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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반쪽 합의' 무효 논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반쪽 합의' 무효 논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12.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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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4500명 노조 대표자 서명 빠져 원천무효"...정일영 사장 퇴임 앞두고 치적쌓기 지적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31일 청와대 앞에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12월 3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공공운수노조>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민노총은 청와대에 정규직 전환 과정의 문제점과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의 1호 사업장이자 정규직 전환의 시금석으로 주목받아 온 인천공항 노사가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떠한 대책을 내놓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는 “공사 측이 연내 마무리를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합의문 서명’을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노사 간 합의서 체결식에 민노총 대표가 아예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한 ‘합의’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7일 공사 측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세부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규직 전환 소통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공사의 끊임없는 노력과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모습은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타 공공기관에 있어 모범이 될 만하다는 것이 내외부의 평가”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민노총이 반박 성명서를 발표하고 합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노조는 “공사 측이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임금 및 직급 체계에 대한 연구용역 컨설팅 결과가 나오자 11주간 논의를 거부하더니 1주일 뒤인 연말에 무조건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고 반박했다.

노사 양측에 따르면, 최근 인천공항공사 ‘노사전(노동자·사용자·전문가) 협의기구’는 지난 10월 말 이후부터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 19일 3개월여 만에 열린 본회의에서 ‘연내 합의’ 입장이 공사 측으로부터 처음 전달됐다. 24일 공사 측이 작성한 합의문이 각 당사자에 전해졌고, 합의 체결식은 26일 열렸다.

당사자 빠진 ‘합의 체결식’...“효력 제한적일 것”

업계 안팎에서는 공사 측이 '정규직 전환 세부방안 합의'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인다. 합의 체결식 당시 합의 당사자인 민노총 대표가 불참했기 때문에 ‘완전한 합의’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1만명 중 절반가량이 민노총 소속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노조 대표자의 서명이 빠진 합의서는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 1만명 가운데 약 4500명이 민노총 소속이고 약 2500명이 한노총 소속, 나머지 3000이 비노조”라며 “4500명을 대표하는 대표자들이 체결식에 불참했고 해당 합의문에는 서명도 아예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노조 측도 빠른 시일 내 합의에 참여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주 동안 합의 거부하다 1주일 만에 합의하자고?”

노사 양측은 절차의 ‘충분성’과 ‘빈약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공사 측은 ‘대화는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올 2월 제2기 노사전 협의회 출범 이후 본회의 6회를 포함해 총 42차례의 협의가 진행됐다고 공사 측은 설명한다.

민노총이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합의 절차 무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해당 합의는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공사 측이 최근 11주간 합의를 거부하다 지난 19일 본회의를 갖더니 1주일 후에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던 ‘11주’ 기간은 공사 측이 발주한 ‘임금·직급체계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지난 10월 말 이후이기 때문에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노사 간 세부 조정이 이뤄져야 할 가장 중요한 절차가 생략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이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정규직 전환’이라는 치적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 절차가 지나치게 급히 추진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합의된 ‘전환규모’도 뒤집혔다”

노사 간 또 다른 대립 쟁점은 ‘1차 합의 파기’ 여부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8월 제1기 노사전협의회 출범 이후 65회 협의를 거쳐 그해 12월 26일 1차 합의를 이끌어냈다. 당시 합의된 사항은 전환방식, 전환규모 등 큰 틀에 대한 것으로, ‘직접고용 약 3000명·간접고용(자회사 2개 설립) 7000여명’이 골자였다.

문제는 이번 2차 합의문에 명시된 ‘지난해 5월 12일 이후 입사자를 대상으로 경쟁채용을 추진한다’는 문장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 1만명 가운데 해당 시기 이후 입사자는 2000명으로 추산된다.

공사 측은 “최근 고용노동부가 추가 시달한 ‘정부 채용 비리 방지 추가 지침’을 반영해 이에 부합하도록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정부 채용 비리 방지 추가 지침’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채용단계별 채용의 공정성 확보

가. (전환결정 이전) 해당기관 및 민간 파견‧용역업체에 공정채용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기관 및 용역업체 등의 임직원들에게 공지

- 전환심의기구 논의 단계에서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채용방식, 채용절차 등에 대한 기준 마련

나. (전환‧채용단계) ’17.5.12 이후 채용된 전환대상자들에 대한 강화된 검증

- 전환대상자 명단을 사전 확보, 전환자 결정 및 채용시 특별관리

- 검증방법은 기관별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되, 채용일을 확인하기 위해 전환대상자 전원에 대해 종전 회사의 경력증빙 자료 제출

- 추가 면접 등을 통해 채용경로, 친인척 여부 등을 확인하고 공정채용 확인서를 첨부토록 함

※공정채용 확인서는 기관 특성에 맞게 마련하되, 향후 채용비리 사실이 확인될 경우 채용의 취소 등이 가능함을 확인하는 내용을 포함

다. (전환완료 단계) 전환추진의 안정성도 고려, 기존 결정과 전환은 인정하되, ‘17.5.12 이후 채용자를 대상으로 추가적 검증절차 진행


이에 대해 민노총은 1차 합의에서 전환규모 등을 이미 확정했기 때문에 해당 지침 내에서 말하는 ‘전환완료 단계’에 해당한다는 주장한다. “기존 결정을 인정하고 추가적인 검증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차 합의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을 들었던 2000여명이 공사 측의 합의 파기로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이것이 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화 제로 정책의 당초 목표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환규모 이외에도 1차 합의에서 확정된 처우개선 및 추후 설립 될 자회사 갯수 등이 2차 합의문에 수정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며,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