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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론 '초격차' 돌파 전략
[심층분석]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론 '초격차' 돌파 전략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8.11.2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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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부문 강화...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압도적 1위 굳히기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24일 열린 ‘2018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메모리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근 ‘반도체발 경제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메모리 반도체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65만5524 곳의 매출액 증가률은 9.2%, 영업이익률 6.1%, 부채비율은 114.1%로 2016년보다 성장성과 수익성 등이 개선됐다.

특히 기계·전기전자와 석유·화학 부분에서 매출액 증가율이 두드러졌으며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이익률은 13.1%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전체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 7.6%에서 기계·전기전자(11.7%)를 빼면 5.5%에 불과하다. 2016년 영업이익률인 6.0%보다 떨어진 셈이다.

수익성이 크게 증가한데는 반도체의 힘이 컸다. 반도체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전체 산업의 이익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은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영역의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호황기를 이끌어 온 것이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IT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저장할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대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24조7700억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을 올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2위 SK하이닉스 역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이민자>

 

'위기론' 왜 다시 부상하나

그러나 최근 관련업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반도체 호황기가 계속되자 지난해 말부터 이 호황이 언제까지 갈 것이냐에 대한 ‘고점론’이 흘러나왔다. 이러한 고점론은 올해 세계 반도체 경기가 초호황기를 맞으면서 국내 경제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도체발 경제 위기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지난 10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한 달 전인 9월(8.19달러)보다 10.74%나 하락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월간 보고서에서 “11월과 12월에도 D램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내년 1분기에도 계절적인 비수기 경향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2019년 D램 가격은 최고 2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 전망 역시 비관적인 전망 일색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을 비롯해 도시바, 인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코퍼레이션 등 주요 낸드 제조 업체의 생산능력 증대가 반도체 산업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2019년 이후에는 낸드 시장에 공급 초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조금만 넘쳐도 가격이 급락하고, 조금만 부족해도 급등하는 사이클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호황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능력이 개선되고 있어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2019년 양산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에 큰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관련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를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램은 이미 고점을 지나고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 D램의 판가 하락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서버·모바일 '수요 강세'..."업황 가격 판단 이르다"

한국산업이 반도체에 기대고 있는 비중이 큰 것처럼 삼성전자 자체적으로도 고민이 많다. 반도체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만약 메모리반도체에 위기가 온다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크게 메모리·LSI(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위탁생산)·디스플레이로 나뉜다. 사업부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5.5%, 낸드는 35.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와 큰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D램 시장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와는 16.4, 낸드 2위 업체인 도시바와는 15.8%의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자료=D램익스체인지 , 그래픽=이민자>

 

D램은 데이터를 임시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로 모바일이나 태블릿PC 등에 탑재된다. D램이 메모리반도체의 실적을 견인해왔기 때문에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시그널에 따라 위기론도 나오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업황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시장은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아 PC나 모바일, 서버 시장 수요에 따른 사이클이 따른다. 내년 하반기 서버·모바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며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요즘 시장 상황과 패턴을 고려했을 때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PC시장과 서버 투자가 활성화 되는 내년 1·2분기를 좋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업황을 단순히 가격으로만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 미세화 공정을 통해 생산성이 안정화 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어느정도 쫒아가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다른 업체들의 기술 수준도 많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맞춰가고 있다”며 “수요에 있어 긍정적인 측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5G 통신망에서는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원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의 경우 머신러닝 기반 AI 서비스가 확대돼 고용량 제품 위주로 수요 강세가 전망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요 견조세가 예상돼 2분기 이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과 HBM2(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영구저장 메모리 낸드의 경우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채용이 지속됨에 따라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세대 이상 3D V낸드 공급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 키우고 파운드리 시장 맹추격

<오른쪽 자료=한국은행, 왼쪽=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그래픽=이민자>

삼성전자는 ‘위기’보다는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는 한편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모리반도체를 위기라 인식하지 않고, 비메모리 등 나머지 사업들을 키워 국내외 우려를 씻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스템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처럼 데이터를 해석·계산·처리하는 비메모리반도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비중은 약 10% 내외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AI(인공지능)의 핵심 부품으로 4차산업 혁명 시대 무궁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IoT, 5G, 자율주행차 등이 발전함에 따라 함께 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 그 중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도전자로서 여러 업체들과 순위를 다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용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에서 퀄컴이 4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애플이 17%, 삼성전자가 14%로 3위에 올라 있다.

시스템반도체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인 이미지센서 시장은 소니가 주도하고 있다. 이미지 센서 반도체는 피사체 정보를 검지하여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전자부품으로 카메라,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다. 미러리스 렌즈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의 핵심 부품으로 소니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년 소니의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52.17%로 세계 1위다. 삼성전자는 19.06%로 2위다.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등의 수요로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니 추격을 위해 최근 화성 D램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보다 전문화 시키기 위해 설계부서와 위탁생산사업부로 분리했다. 각 영역의 전문성을 높이고 고객사에 신뢰를 더한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더 많은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6조5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에 EUV 전용 생산라인도 구축 중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7나노 공정 웨이퍼 생산을 시작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향후 3nm까지 공정 미세화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56.1%), 미국 글로벌파운드리(9.0%), 대만 UMC(8.9%), 삼성전자(7.4%) 순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우려를 낮추고 반도체 세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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