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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1-26 16:17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홍보실장, 당장 그 기사 막아!”
"홍보실장, 당장 그 기사 막아!”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8.12.31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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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드라마에 비친 기업과 홍보실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종합편성TV의 출범 이후 TV 드라마가 부쩍 많아졌다. 아침, 저녁 일일 드라마는 기본이고 월화, 수목, 금토 미니시리즈 그리고 주말드라마 등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물의 경우 대기업을 배경으로 한 내용도 적지 않다. 극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인지 주로 대기업 회장들은 ‘갑’이고 주인공은 핍박 받는 ‘을’의 경우로 설정되곤 한다. 그런데 기업 내부 에피소드 전개과정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부서가 있다. 바로 홍보실이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드라마에 비치는 홍보실 직원들의 역할이다.

30년 전 필자가 신참 홍보맨이던 시절 “PR이란 피(P)할 건 피하고, 알(R)릴 건 알려라”는 뜻이라고 한 어느 선배의 뼈 있는 우스개가 생각난다. 드라마 속에서는 대체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이슈, 특히 기업 오너 가족들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을 막는 것이 홍보조직의 주된 업무인 것처럼 비추고 있다.

그것도 회장이나 사장이 전화통화로 “홍보실장, 당장 그 기사 막아!”라고 호통 한 번 치면 상황이 종료되는 그런 식이었다. 마치 언론사를 제 손바닥 안에 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세상에서 인식되고 있는 대기업과 언론사의 관계 그리고 홍보 직원들의 모습이라고 생각되니 홍보맨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기분이다.

꼭 지켜야 할 홍보 원칙

얼마 전 종합상사 홍보부장 시절 옛 직원들과 송년 저녁을 먹었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다 모인 자리는 아니고 언론 상대하는 일을 하던 몇 명만 모이게 되었다. 그 중에서는 아직도 관련 분야에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혀 새로운 길, 즉 소비재 제조판매업을 하는 직원도 있었다.  내수 보다는 수출을 주로 하는데 제법 잘 하고 있는 듯 보여 대견스러웠다. 문득 1990년대 초반 그의 신입사원 시절이 떠오른다.

1993년 여름, 대전엑스포 때의 일이다. 당시 홍보과장이던 필자는 3개월 동안 대전에 있는 그룹 전시관의 홍보팀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서울 본사와 대전을 오가며 홍보 일을 보고 있는데, 대전에 상주하고 있는 조직에서 홍보인력의 보충을 요청해 왔다.

이미 대리 한 명이 초기부터 상주해 있고, 필자도 수시로 가 보는데도 대기업 그룹들 사이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홍보전쟁 때문에 인력 충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현지의 간절한 요구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다름 아닌 신입사원의 현장 실습 교육이었다. 당시 본사 홍보팀에는 마침 국문과 출신 신입사원이 배치돼 있었다. 장교 출신에다 대학 재학 중 시인으로 등단한 이력을 소유한 그였다.

그러나 당시 필자의 홍보팀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 하나 있었다. 즉, 신입사원은 반드시 최소 6개월이 지나야만 언론기자들과 접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실수로 잘못 대답한 회사의 경영실적 숫자 하나, 잘못 보낸 자료 한 장 등 다른 일반 부서라면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신입사원의 실수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곳이 바로 홍보팀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홍보팀으로 부터 나오는 문서나 코멘트는 누가 제공했는지 직위 여하에 상관없이 모두 회사의 공식 자료나 입장으로 간주한다. 항상 마감시간에 쫓기는 신문과 방송에 “아까 그 자료는 신입사원의 실수”라고 얘기해 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 사원이 사무실에 없습니까?”

필자는 일단 그 사원과 면담을 했다. “원래는 본사에서 철저한 홍보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하는 데 사정이 이러이러하니 편법이지만, 3개월간 대전엑스포 홍보팀에 파견되어 현장 교육과 실습을 받는 것이 어떤가”라고 의견을 물었다. 혈기왕성한 20대 신입사원의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된 필자는 대전 홍보팀 대리에게 전화를 걸어 “그 사원의 현장 교육을 잘 시키고 당분간 기자들 상대는 가급적 맡기지 말 것”을 신신당부 했다. 이후 대전에서 올라오는 대리의 보고는 “그가 교육을 열심히 받고 있고, 실제 현장업무에서도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흐뭇한 소식이어서 필자를 안심시켰다.

그러던 어느 주말, 필자가 정기적으로 대전에 내려가는 날 이었다. 그룹전시관에 도착하자 마자 지하층에 있는 홍보팀으로 갔다. 그런데 사무실이 텅 비어 있었다. 무선호출기를 급히 쳐보니, 대리는 모 방송국팀의 전시관 내부 취재를 돕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사원이 사무실에 없습니까?”라고 반문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혹시나 하고 옆방의 기자실을 가 봤다. 그랬더니 그 사원과 모 일간신문 기자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대화가 아니라 신입사원 혼자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흥미가 발동해 계속하라고 눈으로 싸인을 보낸 필자도 자리를 잡고 그의 설명을 함께 들었다. 한 20여분 동안 우리 그룹관에 대해 이것저것 열변을 토하더니 그는 자못 당당한 표정으로 “이제 내부 전시관을 들러 보시죠”하며 기자를 이끄는 것이 아닌가.

그때 필자가 “잠깐만!”하며 일어서는 두 사람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평소 친분이 있었던 기자에게 “혹시 방금 들으신 내용으로 기사거리가 충분히 되겠습니까?”라고 직접적으로 물어 보았다. 기자는 미소를 지으며 “솔직히 무슨 설명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기사로 쓸 생각은 없고 일단 왔으니 내부 구경이나 하고 가지요. 그런데 신입사원이 참 열심입니다”라고… 그가 바로 25년이 지난 지금 50대 초반의 화장품 회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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