐 적용을 할지 말지에 대한 확답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최종 탈락 통보 이후 사측에 물어보니 그제서야 '자격증 가산점은 적용하지 않았다'고 뒤늦게 알려왔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받는 통신중계사, 청년선호일자리 해당되나”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손말이음센터의 통신중계사를 ‘청년선호일자리’로 판단하고, 비정규직이나 외주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환 협의기구 결정에 따라 1차로 제한 경쟁을 통한 우선권을 부여, 2차로 공개 개방 경쟁을 통한 또 한 번의 응시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난 11일 채용공고를 냈고, 이번 공개채용에서 결원에 따른 충원을 위해 22명의 통신중계사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손말이음센터 중계사의 실수령액이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고 업무 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청년선호일자리’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한지부터 살펴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전환 대상자는 전원 전환(결격요인 등 최소한의 평가절차)을 원칙으로 하되, ‘전문직‧청년선호일자리’의 경우엔 제한경쟁 및 공개경쟁 등 전환 요건이 다소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황소라 지회장은 “전국에 33만여명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이 계신데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통신중계사는 34명에 불과했고 지금은 18명이 남아있다. 중계사 34명이 있을 때도 업무가 과중돼 응답률이 50%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장애인 고객들의 불편이 더욱 심화되고 있을 것”이라며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현장 상황에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적용시켜 근무하던 노동자를 해고시킨 것은 납득하기 힘들며 손말이음센터 파행 운영의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15일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이 직접 비정규직 노조와 대화 의사를 전해오며 노사 간 갈등의 물꼬가 트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사 면담은 16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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