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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업은행, 용역 노동자 인건비 낮추기 '꼼수' 논란
[단독]기업은행, 용역 노동자 인건비 낮추기 '꼼수' 논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12.0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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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해당 직종 있음에도 시중노임 가장 낮은 '단순노무종사원'으로 표기"...회사 "사유 설명 못하지만 기재부 가이드대로 한 것"
IBK기업은행이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하향조정하기 위해 입찰 공고 과정에서 직군을 허위 표기하는 등 꼼수를 부렸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IBK기업은행이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하향조정하기 위해 입찰 공고 과정에서 직군을 허위 표기하는 등 꼼수를 부렸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IBK기업은행이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하향조정하기 위해 입찰 공고 과정에서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가계약에서 계약에 부칠 사항에 대해서는 예정가격을 작성해야 하고,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을 작성하는 경우 기획재정부 법령인 ‘계약예규 예정가격 작성기준(계약예규)’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역시 이러한 사항을 기반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용역업체 입찰 공고 시 예정가격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계약예규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논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된 몇 가지 개념부터 살펴봐야 한다.

먼저 ‘시중노임단가’다. 정부가 2012년 발표한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용역노동자의 임금을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책정해야 한다. 공공기관 인건비 산출 시 필수 적용돼야하는 시중노임단가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부(중소기업중앙회) 발표에 의해 정해지고, 물가 변동 및 시기에 따라 조정된다.

‘용역업체 입찰 과정’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관련법상 공공기관 용역업체 입찰은 원청인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 계약예규를 기반으로 원가를 산출하는데, 그 가운데 인건비는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책정한다. 이러한 원가산출 내역을 바탕으로 여러 용역업체들은 입찰가를 제시하고 원청이 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공공부문 노무용역 임금은 시중노임단가의 약 88%(87.745%) 이상 지급하도록 시행규칙과 계약예규를 개정한 바 있다.

쟁점1. 기계정비원‧전기정비원이 ‘단순노무종사원’ 된 까닭은?

논란은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다.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은 본점‧수지‧기흥‧충주‧한남동 등 5개 지회로 나뉘어 각각의 용역업체가 도급을 맡고 있는데 그중 ‘수지센터점’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노조)은 수지센터점 시설관리직군 27명 노동자 가운데 3명이 업무와 다른 직종으로 표기되면서 시중노임단가 적용가 자체가 하향조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법 제17조 규정에 따르면, 시설물관리용역의 경우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하는 ‘중소제조업 직종별 임금조사 보고서’의 단순노무종사원 노임을 적용하되, 임금조사 보고서상 해당직종의 노임이 있는 종사원에 대하여 해당 직종의 노임을 적용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원가산출 과정에서 시중노임단가 별도 해당 직종에 속하는 기계정비원 2명과 전기정비원 1명을 단순노무종사원으로 일괄표기하면서 지급해야할 기본급 규모를 낮춘 것이란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실제 단순노무원과 기계정비원 및 전기정비원의 경우, 시중노임단가 기준 일급 최저 2만원 이상의 차액이 발생한다.

올해 1월부터 6월 14일까지는 2017년 하반기 기준 시중노임단가가 적용됐는데, 해당 기간 시중노임단가는 기계정비원 8만9215원(일급), 전기정비원 9만313원(일급), 단순노무원 6만8899원(일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해 6월 15일부터 적용된 2018년 상반기 시중노임단가에 따르면, 기계정비원 9만9317원(일급), 전기정비원 9만3126원(일급), 단순노무원 7만1837원(일급)이었다. 

김웅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 노동조합 대표(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서울·경기본부장)는 “기업은행의 원가예정산출내역서를 검토한 결과 기획재정부의 계약예규를 위반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기업은행이 노동자 3명을 단순노무원으로 표기를 감행한 이유나 배경에 대한 설명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담당자는 “해당되는 직군이 있고, 그에 맞는 임금을 받아야 하는 노동자가 단순노무종사원으로 표기 돼 임금을 덜 받고 있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며 “단순노무종사원으로 표기를 한 사유에 대해 원청에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청인 기업은행 측은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기업은행 측에 단순노무종사원 표기 배경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으나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가이드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쟁점2. 시중노임단가 적용한다면서 실급여는 최저시급 수준

앞서 설명한대로 기재부 시행규칙과 계약예규에 따르면, 공공부문 노무용역 임금은 시중노임단가의 약 88% 이상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용역업체는 이에 맞는 금액을 지급해야하고 원청인 공공기관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불이행시 원청은 용역업체 계약의 해지 및 해제가 가능하다.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이 ‘시중노임단가 적용 문구’ 해석에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 결과, 27명의 해당 지점 노동자 가운데 15명이 시중노임을 적용한 월급여(시중노임의 약 88% 해당‧기본급 기준) 보다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70만원 가량 덜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 수지센터점의 올해 1월 급여대장.전국시설관리노조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 수지센터점의 올해 1월 급여대장.<전국시설관리노조>

이들의 기본급은 최저시급과 대략 비슷했다. 특히 그중 7명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최저시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을 받았고, 올해 9월이 돼서야 2018년 최저시급을 적용한 기본급 157만3770원을 수령했다.

노조는 해당 상황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지급을 명시한 ‘시중노임단가의 88%’를 노동자들이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용역업체가 시행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웅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 노조 대표는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고용노동부가 합동으로 발표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도 기초금액 산정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 88%를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용역업체가 실제 지급시 이를 어기고 있다”며 “원청인 기업은행도 이와 관련 위반 사항을 관리 및 감독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역업체는 시중노임을 적용해 기초금액 및 원가를 산정했지만, 제한된 인건비 내에서 직급에 따라 차등적용을 하다 보니 시중노임 적용가보다 낮게 받는 노동자가 생겨났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수지센터점 용역업체 대표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전 용역업체로부터 고용승계를 받다보니 당초 숙련도에 따라 고임금을 받던 간부급 노동자들의 임금을 기존보다 깎을 수가 없었다”며 “입찰가에 따라 인건비는 제한돼 있다 보니 나머지 몇몇 노동자들의 경우 시중노임을 적용한 금액보다 낮게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계약에 따라 인건비를 모두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있으니, 총액을 기준으로 봤을 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용역업체에서 임금을 재산정해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데 객관적 기준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차등적용은 가능하다”며 “인건비 총액으로 원가가 설계가되는 것도 맞긴 하지만 차등적용은 시중노임단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차등적용이라고 보기엔 과한 차별’이라는 입장이다. 김웅 대표는 “매달 평균 170만원 정도 받는 노동자들에게 70만원을 깎아서 준다는 것이 어떻게 합리적인 범위에서의 차등적용이라고 볼 수 있겠나”라며 “월급이 높은 노동자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시중노임단가보다 훨씬 높은 노임을 받고 있어 나머지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시중노임단가가 제대로 분배되지 않고 있다고 용역업체서 주장하니 이에 대한 적절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다른 지점 2~3곳은 이미 시정조치를 하여 모든 노동자들이 시중노임단가 적용금액을 지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제한된 인건비 때문이라면 그 역시 애초 원청인 기업은행이 단순노무종사원으로 허위 표기를 하는 등의 꼼수를 부린 것부터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용역업체 대표는 "노동자 직급별 과한 급여 차이가 문제가 되고 적정선에서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일정부분 동의하며, 하후상박으로 정액제를 적용해 점진적으로 개선할 의향이 있다"고 추가 입장을 밝혔다.

원청인 기업은행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부실 등의 지적이 제기됐으나 기업은행 측은 답변을 피하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시설관리직군 노조 측은 추후 기업은행과 해당 용역업체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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