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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실적 '쌍끌이', 손태승 행장의 '조용한 리더십'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실적 '쌍끌이', 손태승 행장의 '조용한 리더십'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1.08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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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르게 자산건전성 강화, 글로벌 진출, 내부 정비...지주 전환 후 M&A 기대감 커져
우리은행이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지주사 전환이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뉴시스>
손태승 행장은 새롭게 탄생하는 우리금융지주에서 1년 간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게 됐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014년 이후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이던 지주사 설립이 손태승 우리은행장 체제에서 결실을 맺었다. 연내 지주사 설립을 이뤄내겠다는 손 회장의 신년 목표가 실현된 것이다. 손 행장은 새롭게 탄생하는 우리금융지주에서 1년 간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게 됐다.

8일 오전 우리은행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사업연도에 대한 정기 주주총회 종결 시한인 2020년 3월까지 손 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절차 없이 회장 후보를 내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가 그동안 사외이사들만 참석한 사외이사 간담회를 여러번 열어 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논의를 거듭한 결과, 지주 설립 초기에는 현 우리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그룹 내 비중이 지대한 만큼 당분간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카드·종금의 지주 자회사 이전과 그룹 내부등급법 승인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주와 은행 간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겸직체제가 유리하다고 봤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초 경영기획본부·리스크관리본부·준법지원부 등 3개 본부로 출범할 예정이다. 초기 인력은 70여 명 수준으로 시작해 점차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조직 추스르고 실적 끌어올린 '조용한 리더십'

손 행장은 1년여 임기 동안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격도 과묵한 편으로 알려졌지만, 이광구 전 행장의 낙마 이후 사기가 떨어진 조직을 조용히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는 실적과 지주사 전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 3분기 그룹 누적으로 1조9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전체 순이익을 이미 뛰어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순이익이 38% 증가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이며,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손 행장이 전담하는 우리은행은 3분기 560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작년 3분기 2560억원 대비 무려 118.9%나 늘었다.

최근 약진 배경에는 글로벌 부문 강화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손 행장이 행장 취임 전까지 글로벌부문장을 맡았던 만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이를 바탕으로 행장 취임 후 동남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했다. 글로벌 부문 수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은행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1.6%, 1.3% 증가했고, 조선업 등 부실 채권 정리로 대손비율이 5bp 하락한 0.46%로 개선됐다. 과거 부실채권 비율이 높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한 수준이란 평가다. 2017년 말 88%였던 은행 커버리지 비율도 127%까지 올랐다.

손 행장은 내부 조직도 빠르게 정비했다. 채용비리와 계파갈등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능력 본위의 투명한 승진 체계를 강조했다. 임기 내 전국 영업점을 모두 방문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조직 내부적으로는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해 직원 사기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주사 전환 후 몸집 키우기 나설지 주목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당장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은행법 적용을 받을 때는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됐던 반면, 지주사 체제에선 레버리지 효과로 그 여력이 130%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 후 1년간은 표준등급법 적용으로 투자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주사 체제의 우리은행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시급하다. 당장 실적에서도 은행 비중이 90% 넘게 차지하고 있고, 유의미한 실적을 내는 자회사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밖에 없다. 이로 인해 올해 초 우리은행이 삼성증권을 인수·합병할 수 있다는 소문이 금융투자시장에 번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향후 증권사·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손 행장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부동산신탁회사 등의 인수를 검토해왔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사를 최대 3곳까지 추가로 인가한다는 소식에 시장에서도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증권사와 관련해선 현재 종금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지주사 체제 당시 대형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고, 자체적으로 증권사를 운용할 시스템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생·손보사가 없는 우리은행은 보험사 인수도 검토해 볼 만 하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체력이 약한 보험사들이 M&A 시장에 속속 등장해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점주주인 보험사들(동양생명, 한화생명)과의 이해관계 문제가 걸려 있고, 최근 시장에 딱히 인수할 만큼의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 점은 보험사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주사 전환에 따라 자회사 출자한도가 크게 증가하면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계열사 추가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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