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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스티브 잡스 없는 8년...애플은 시들어가고 있다
[심층진단]스티브 잡스 없는 8년...애플은 시들어가고 있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1.04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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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제품 내놓지 못해 성장동력 약화...실적 전망치 하향 여파 시총 4위 추락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폰을 소개하고 있다.<allaboutstevejobs.com>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블랙베리폰처럼 몰락할지 모른다’ ‘제 2의 노키아 될 수도 있다’

하루만에 주가가 10%나 폭락한 애플에 대한 미국 증권가의 잇따른 경고다.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9.96%(15.73달러) 떨어진 1542.19달러에 마감됐다. 하락폭은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편이며 주가 역시 2017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애플 쇼크는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애플 주가와 덩달아 미국 증시가 급락했으며, 중국 증시도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애플 협력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은 2018년 4분기 한 때 미국 기업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순항하던 애플은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뚝뚝 떨어지더니, 실적 예상치 하향 조정이 현실화 하면서 시가 총액 7000억 달러까지 무너졌다. 시가총액 1위에서 3일 종가 기준, 마이크로소프트(MS) 7477억8000만 달러, 아마존(7335억9000만 달러), 구글(7094억4000만 달러)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하루 전날인 2일(현지시각)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게 직접적 원인이다. 팀 쿡은 1분기 매출이 “840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가장 큰 이유로 중국 사업 부진을 꼽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아이폰, 맥, 아이패드 전반에 걸쳐 매출이 하락했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차이나 쇼크 외에도 선진 시장의 아이폰 교체 감소, 통신 사업자 보조금 축소 등을 매출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

팀 쿡의 설명처럼 애플은 ‘차이나 쇼크’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중 관계 악화로 아이폰을 비롯한 핵심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신형 아이폰 3종(XR/XS/XS맥스)을 출시했지만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 화웨이에 밀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이나 쇼크’ ‘독일 퇴출’ 등 악재에 흔들

여기에 애플의 구형 아이폰이 독일에서 퇴출되는 악재까지 겹쳐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퀄컴이 독일을 비롯해 중국 등 애플의 주요 판매국 법원에 특허 기술이 사용된 아이폰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소송 결과로 중국에 이어 독일에서도 아이폰 7·8에 대해 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애플의 문제는 최근의 주변 상황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혁신은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잣대”라고 말할 만큼 혁신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며 모바일 혁명을 주도했다.

큰 화면을 싫어한 스티브 잡스는 3.5인치 작은 화면을 고수했고, 터치스크린 UI도 혁신적이었다. 앱스토어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만의 독보적인 혁신 기술들로 출시 때마다 화제를 일으켰다.

인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11년 10월 별세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지 8년째 되는 현재까지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혁신 동력은 사라지고 그저 그런 제품으로 연명하다 보니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투자 자문사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중국의 거시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회사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가 아니다”며 중국의 영향도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진단했다.

애플의 가장 큰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교체 주기 연장, 중국 저가폰 공세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A7·A9 등 트리플·쿼드 카메라를 장착한 중가폰을 연이어 내놓으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올해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기술혁신을 선보이면서 중저가 신흥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혁신 없이 고가 프리미엄 전략만 펼치고 있는 애플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점유율을 잃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제품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라며 "그러면서도 소비자 입장에서 그 가격을 내고 자신의 오래된 스마트폰을 바꿀 만한 경쟁력 있는 충분한 이유를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애플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