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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물이 들어와? 빠지고 있다
물이 들어와? 빠지고 있다
  •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30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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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12월, 가는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시기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참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기반은 정확한 현실 인식이다. 지난 1년의 족적을 복기하며 현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고 진단해야 새해 계획과 미래 비전이 탄탄하고 실현 가능해진다. 지나친 자기비하도, 자아도취도 금물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정책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0%대를 맴돌면서 실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양산됐다.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지만, 저소득층 소득이 3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고소득층과격차가 1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정책 목표와 정반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앞 다퉈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올해도 힘들었지만 내년에는 더 힘들다’는 내용 일색이다.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한국 경제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본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해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소비도 위축시켜서다. 기업 투자와 내수가 이 지경이니 고용 사정도 개선되기 어렵다.

성장률을 떠받쳐온 수출마저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조선 등 다른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산업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신흥국 경제 불안과 미·중 무역 분쟁 등 위험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의 모든 측면에서 내년 경제가 더 암울하다는 전망에 기업들도, 가계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며 걱정한다. 그런데 청와대는 전혀 다른 현실 인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조선업 실적이 회복돼 “반가운 소식”이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리자”고 했다. 대통령은 8~10월 자동차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었고, 조선 수주가 세계 1위를 탈환한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이는 그전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일시적 반사효과다. 산업계는 주력 제조업에서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빠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대통령 발언 이틀 뒤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한 세미나에 참석해 시장에 나도는 경제위기론에 대해 “개혁의 싹을 미리부터 잘라내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흐름”이라고 했다. 이어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위기론을 거론하면서 요구하는 ‘기·승·전·기업 기(氣) 살리기’”라고 비판했다.

침체된 경제 회생의 길은 기업의 활력 제고, 참사 수준의 고용대란 해결도 민간 기업의 일자리 창출에서 찾는 것이 정도(正道)다. 1년 반 경제성적표가 낙제점으로 나온 이상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 보완도 절실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입맛에 맞는 경제지표를 골라 보며 경제상황을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 시장의 위기론이나 기업의 기 살리기 요구를 반개혁으로 몰아붙인다.

정치에서만 지도자와 국민 간 소통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경제 분야의 불통은 기업의 투자·고용 심리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와대가 경제현실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기업경영인들이 도전적인 신년사와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새해효과’는 기대 난망이다.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한양대 겸임교수 언론학(경제저널리즘) 박사

아시아경제 전 논설실장

중앙일보 전 경제부장·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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