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보통
  • 경기
    B
    미세먼지 보통
  • 인천
    B
    미세먼지 보통
  • 광주
    B
    미세먼지 좋음
  • 대전
    B
    미세먼지 보통
  • 대구
    B
    미세먼지 보통
  • 울산
    B
    미세먼지 보통
  • 부산
    B
    미세먼지 보통
  • 강원
    B
    미세먼지 보통
  • 충북
    B
    미세먼지 보통
  • 충남
    B
    미세먼지 보통
  • 전북
    H
    17℃
    미세먼지 보통
  • 전남
    B
    미세먼지 좋음
  • 경북
    H
    16℃
    미세먼지 보통
  • 경남
    B
    미세먼지 보통
  • 제주
    B
    미세먼지 보통
  • 세종
    B
    미세먼지 보통
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차세대 크로스 오버 메모리 반도체 기술’ 도전 KIST 스핀융합연구단 민병철 박사
‘차세대 크로스 오버 메모리 반도체 기술’ 도전 KIST 스핀융합연구단 민병철 박사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8.12.31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 먹지 않는 반도체에 도전한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계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최대 실적을 거뒀다. 무엇보다도 국내 반도체 호황을 견인한 것은 주력 상품인 D램의 공이 컸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1세대 10나노급 D램에 이어 최근 2세대 10나노급 D램 등을 내놓으며, 미세공정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를 높여 칩의 크기를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D램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반도체 소자를 고집적화 할수록 전력소모가 커지면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프로세서에서 발생한 열의 밀도는 핵분열 원자로나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로켓 노즐에서 발생하는 열의 밀도 수준에 도달했다. 그만큼 현 반도체 메모리에 사용되고 있는 전자 소자를 냉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가 지금의 호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현재의 메모리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스핀트로닉스 기술’을 사용한 ‘STT-MRAM’이 주목받고 있다. STT-M램은 휘발성인 D램과 달리 비휘발성으로, D램보다 10배가량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면서도 에너지는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먹는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D램 등을 대체할 미래형 메모리 STT-MRAM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연구에 한 발 앞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민병철 박사는 STT-MRAM을 대체할 수 있는 그 다음 단계의 스핀 메모리, 일명 차세대 크로스 오버 메모리를 선행 개발 중이다. STT-MRAM 보다도 초저전력으로 정보를 기록하면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지난 12월 2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민병철 박사를 만나 차세대 크로스 오버 메모리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민 박사는 “전기장을 이용하면 소자에 거의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열로 손실되는 전력을 방지해 초저전력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며 최근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기술이 실현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현안인 에너지 문제와 안전성 해결 등 메모리 아키텍처에 혁명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각광 받는 ‘스핀트로닉스’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스핀트로닉스는 전자가 스스로 회전하는 운동을 나타내는 ‘스핀’과 전자공학을 나타내는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입니다. 전자의 전하뿐만 아니라 전자의 스핀을 이용해 더욱 효율적이면서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전자 공학을 연구하는 융합학문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스핀트로닉스 기술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입니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정보를 읽는 역할을 하는 자기헤드에 스핀트로닉스 기술이 적용돼 있고, 이 기술 덕분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용량이 1000배 이상 향상됐습니다. 이 공로로 2007년 스핀트로닉스 기술에 노벨상이 수여됐습니다. 스핀트로닉스 소자는 전기를 가하지 않아도 정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비휘발성(non-volatility) 메모리 소자로 활용될 수 있고 초고속, 초저전력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전자소자로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자에서 ‘스핀’이 갖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전자의 스핀은 양자역학적인 개념이어서 일상용어로 설명하기에 조금 어렵습니다. 스핀은 기본적으로 각운동량입니다. 다시 풀어 말하면, 질량을 지닌 입자가 회전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자는 또한 전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하를 가진 입자가 회전운동을 하면, 자기 모멘트가 발생합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아주 작은 자석이라는 뜻입니다. 전자가 가지는 자기 모멘트는 1 보어 마그네톤(Bohr magneton)인데, 가장 작은 자석의 단위입니다. 물질 내에서 전자의 스핀 방향이 모두 한 방향으로 정렬하면, 큰 자기 모멘트를 갖는 자석이 됩니다. 주위에서 흔히 보는 나침반이나 다양한 자석들이 모두 전자의 스핀 덕분에 가능한 것이지요. 이런 기본적인 특징 외에도 전자의 스핀은 물질 내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물리 현상들을 만들어 냅니다.”

-반도체용 스핀소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핀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는 물리적 원리로 전자의 스핀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하를 기반으로 하는 DRAM(dynamic random-access memory)이나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와 대별되는 차이점을 지닙니다. 스핀 메모리는 자성물질의 자기적인 상태를 이용해 정보를 기록하며, 자기적인 상태에 따라 메모리 소자의 저항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해 정보를 읽습니다. 대부분의 공정이 CMOS공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 공정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핀 메모리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메모리 소자에 전력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로 분류됩니다.”

