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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과 원전수출 사이에 낀 한수원, 생존 돌파구는?
탈원전과 원전수출 사이에 낀 한수원, 생존 돌파구는?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12.06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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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따라 경영수지 악화...원전 해체 시장에서 활로 모색

 

한국수력원자력 전경.<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 생태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국내서 탈원전을 표방하면서 해외에서는 원전을 홍보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업계에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체코 프라하에서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를 만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논의와 원전 기술을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국내서 탈원전을 외치고 해외서 원전 판매에 나서는 문 대통령의 모순적 탈원전 행보를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며 “국민투표를 포함해 폭넓은 의견수렴과 이를 통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 또한 “탈원전 정책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갈수록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국민 투표를 한 대만처럼 국민 의사를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달리 탈원전을 선언한 다른 국가들은 국민투표와 입법 절차를 거쳐 탈원전을 추진했다는 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독일과 대만은 입법절차를,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국민투표를 한 후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자력계에선 대통령이 체코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탈원전, 해외 원전 수출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탈원전 관련 국민투표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이 손실 입었느냐가 관건

탈원전 정책 공방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었느냐와 연관된다. 협력업체까지 수만명 직원을 책임지는 한수원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 원전 운영업체인 공기업 한수원은 탈원전 정책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탈원전 정책은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어서다. 지난 4월 취임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친정부 인사로 정부 정책에 동의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 6월 신규 원전 4기 백지화와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의결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에 따른 협조 공문’을 근거로 결정된 것이다. 수명이 4년 이상 남은 월성 1호기 원전을 조기 폐쇄했고, 수천억원이 투입된 신규 원전 건설이 물거품이 되면서 한수원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수원은 적자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656억원, 당기순손실 5482억원(연간 1조20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6696억원 흑자에서 불과 1년 만에 대규모 적자로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132%에서 153%로 높아졌다. 이번 재무재표는 정부가 지난해 10월 탈원전 정책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나온 중장기 실적으로 한수원 측은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탈원전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탈원전 정책 시행 전 2016년 기준, 한수원의 매출은 11조2271억원이었다. 그러다 2017년 탈원전 직후 매출은 9조5109억원, 2018년 1~3분기 매출은 6조3854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한수원의 모기업인 한국전력도 올해 4480억원 순손실을 냈다. 한전이 연간 기준 적자를 낸 적은 2012년 이후 6년만이다. 한수원은 한전의 100% 자회사로 둘의 실적은 얽혀 있어 한 곳에 적자를 내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는다.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전력구입비 상승이 적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고 그 공백을 석탄이나 LNG 발전으로 메우는데 국제 원료가격이 크게 올라 적자가 커졌다는 논리다.

탈원전이 진전될 경우 한수원은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원전산업 생태계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수출이 없으면 올해 약 3만9000명인 인력이 2030년 2만6700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수원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한수원 노조 측은 “한수원에서 2022년부터 매년 300명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수원,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나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1월 30일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원전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지만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정책이 착실하게 추진 중”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수원이 ‘국내와 해외 원전 투트랙 전략’을 쓰면서 매출 하락을 버티고 있지만 오래 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2025년 전후 한수원의 실적 하락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한수원은 원전 해체 시장을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 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한수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세계 원전운영현황 및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에 따르면 세계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440조원에 달한다.

한수원 측은 “2021년까지 원전 해체 기술을 100% 자립화해서 2022년부터 고리 1호기 해체에 착수, 2030년까지 해체 경험과 실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원전 산업 흐름은?

원자력 정책 관련 국제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마이클 슈나이더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원전 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 보고서(WNISR)’를 총괄한 저자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슈나이더는 원자력 정책 관련 독립적인 국제 컨설턴트로, 세계 각국 전문가들과 WNISR를 25년간 발간해 온 핵 에너지 및 원자력 전문가다.

이날 행사에서 슈나이더는 “전 세계 전력 공급에 있어 원전 역할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래도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예외적인 중국 영향을 제외할 경우 그 흐름이 명확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석탄 발전, 원전 발전이 혁신을 만들어가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은 (재생에너지) 기술이 있으면서 선구적 역할을 차지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다(pity)”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특히 지금 석탄과 원전 설비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를 줄이면서 나머지를 재생에너지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서울 호텔에서 머물고 있는데 27도라 호텔에 더워서 온도를 낮춰달라고 했는데 불가능하다며 창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가동하라고 했다”며 “그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말한 최근 세계 원전 산업 동향 특징이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자료에 따르면, 가동 중인 원자로는 총 454개다. 이 중 42기가 일본에 있다. 세계에서 원전을 운영 중인 국가는 31개국이다. 이들 국가에서 장기 가동중단을 제외한 현재 운영 중인 원자로 수는 총 413기다. 이는 2017년 중반과 비교했을 때 10기나 증가했지만 30년 전인 1988년과 비교했을 때 2기가 줄었고, 가장 많았던 438기를 기록한 2002년보다 25기가 줄어든 수치다.

최근 몇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한국 등 지난해 원전 발전량 상위 5개국은 전세계 원전 발전량의 70%를 차지했다. 그 중 미국과 프랑스 두 국가의 원전 발전량은 작년 기준 세계원전 발전량의 47%를 차지했다.

<자료=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들 주요 국가는 전반적으로 원전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신규 건설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2016년 12월 이후 새롭게 건설에 들어간 상업용 원자로는 없다.

미국은 원전 발전량이 거의 변화가 없으며 원전 발전 비중은 1995년 최대치였던 22.5%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경제성이 없는 8기의 조기 폐쇄를 막기 위해 탄소배출제로 크레딧 형태로 주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된 상태다.

영국은 원전 발전량이 지난해 1.1% 감소했으며 1997년 최대치인 26.9%에서 지금은 19.3%의 발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작년 원전 비중이 1998년보다 10배나 감소한 3.6%다. 올해 중반 기준, 9기 원자로가 재가동됐으며 26기는 가동중단 상태다.

슈나이더는 “작년 기준 31개 원전 보유국 중 9개국(브라질·중국·독일·인도·일본·멕시코·네덜란드·스페인·영국)은 수력을 제외해도 원전보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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