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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로 골프장·단란주점...정부 산하기관 혈세 탕진 '민낯'
법인카드로 골프장·단란주점...정부 산하기관 혈세 탕진 '민낯'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11.2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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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하 주요 5개 '전문연' 감사 결과 73건 적발, 6243만원 환수 조치
이훈 의원은 '전문연’에 대해 우려했던 여러 문제점이 감사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문생산기술연구소(전문연)들이 법인카드 부정 사용, 부당한 여비지급계약규정 위반 등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산하 전문연 15개 기관에 대해 부실한 운영관리를 지적하며 기관운영실태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15개 전문연 중 5년간 감사를 실시하지 않고 인원 및 예산규모가 큰 5개 기관(전자부품연구원·자동차부품연구원·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다이텍연구원·광기술원)을 선정해 지난 6월부터 5주간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부당한 여비 지급 및 계약규정 위반 등 5개 기관에 대해 총 73건을 적발하고 6243만원을 환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자부품연구원의 경우 정부의 지침(기획재정부 2013년, 23시 이후 사용금지, 국민권익위 2014년, 기타주점 사용 제한)을 어기고 ‘23시 이후 사용’으로 총 353건 3800만원, ‘기타주점 사용’으로 총 413건 3600만원의 부당사용을 적발했다.

자동차부품연구원도 826개 시험장비 중 741개는 교정일과 차기 교정일을 누락했으며 교정대상 364개 중 66개는 미시행했다. 또 국내출장 시 업무용 또는 연구용 차량을 이용하면서 교통비 1461만원 및 일비 316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추진비로 골프장·노래방·단란주점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지 않거나 임의로 해석해 644건 계약 중 564건(86.7%)을 수의계약하고 6건은 근거없이 부당하게 계약했다. 또 상품권 사용 시 규정과 달리 수령인 서명이 없거나(2000만원 수령인 미확인) 대리로 서명하고(1100만원 대리 수령), 일부는 사적으로 사용(95만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텍연구원도 해외주재원에 대한 체재비 지급근거 및 정액지급 기준표가 미비한 상태에서 기존 미화 1500달러에 생활비(미화 500달러)를 추가해 편법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기술원도 마찬가지다. 업무추진비를 직원 5명이 골프장·노래방·단란주점 등 총 17회에 걸쳐 417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정부의 사용 지침을 어기고 휴일이나 23시 이후 또는 골프장 사용 등 총 755건에 430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또 직무관련 범죄고발 지침에 따라 200만원 이상 금품수수 공금횡령 시 고발 의무가 있음에도 금품 및 공금 횡령사건(600만원)에 대해 징계처분(면직)만 하고 고발조치를 하지 않는 건도 적발됐다고 이훈 의원실은 지적했다.

감사를 실시한 산업부는 각 기관에서 적발된 사항에 대해 법인카드 규정을 방치한 전자부품연구원 2명은 경징계, 법인카드를 사적 사용한 광기술원 5명은 경징계로 문책했으며 규정 위반자 14명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또 시정 10건에 대해 6243만원을 환수 조치하고 기관주의 21건, 개선 18건, 통보 17건에 대한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이훈 의원은 “‘전문연’에 대해 우려했던 여러 문제점이 이번 감사로 사실로 밝혀져 유감”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R&D를 담당하는 연구기관인데도 정기적인 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일부 연구원은 자체 감사실이 없거나 다른 업무 파트에 속해 있다 보니 비리나 비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개별 기관의 설립근거가 법에 명시된 ‘출연연’인 R&D 연구기관의 부정사용은 매년 국감 단골소재임에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 전문연이 외부감사나 자체 감사기관도 없이 위법과 부당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경실련 "공공기관·연구소 등 법률 있지만 작동 안 해"

정부 산하기관에서 흥청망청 법인카드를 사용한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최근 5년간 리조트와 백화점, 초호화 레스토랑 등에서 법인카드로 총 4만5412회, 200억원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KDI 직원들은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주말에도 총 1834회(6억원)를 사용했다. 최고급 한우 식당에서 100만원 이상을 결제하거나, 강남 일대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법인 카드를 사용한 내용이 다수 확인돼 정부 연구기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게 드러났다.

전문연은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42조에 따라 산자부 장관의 허가만 받으면 쉽게 설립할 수 있어 국정감사나 기획예산처 정부산하기관 관리에 관한 법률로도 예산 집행과 사용내역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KDI를 포함한 공공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많은 공공기관, 연구소들이 내부 규정에 의거해 보수를 지급하는 등 방만 경영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연구소 직원들이 주말에 법인카드를 업무외 장소에서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클린카드 금지규정을 왜 만들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은 전문연이 산업부나 지자체로부터 감사를 받지만 제 역할을 못하는 원인으로 내부 통제장치가 미비해 비리가 싹트기 쉬운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관리감독 기관인 산업부에서 내부지침을 마련하거나 감시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실련 관계자는 “공공기관 관련 법률이 있지만 작동 안 하는 것이 문제”라며 “공공기관 운영 법령 등 기본법을 참고해 해당 사례에 대한 처벌과 과태료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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