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내려놓겠다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 창업 아이템은?
'금수저' 내려놓겠다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 창업 아이템은?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11.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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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 가겠다"...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 등 주목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퇴임을 밝힌 후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코오롱>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이웅열(63)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그룹을 이끈 지 23년 만에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경영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그룹과 별개로 창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령적으로 그룹을 이끌기에 충분한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창업을 택한 사례가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이 회장이 퇴임하면 코오롱은 후임 회장 없이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이 위원회를 꾸려 경영 주요 현안을 조율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60대 창업가' 선택한 이웅열 회장, 다음 행보는?

재계에선 이웅열 회장의 사퇴 선언에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이날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이 회장은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열린 임직원 행사에서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1996년 40세로 회장직에 올라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 시간이 더 지났다”며 “시불가실,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소회를 전했다. 자신이 떠나야 회사가 변화와 혁신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며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가서 이제 그 특권과 책임감 모두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칠 것이며 새 일터에서 성공의 단 맛을 맛 볼 준비가 다 됐고 망할 권리까지 생겼다는 농담까지 했다.

이 회장이 퇴임 이유로 '창업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그가 도전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100대 부호로 꼽히는 인물로 그가 창업하는 회사에 과감한 투자를 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선 그가 서신에서 언급한 4차산업 혁명과 관련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 등 자동차와 연관된 창업이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평소 자동차 분야에 관심이 큰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코오롱그룹은 수입차 시장이 주목받지 못했던 1987년부터 BMW 수입판매 사업에 뛰어들어 롤스로이스, 미니, BMW모토라드, 아우디, 볼보 딜러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수입차 정비서비스인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도 하고 있다. 코오롱은 수입차 판매부터 서비스, 정비까지 사업을 다각화 한 상태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식 때부터 20년만 회사를 이끌고 물러나겠다고 생각했다”며 “딱 20년이던 그 해, 해야 할 일이 많아 퇴임을 못하셨다가 그간 준비한 퇴임을 이번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새로운 회사를 꾸린다기보다는 향후 새로운 일을 구상하겠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창업 아이템과 계획, 시기는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유야 어쨌든 그룹 회장이 창업의 길로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쉽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이미 구축한 거대한 사업체를 놔두고 험난한 길을 택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더욱 이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 회장 사퇴, 아들 승계 작업 수순?

일각에선 이웅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 회장이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 외도 코오롱인더스트리(1.21%), 코오롱생명과학(14.4%), 코오롱글로벌(0.38%), 코오롱에코원(19.05%)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웅열 회장의 장남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 이규호 전무.<코오롱>

하지만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무는 지주사 지분이 전혀 없다. 이 전무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셰어하우스 회사인 리베토를 제외하면 계열사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재계에선 34세인 이 전무가 당장은 증여세 부담 등이 커 경영 수업을 한 후 서서히 지분율을 늘려가면서 승계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규호 전무는 회사 대표로만 남았을 뿐 지분 소유 변동이 전혀 없다”며 “이 전무가 FNC부문 최고운영자로 가긴 하지만 지분 정리 등 계획이 없어 승계 구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영권을 차츰 승계하겠지만 소유 부분은 현재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이웅열 회장의 사퇴 선언과 동시에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해 그룹 패션사업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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