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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좋은 시절 다 갔나...인력 퇴출 태풍 몰아친다
카드사 좋은 시절 다 갔나...인력 퇴출 태풍 몰아친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1.0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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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 구조조정 나서...수수료 인하 정책 따른 수익성 악화 영향도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정책 후폭풍으로 업계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정책 후폭풍으로 업계에 대규모 인력감축이 우려된다. 올해 들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서 220여명의 희망퇴직이 실시됐고, 현대카드도 인력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추가 구조조정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에 반대하는 카드사 직원들도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정부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업계에서 희망퇴직으로 22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 1월 신한카드가 200여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KB국민카드도 7년만에 2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았다.

최근에는 현대카드가 '투트랙' 방식의 인력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자연 퇴사로 인한 인력 감축분을 별도로 충원하지 않고, 나아가 기존에 있던 직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퇴사를 유도할 방침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카드사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는 가운데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정책이 업계에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순이익은 81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9%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카드론 대손충당금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상승분은 11.3%로 줄어든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9을 적용하면 수익성은 더 낮아진다. 금감원에 따르면 IFRS9에 따른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1조4191억원에서 올해 9669억원으로 31.9% 급감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순이익 감소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업계 수익성이 나빠지는 가운데 카드사 구조조정도 계속돼왔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직원 수는 지난 6월 기준 총 1만1649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만1874명)보다 225명 줄었다. 2015년(1만3115명)과 비교하면 2년 6개월 만에 1466명이 업계를 떠났다.

정부 "카드사들 마케팅 비용 줄여야"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재촉하는 금융당국은 카드사 비용 낭비가 크다고 보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예년보다 3235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이 부분을 줄여 카드사 수수료율을 더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 수수료 조정으로 내년 가맹점들이 1조원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7000억원은 밴사 수수료 정률제 변경 등 기존 대책으로 인한 절감분이지만, 나머지 3000억원은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낮춰야 하는 수수료 규모다.

하지만 업계에선 마케팅 비용 감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할부, 무이자, 제휴사 할인 등의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줄이면 영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소비자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정책은 결국 마케팅 비용 감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줄이면 고객 혜택이 없어진다”며 “수수료율 인하는 결국 소비자 혜택을 빼앗아 소상공인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종사자들도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 산하 6개 카드사 노조는 지난 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카드사 노조는 “지금과 같이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을 계속 펼치면 카드산업과 카드종사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으로 카드 산업의 희생만 강요되는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비대면 강화에 모집인 수도 급감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라 온라인 카드 발급 시 고객 혜택이 연회비 10%에서 100%로 늘어났다.

업계에선 향후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비대면 카드발급이 늘고 있고, 카드사들의 디지털 정책에 따라 산업구조가 저 인력형 구조로 바뀌는 영향이란 분석이다.

주요 카드사 홈페이지에선 모집인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상품에 가입하면 연회비를 100% 면제해주고 있다. 발급 건당 15만원 상당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카드 모집인 수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카드사의 이 같은 정책에 비대면 카드 발급도 크게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 전업사의 온라인 카드 발행 비중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2016년에 비해 비중이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소비자 편의와 혜택으로 인해 향후 온라인 발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카드모집인 수는 급감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카드 전속 모집인 수는 총 1만7121명이다. 이는 2016년 말(2만3730명)보다 6600명 줄어든 수치다. 올 6월 말에는 이 숫자가 1만5078명으로 더 줄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 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카드업계에 인적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어서 영업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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