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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짜리 토종 게임사 넥슨...중국 텐센트가 먹나
10조짜리 토종 게임사 넥슨...중국 텐센트가 먹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1.0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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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사 일군 김정주 대표 일가 보유지분 98.64% 매각설 파다

 

2016년 9월 12일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 NXC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새해 벽두 부터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신작 출시로 반등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게임사인 NXC 김정주 대표의 '회사 통째' 매각 소식에 충격에 휩싸였다.

게임업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 전체다. 이미 매각주관사로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선정됐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지난해 게임사들은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등으로 신작 출시가 지연된 까닭이다. 이에 넥슨을 비롯해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는 올해 신작 출시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었던 터라 매각설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궈졌다.

김정주 NXC 대표는 게임업계 맏형 격이다. 김 대표는 1994년 KAIST 전산학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게임회사 넥슨을 차렸다. 넥슨은 1996년 사상 첫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히트시키며 인기몰이 했다. 이후에도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수많은 대작을 내놓으며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사로 올라섰다. 현재 넥슨은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대표 게임사 ‘빅3’에 꼽힌다. 김 대표가 이처럼 힘겹게 키워왔기 때문에 매각 이유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 지인들에 “쉬고싶다” 피로감 호소

현재 넥슨은 매각설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각설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에 매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한 추측들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주 회장이 평소 “쉬고싶다”며 게임사업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지난 2년 간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4억2500만 원에 이르는 넥슨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준 혐의로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지만 2년의 재판 과정에서 김 대표가 많이 지쳤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넥슨주식사건과 관련해 무죄 판결이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시키지 않겠다”고 밝히며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장문에서 그는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비롯해 청년들의 벤처창업투자 지원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로 기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명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조속한 시일 내에 기부 규모와 방식, 운영 주체와 활동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도 덧붙였다. 넥슨주식사건을 계기로 김 대표가 사회적 책무를 크게 느끼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정부 규제 등이 김 대표의 숨통을 더욱 조여왔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실적 부진으로 침체된 가운데 대내외 악재에도 몸살을 앓았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꽉 막혀 있다. 넥슨은 2017년 기준 전사 매출액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이 한국산 게임을 상대로 한 중국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제한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정치권 압박에도 시달렸다. 현 정부는 친 게임 정책을 내세웠지만 게임업계 대표 규제로 꼽히는 ‘셧다운제’와 ‘PC온라인 월별 결제한도’ 폐지 등에 대한 논의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게임을 마약처럼 취급하는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해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 대표도 이러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게임사를 이끌 동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0조’ 초대형 매물 中 텐센트에 넘어가나

넥슨의 매각설은 국내 인수합병 사상 최대 금액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조명 받고 있다. 넥슨그룹의 지배구조는 ‘김정주 회장→NXC→넥슨(일본법인)→넥슨코리아’로 연결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1조2626억엔(약 13조원)으로 NXC가 보유한 지분(47.98%) 가치만 6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NXC가 별도로 보유한 계열사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전체 매각 가격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中 텐센트가 꼽히고 있다. 中 텐센트는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로,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텐센트에 이어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넷마블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B증권 이동륜 연구원은 “텐센트는 주력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고, 충분한 현금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섹터 내에서는 유력한 구매주체로 보여진다”며 “향후 중국향 신규게임의 판호 발급이나, 퍼블리싱 측면에서 양사의 시너지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