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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전 회장 돌아올 가능성 대비해 싸울 것"
"정우현 전 회장 돌아올 가능성 대비해 싸울 것"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12.18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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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갑질로 무너지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이동재 구매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최종 심의가 4개월 유예됐지만 업계 내에선 여전히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최종 심의가 4개월 유예됐지만 고객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토종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4개월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으나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열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MP그룹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고 4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앞선 3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는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오너 일가 경영권 포기로 일단 시간을 벌게 됐다.

MP그룹은 최근 공시를 통해 정우현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전 부회장 등 최대주주 2명과 정 전 회장 부인 정영신 씨, 딸 지혜 씨 등 특수관계인 2명의 경영권 포기를 추가 확약했다고 밝힌바 있다. 정 전 회장 부자는 회사 지분을 각 16.78%, 정씨 모녀는 6.71%씩 갖고 있다.

정 전 회장 일가는 당분간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지만 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여론이 잠잠해지면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MP그룹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시기는 지난해 7월이다. 정 전 회장이 1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부터다. 상장사 임원의 횡령이나 배임은 상장폐지 요건 중 하나다.

"오너 패악으로 기업 존립 위기, 가맹점 피해로 이어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뉴시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뉴시스>

미스터피자로 한때 피자업계 1위를 차지했던 MP그룹이 상장 9년 만에 코스닥 퇴출 위기에 몰렸다. 직접적인 계기는 횡령·배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오너 갑질’ 사태가 단초다.

미스터피자는 ‘한국 프랜차이즈의 신화’로 불린다. 1990년 서울 서대문구에 ‘토종 피자 전문점’으로 1호점을 낸 뒤 초고속 성장하며 2000년대 들어선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까지 진출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피자업계 1위에 올랐고 2009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4년 매출이 하락하며 업계 선두자리에서 밀렸고 주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2016년 정 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이 공개되며 치명적 위기를 맞았다. 이후에도 정 전 회장은 가맹점을 상대로 자서전을 강매하고 보복 출점을 일삼는 등 '갑질 경영'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 넣어 ‘치즈 통행세’를 챙긴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7월엔 150억원대의 횡령·배임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회사는 크게 기울었다.

미스터피자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매출액은 ▲2015년 1103억원 ▲2016년 970억원 ▲2017년 81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2015년 72억원 ▲2016년 89억원 ▲2017년 109억원으로 해가 갈수록 늘어났다.

가맹점 수도 급감했다. 2015년 411개였던 가맹점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281개로 쪼그라들었다. 가맹점 매출은 30% 가량 하락했고, 가맹점주들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신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본사가 수수료를 인상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정 전 회장에 대한 비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 오너의 '패악'으로 기업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는 일단 유예됐으나 위원회가 요구하는 개선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엔 퇴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너리스크에 따른 이미지 손상과 실적 악화는 가맹점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동재 미스터피자 구매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미스터피자 산본점 가맹점주이기도 한 그에게 현재 직면한 상황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이동재 미스터피자구매협동조합 이사장(미스터피자 산본점 점주).강민경
이동재 미스터피자구매협동조합 이사장(미스터피자 산본점 점주).<강민경>

- 가맹점 매출이 급감했다고 들었다.

"경영진의 갑질논란 등으로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 미스터피자 MP그룹 상장폐지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상폐 관련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아직까진 없지만 추후 상장이 폐지됐을 경우 본사 재정난이 가맹점에게 불리하게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리스크의 흐름은 어떻게 되나.

"5년째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운영해오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내가 운영하고 있는 산본점의 경우엔 최근 크게 세 번의 리스크가 있었다. 지역적으로는 ‘세월호 사태’가 있었다. 안산과 인접한 지역이다 보니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그러나 가장 타격이 심했던 요소는 ‘미스터피자 경영진의 소극적 경영’과 ‘갑질 논란’ 이렇게 두 가지다."

- '소극적 경영'에 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때는 '미스터피자가 업계 1위'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나. 미스터피자 본사가 힘들어지고 가맹점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 배경으로는 ‘업계 1위’라는 프레임에 갇혀 경영진이 경영을 방만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업계나 1위 브랜드 및 기업들은 적극적인 광고홍보를 통해 그 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달랐다.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사측에선 'TV광고를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는 입장이었다. 그때부터 주춤하기 시작했고 곧 업계 선두자리를 타 브랜드에 내어주게 됐다. 이후 경영진의 이른바 ‘갑질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경비원 폭행과 구속 수사 등 말이다.

- 그렇다면 세 가지 리스크 가운에 오너리스크가 가장 컸던 것인가. 

"그렇다. 경비원 폭행 사건 때는 매출이 그야말로 뚝뚝 떨어졌다. 3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임금 인상으로 제반 비용이 오르면서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1년 중 두세 달 정도는 손익이 나오지 않게 되니 가맹점 유지가 힘들 수밖에 없다. 다른 지점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매출 자체가 떨어지지 않았으면 그래도 해결 방법을 강구하기 수월했을 텐데 매출부터 급감하니 폐점이 잇따랐다. 최근 3년간 미스터피자 가맹점 수가 엄청나게 줄었다. 매출이 떨어져서 문을 닫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진 갑질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브랜드에 정이 떨어져서 문을 닫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 보통 퇴직자들이 노후자금을 활용해서 자영업을 하지 않나. 그 분들도 타격이 컸을 것 같다.

