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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업, 금융사들 신규 인가 결전 돌입
'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업, 금융사들 신규 인가 결전 돌입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1.0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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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금융·우리은행 비롯 증권사·자산운용사 여러 곳 예비인가 신청 예상...부동산 경기 악화, 금리 인상은 리스크 요인
내년 초 부동산신탁사 최대 3곳이 신규 인가되는 가운데, 최근들어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고객의 부동산을 맡아 개발·관리해 이익을 돌려주고 수수료를 얻는 부동산신탁업. 2009년 이후 신규 인가 없이 11개사만 사업을 영위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최대 3개 업체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매년 실적이 늘어나고 있어 여러 금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가 ‘냉각기’에 접어들며 부동산신탁업계가 신규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벌써부터 부동산신탁사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26~27일 이틀 간 부동산신탁사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금융위는 내년 초까지 최대 3곳의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낼 방침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금융사가 한 두 곳이 아니다. NH농협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은행권 뿐만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 강점을 지닌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도 인가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병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KTB투자증권 등이 인가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펀드로는 국내 최대인 10조원을 꾸린 이지스자산운용도 마스턴투자운용과 손잡고 함께 인가에 도전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달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미 KB금융과 하나금융도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신탁업은 낮은 경쟁도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구가하고 있다.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금융산업 규제 완화가 포함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신규 시장진입이 필요한 업종으로 부동산신탁업을 콕 찍어 언급했다.

금융위 산하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는 부동산신탁업이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했다. 2009년 11개사 체제 이후 신규진입이 없어 업계 수익성이 매우 좋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부동산신탁업은 경쟁 수준이 낮다. 금융위에 따르면, 시장 집중도를 파악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에서 차입형 토지신탁은 은행과 손해보험 산업을 제치고 가장 경쟁도가 낮은 산업으로 꼽혔다.

부동산신탁업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부동산신탁사 11곳의 영업이익은 4456억원, 순이익은 1481억원이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17년 영업이익은 1조302억원으로 231%, 순이익은 5047억원으로 341%나 성장했다.

시장 확대에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2016년 주택인허가실적은 각각 76만5000호, 72만6000호를 기록하며 1990년(75만호) 이후 최대치일 정도로 주택공급이 늘었다. 주택개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부동산신탁이 활성화 되는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차입형 토지신탁의 성장이 부동산신탁업 실적을 이끌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의 자금을 신탁사가 우선 조달하고, 조달 자금에 대한 이자와 높은 수준의 신탁 수수료(4.0~4.5%)를 받는 것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관리, 처분, 담보 등 보조 역할만 하던 여타 신탁에 비해 개발사업을 직접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3년 1조1590억원이던 자본규모는 2016년 기준 2조원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차입형 토지신탁 신규수주 비중은 50.6%까지 올라갔다.

부동산 경기 악화, 금리 인상은 '리스크 요인'

하지만 최근 부동산신탁업 수익성에 ‘노란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 부동산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고 신규 일감도 줄어 수익성이 악화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사가 아파트 분양을 시행한 단지는 총 44개다. 이 중 63.6%에 달하는 28개 단지의 청약이 미달됐다.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단지(16곳) 중에서도 1순위 청약마감을 기록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한국자산신탁은 8곳의 분양단지 가운데 단 한 곳만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대한토지신탁과 아시아신탁은 각각 5개 분양 가운데 2곳, 무궁화신탁은 4곳 중 3곳에서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코리아신탁은 상반기 분양한 사업지 2곳에서 모두 잔여 물량이 발생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과 대출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당장 주택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기존 분양 아파트의 부실이 커질수록 대손비용이 늘고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동산신탁업에 '악재'로 꼽힌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지방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양실적이 저하되고 있다”며 “(부동산신탁사들이) 자산건전성 저하와 재무 레버리지 확대 등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선임연규원은 “차입 조달이 늘어난 가운데 하반기 금리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금융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차입금 증가세가 지속되고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이자비용이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부동산신탁사들이 차입형을 위주로 사업을 부풀려놓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탁사가 얻는 수수료 등의 수입 비중은 높으나, 사업 전반을 관리하게 돼 부담 리스크도 커진다. 미분양 사업장이 발생할 경우 재무건전성에 직격탄을 맞게 될 수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꼽힌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이 성장세인 것은 맞지만 부동산PF와 같이 사업을 크게 벌렸다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아직까지 위기 조짐은 없지만 신탁 계약이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는 만큼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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