-현 반도체 기반 전자소자 기술이 한계에 도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대 전자공학의 가장 대표적인 소자는 트랜지스터입니다. 트랜지스터 (transistor)는 전자의 전하를 전달 또는 저장함으로써 정보를 처리합니다. 현대 전자공학은 이 소자를 점점 작게 만들어 단위면적당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크기가 10nm, 7nm, 4nm 등의 경향으로 줄어가고 있습니다.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0nm 소자는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력 소모입니다. 인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프로세서에서 발생한 열의 밀도가 핵분열 원자로나 또는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로켓 노즐에서 발생하는 열의 밀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소자를 냉각하기 위해 엄청난 전력을 추가로 사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보도를 보면, 데이터 서버에 들어가는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해저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함으로써 바닷물을 이용해 냉각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전자 소자에서의 에너지 소모 문제는 인류가 맞이할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스핀트로닉스와 기존 전자소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자성 물질은 전원을 제거하더라도 종전의 상태를 기억하고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가지 쉬운 예로 나침반은 전원이 없더라도 늘 북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성 물질은 오래전부터 기억소자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자성체를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를 저장하는데 추가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보를 읽고 쓰는 방법에서도 기존 기술에 비해 아주 적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의 흐름과 회전을 모두 이용하면 어떤 부분이 어떻게 개선되나요?

“자기 정보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자기 정보를 어떻게 전기적 신호로 바꿀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전자기유도를 이용해 자성물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미분값을 읽거나, 자기장을 가해주면 저항이 바뀌는 물질을 사용함으로써 자성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어 왔습니다. 1980년대 말에 이 방법에 획기적인 발전이 일어났습니다. 인공적인 초격자 구조를 지니는 다층박막 또는 터널 접합을 제작했을 때, 저항값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매우 크게 변한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죠. 이 현상 덕택에 자기 정보를 비교적 큰 전기적 신호로 바꿀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스핀전달토크라는 현상이 발견돼 자성물질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스핀궤도토크라는 기술이 등장해서 스핀전달토크의 몇 가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자기 정보와 전기 정보를 아주 효율적으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스핀트로닉스 기술이 응용될 수 있는 분야는 어딘가요?

“스핀 메모리는 마치 플래시 메모리처럼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보다 기록속도가 십만 배 이상 빠르고, 전력소모도 만 분의 일 정도로 작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스핀 메모리는 매우 빠른 동작속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로 백업하는 SRAM을 대체할 수 있을뿐더러, 장기적으로는 DRAM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스핀 메모리 소자와 일반적인 CMOS 회로를 결합해 다양한 형태의 논리-메모리 통합소자(logic-in-memory)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 논리-메모리 통합소자는 기존회로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기존회로의 25% 정도밖에 소모하지 않습니다. 특히, 비휘발성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 전력(standby power)을 전혀 소모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논리 회로와 메모리 소자 사이에 연결 지연 (interconnection delay)을 방지하고 기존 회로보다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핀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회로는 단지 스핀 메모리와 일반 CMOS를 결합한 초보적인 전자 회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가 전원 없이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또, 전류가 아니라 전자의 스핀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거나 가공할 수 있다면,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핀전달토크 메모리 STT-MRAM이 스핀트로닉스 기술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되나요?

“예, 그렇습니다. 하드디스크에서는 자기헤드를 이용해 원반형의 저장매체에 자기적 정보를 읽거나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에서는 데이터가 저장된 위치에 따라 데이터에 접근하는 시간이 달라져 에너지 소모도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자성물질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데이터에 직접적으로 액세스가 가능한 RAM(random access memory)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1980년대에 이방성 자기저항 메모리(AMR MRAM)가 개발돼 우주 항공 등의 특수 목적 분야에 사용된 이래, 2006년부터 4~16Mb급 토글형 자기저항 메모리(Toggle MRAM)가 개발돼 산업 기계, 항공기, 자동차 제어용 등 응용분야에 상용화되었습니다. 최근 스핀전달토크라는 물리현상을 이용한 자기저항 메모리(STT-MRAM)가 등장했고, 국내외 기업 및 연구 기관에서 STT-MRAM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STT-MRAM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에버스핀(Everspin)에서는 기존 방식의 16MB급 토글형 스핀 자기 메모리(Toggle MRAM)를 개발해 2006년부터 산업 기계, 항공기, 자동차 제어용 등 응용분야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엠더블류(BMW)에서는 수퍼 바이크의 엔진 제어장치에, 에어버스에서는 에어버스350의 항공제어장치 등에 스핀 메모리를 사용해 그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확장하기 위해 에버스핀(Everspin)은 상용화 수준의 STT-MRAM을 개발해 2012년에 64메가 비트급 시제품을 선보였으며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Global Foundries)와 협력해 싱가포르에 STT-MRAM 양산라인을 건설 중입니다. 퀄컴(Qualcomm)에서는 모바일용 칩의 캐시(cache) 용도로 STT-MRAM을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인텔(Intel) 역시 10나노미터급 코어(core)를 STT-MRAM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일본에서는 도시바(Toshiba), 히다치(Hitachi), NEC 등 약 20 여개 반도체 주요기업이 STT-MRAM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본 정부에서도 스핀을 이용한 초저전력 메모리 소자 개발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STT-MRAM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의 그랜디스(Grandis)를 흡수·합병했고, 원천기술을 지닌 IBM과 협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수직자성재료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일본 도시바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STT-MRAM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임베디드 MRAM은 조만간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DRAM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STT-MRAM 은 어떤 장점을 갖나요?