"그렇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데 투자비용이 꽤 많이 드는 편이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여는 이유는 퇴직을 하셨거나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직원들 몇명을 고용해 조금 편하게 운영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매출과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나를 포함해 가맹점주들이 직접 몸으로 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가 직접 배달을 하는 일이 잦다. 자영업을 시작하시는 분들 가운데엔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많은데 여건상 몸으로 해야 하는 일에 치우치다 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들다고 하신다."

- 그간 본사 지원은 어떻게 진행됐나.

"본사에서 말은 '가맹점이 우선이다'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본사 우선' 개념이다. 본사를 일단 살리고 보자는 것이다. 사실 올해 미스터피자 본사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전력투구한 것 말고는 크게 한 일이 없지 않나. 건물을 팔고 주식을 정리하고. 본사가 살기 위한 것이었지 가맹점을 살리기 위해 지원을 한 것은 사실상 없다. 목적은 어쩔 수 없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본사의 행위로 인해서 가맹점이 피해를 봤으면 그것을 보상하는 의미에서라도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들어보거나 수렴을 해야 한다. 본사는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선 매우 미미한 수준의 지원만 있었다.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바라는 것은 별 다른 것이 없다. 본사가 마케팅을 잘해주고 가맹점들은 일선에서 고객들을 잘 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들이 봤을 땐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 본사에 지원 방향에 대해 어떠한 요청을 했나.

"회장의 갑질과 구속으로 인해 국민이 불매운동을 벌였는데 이것을 극복하고 해소하려면 본사가 '상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생을 대하는 본사의 모습 자체가 굉장히 빈약했다. 태도의 문제였다. 가령 경영진 구속 사태가 벌어졌을 때 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모두 모여서 봉사활동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장애인 시설 등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여기에 본사 직원들도 함께 했다. 그런데 어느 시점 이후부터 이것을 귀찮아하거나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점주들과 함께 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 보였다. 최근 설립된 구매협동조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조합에선 본사가 참여하면 그 자체가 ‘상생’이나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국민들에게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1년 넘게 본사를 설득했는데 끝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가 살아나고 회복하기 위해선 상생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아직도 사측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 본사와 가맹점 간 소통이 어려웠을 것 같다.

"매우 어려웠다. 어떠한 얘기를 하면 '업계 관행'이라는 말로 막아섰다. 대표적인 사례로 '할인행사' 건이 있다. 국내 타 업계 프랜차이즈의 경우엔 할인행사를 진행하면 본사가 많은 부분을 부담한다. 그런데 피자업계 경우엔 가맹점이 거의 부담한다. 15~20% 정도 피자 가격을 할인하는 행사는 매장 자체에서 부담하는 것이다. 그 이상에 대해서는 일부 본사가 부담하지만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할인율이 20% 정도여서 전체 할인액의 95% 이상을 가맹점이 직접 부담하는 격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율 의견을 밝히면 "피자업계의 관행이다"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관행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 이전 답변 중에도 잠시 언급됐지만, 최근 '미스터피자 구매협동조합'이 설립됐다고 들었다.

"'프랜차이즈'에 얽메여있으면 본사가 모든 것을 할 수밖에 없는데 가맹점주들의 입장에선 본사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져서 조합을 만들게 됐다.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지난 10월 구매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서울시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우리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생의 의미를 갖고 활동을 하고자 한다. 타 브랜드 가맹점주들과도 소통을 계속하며 유대관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 프랜차이즈의 변화를 위해 ‘상생’을 모토로 잡았다. 본사와의 상생, 타 브랜드 및 업계와의 상생, 또 다른 계층과의 상생 등 넓은 의미를 아우른다. 정우현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고는 했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랬을 경우 경영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구매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회사 재정난이 심해질 경우 가맹점에 물류 공급이 힘들어 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가맹점주협의회에서 협동조합으로 흘러왔다. 원자재 구입 등 물류 공급에 대해선 이제 협동조합에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상황이다. 고객들이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가맹점주들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 구매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본사의 반응은 어떤가.

"본사에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에도 구매협동조합을 모델으로 구축하고 있다. 본사는 영업과 마케팅을 맡고, 본사가 참여하는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인테리어나 물류 공급 등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진국형 프랜차이즈 모델’이 있는데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너 리스크로 현재 미스터피자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면 선진국형 모델을 도입해 변화를 모색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것 자체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있다. 본사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한국형 프랜차이즈다"라는 것이다. 합리화를 하기 위한 변명인 것 같은데, 한국형 프랜차이즈로 운영을 해서 여러 문제가 생겼으면 개선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를 받는 것은 자영업자들이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내부에서 우리는 또 우리대로 본사와 갑질 혹은 기타 문제들을 놓고 열심히 싸울 계획이다. 소비자들께선 외면하지 않고 찾아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본사와 맞설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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