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18 13:01 (일)
"블록체인 규제 일변도로 한국만 뒤쳐져...미래 내다 보고 정책 만들어야"
"블록체인 규제 일변도로 한국만 뒤쳐져...미래 내다 보고 정책 만들어야"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1.16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 몰타 블록체인 서밋’ 다녀 온 아론 진 아론시스템 회장 인터뷰
지난 11월 1~2일 몰타(Malta)에서 ‘2018 몰타 블록체인 서밋’이 열렸다.<아론시스템>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암호화폐 열풍은 이제 잠잠해졌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핵심 기술이자 차세대 암호화 수단인 ‘블록체인(Blockchain)’의 잠재력은 여전해 보인다.

지난 11월 1~2일 이틀 간 유럽의 작은 섬나라 몰타(Malta)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전 세계 각지에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가들이 모였다. 몰타 정부가 주재하는 ‘2018 몰타 블록체인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세계 각국 150개 업체에서 7000여 명의 사람이 몰렸다.

이번 서밋에서는 조셉 무스캣(Joseph Muscat) 몰타 총리가 직접 참석해 전 세계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개회사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조세 혜택 등 정부 인센티브는 물론 관련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밋에선 블록체인의 전통적 이슈인 규제와 코인공개(ICO), 분산 시스템을 비롯해 최근 부각되는 잊혀질 권리와 투명성, 인공지능, 금융, 마케팅 등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졌다. 또한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이 이뤄지기도 했다.

몰타는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 버뮤다 등과 함께 대표적인 블록체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을 제도권 내로 받아들여 ‘블록체인 아일랜드(Blockchain Island)’로 불리기도 한다.

몰타는 ICO를 규정한 가상금융자산법(Virtual Financial Assets Act)을 비롯해 몰타 디지털혁신청(MDIA) 신설법, 혁신기술 보급 및 서비스법 등을 세계 최초로 법제화 한 나라이기도 하다.

바이낸스(BINANCE)와 OK이엑스(OKEX) 등 세계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수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잇따라 몰타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사업을 확장했다. 몰타 서밋에 참석한 한국의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플래타(FLETA)도 몰타 이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몰타 서밋에 참석한 아론시스템의 아론 진(Aaron Jin) 회장을 만나 서밋에서 논의된 사안과 분위기, 한국 암호화폐·블록체인의 가능성, 정부 규제 등에 대해 물어봤다.

암호화폐 ‘타비페이(TabiPay)’를 만든 아론시스템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10여개국으로 암호화폐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ICO를 가진 타비페이는 현재 글로벌 10위권 거래소인 아이닥스(IDAX)와 비트온베이(Bitonbay), 타일랜드 익스체인지(Thailand Exchange), 라토켄(LATOKEN) 등 4개 거래소에 암호화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아론 진 회장은 전 세계 블록체인 산업이 비약적으로 커가는 가운데 홀로 뒤처지고 있는 한국 정부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래는 아론 진 회장과의 일문일답.


-몰타 서밋에 어떻게 참여하게됐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자 '플래타(FLETA)'와 암호화폐 플랫폼 업체 아론시스템이 사업 제휴를 맺었다. 사진 왼쪽부터 다섯 번째가 아론 진 아론시스템 회장.<아론시스템>

“몰타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블록체인 개발업체와 거래소를 유치하고 있다. 몰타 수상이 나와서 직접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다. 몰타는 전 세계에서 면적이 208위 수준인 섬나라지만 블록체인 열기가 엄청나다. 기업 유치에 드는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 혜택과 사무실 임대료 인하 등 국가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몰타 서밋에선 영국 연방정부가 블록체인 규제에 나설 경우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또한 블록체인의 암호화 활동에 대한 발달 및 규제 논의, 잊혀질 권리와 투명성 등이 화두로 다뤄졌다. 이 밖에도 150여 개의 기업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었다.”

-당시 분위기를 설명해달라.

“7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입장조차 못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수백 개의 부스에서 병원과 통신, 로봇, 자동차 등 산업 전반을 블록체인에 접목시킨 게 인상적이었다. 전 세계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논의를 보며 유럽이 블록체인을 놓고 똘똘 뭉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국은 블록체인의 가능성보다는 암호화폐 부작용이 더 부각됐다.

“몇몇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산업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관련 산업이 활성화 하려면 정부 규제가 풀려야 한다. 업체들이 제대로 연구개발도 못하고 숨어서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전 세계가 블록체인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 한국만 늦게 움직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부분이 있나?

“전혀 없다. 당국과 소통할 경로도 없고 그쪽에서도 관심이 없다. 한국블록체인협회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신뢰를 할 수 있을 만큼 제도권에 들어갈 만한 협회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에브리코인을 상장하는 아론플랫폼 홈페이지.

-타비페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암호화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집약된 거래 내역을 통째로 넘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카페에서 5000원짜리 커피를 사는 데 결제에 3일이 걸릴 수 있다. 결제 수단으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둘째는 가격 변동성이다. 시세 변동을 제대로 박아놓지 않으면 결제하기 어렵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 게 타비페이다.”

-여타 암호화폐에 비해 갖는 장점은?

“6년 전부터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암호화폐’를 표방하고 만들었다. 변동가치 화폐(에브리코인·EveryCoin)를 고정가치 화폐인 타비페이와 연동해 블록체인의 느린 속도 문제와 높은 가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했다. 현재 카페와 레저공간을 비롯해 실제 거래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스터카드와 업무 제휴를 통해 프리페이드(Prepaid) 카드도 만든 상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동남아시아권의 많은 사람들이 금융권 내 계좌를 만들지 못하는 상태다. 이는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단순 계좌이체도 못하는 금융 소외계층만 전 세계 20억 명에 달하는데, 암호화폐는 이들에게 획기적인 서비스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일변도로 인해 우리 또한 본사를 태국에 두고 있다. 정부가 근시안적 시각이 아닌 먼 미래를 보고 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