“STT-MRAM을 사용하는 컴퓨터가 상용화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는 장면을 떠올려보죠. 컴퓨터 전원을 켜면, 냉각팬이 싸르륵 요란하게 돌아가고, 하드디스크에서 정보를 읽어내는 드륵드륵 소리와 함께 화면이 나타나면서,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될 때까지 차 몇 모금 마실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런 과정 없이 컴퓨터를 바로 쓸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전원을 밤새도록 켜놓았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에너지 자원 문제와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이 할 만한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요. 전원을 뽑아 놓아도 부팅과정 없이 어제 밤에 작업한 내용이 그대로 남아있는 컴퓨터 있다면 어떨까요. 또 랩톱 컴퓨터나 스마트 패드와 같은 이동 정보기기를 사용하다가 전원을 끄고, 며칠이 흐른 뒤에 덮개를 열었을 때, 배터리 잔량이 100%인 상태로 작업하던 문서가 그대로 화면에 남아있다면 어떨까요? 스핀트로닉스 기술은 이런 컴퓨터를 실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스핀메모리인 STT-MRAM은 비휘발성 메모리인데도 낸드플레시가 아닌 D램을 대체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낸드 플래시는 단위 면적당 기록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습니다. STT-MRAM이 많은 발전을 하더라도 낸드 플래시 정도의 기록 용량을 갖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에 STT-MRAM의 동작속도가 SRAM에 육박할 정도로 빠릅니다. 게다가 DRAM정도의 용량을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컴퓨터의 메인 메모리로 사용되는 DRAM의 기록 용량을 가지면서도 비휘발성 특성을 지닌 매우 독특한 영역을 점유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단순히 DRAM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의 아키텍처가 통째로 달라지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박사님께서는 스핀트로닉스 기술 중 어떤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셨나요?

“KIST에 들어오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해온 연구는 차세대 스핀 메모리 연구입니다. STT-MRAM의 다음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STT-MRAM이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완벽한 기술은 아닙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물리적 현상의 융합 메커니즘을 이용해 초저전력으로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원천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에 대해 저희가 차세대 크로스오버 메모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스핀 전류와 전기장을 동시에 이용해 정보를 기록하는 자성메모리 소재 같은 것입니다. 전기장을 이용하면 소자에 거의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열로 손실되는 전력을 방지해 초저전력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차세대 크로스오버 메모리 기술의 개발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전기장을 이용해 자기 물질을 제어하는 것은 저희 연구자들의 오랜 꿈입니다. 최근에 이 분야에서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STT-MRAM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5분의 1정도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실험실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이고, 실제 양산을 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무엇인가요?

“문제는 여전히 ‘에너지’입니다. 스핀전달토크 기술이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지만, 여전히 정보를 기록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또한 기록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석을 점점 작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석에 기록된 스핀 정보의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스핀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정보를 기록하는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제 연구가 성공해서 스핀 전류와 전기장을 동시에 이용해 정보를 기록하는 스핀 메모리 기술이 적용되면, 이 분야에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D램, STT-MRAM, 차세대크로스오버메모리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해 본다면요?

“메모리의 읽기, 쓰기, 저장 측면에서 비교해보겠습니다. 읽기의 경우, 세 메모리 모두 100의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가장 전력 소모가 큰 쓰기의 경우 D램이 100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STT-MRAM은 10분의 1인 10, 차세대크로스오버메모리는 50분의 1인 2만큼의 에너지만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보를 메모리에 저장하고 있는 중에 D램이 100의 에너지를 쓴다면 STT-MRAM과 차세대크로스오버 메모리는 에너지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해당기술이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떤 파급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이 실현되면 소자가 작동하는 물리적 원리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소자의 고집적화에 따른 전력 소모의 증가와 급격한 온도 상승이라는 파워 스케일링 측면에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전력 소모, 비휘발성, 초고속, 초소형화, 긴 수명 등의 특성을 갖는 소자로서 기존 메모리 아키텍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스핀 메모리 기술은 휴대용 정보기기, 컴퓨터, 디지털 TV, 멀티미디어 기기, 산업용 정보 시스템 등 차세대 고밀도·대용량 정보처리 및 정보저장 부문에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차세대 휴대용 기기의 정보처리·저장장치의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민병철 박사는?

2007~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선임연구원

2012~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부교수

2009~ 2011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객원교수

2003~ 2007    네덜란드 트벤테 대학교 전자공학과 박사

1996~ 2003    LG전자 선임연구원·주임연구원·연구원

1994~ 1996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석사

1988~ 1992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학사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