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계 vs 에어비앤비, 내국인 숙박공유 '대치'
숙박업계 vs 에어비앤비, 내국인 숙박공유 '대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8.10.2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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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장은 굶어 죽으란 얘기냐"..."숙박공유는 호스트들이 부수입 올리는 중요 수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라운드 테이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라운드 테이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부가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관련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다음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개시를 두고 택시업계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고, 글로벌 회사인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에 대해 숙박업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표라서 주목된다.

정부는 24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한 혁신성장과 규제혁신 방안’(규제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핵심 규제 혁신안 중 하나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이 담겼다.

기재부, 방침만 정하고 구체안은 나중에?

기재부는 공유경제와 관련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교통 서비스를 활성화하되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도 필요한 만큼 상생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숙박공유와 관련해서는 허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되 투숙객의 안전 확보 등 제도적인 정비도 함께 강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간·재능 등 주요 분야별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도 마련하고 그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최대 이슈인 카풀에 대한 대책을 포함해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연내에 공유경재 활성화 방안을 따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오늘 발표된 내용은 많은 협의를 거쳐 발표 수준을 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기존 업계의 반발이 심하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유경제를 밀어붙이다 실패한 경험도 있다. 2013년 세계적인 승차공유 기업 ‘우버’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가 서울시와 마찰 끝에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다.

숙박공유 문제는 지난 9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반영된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안’(지역특구법)이 통과됐지만 도시 내국인 숙박공유 허용안은 빠졌다.

현행법은 도시에서 내국인의 숙박공유를 금지하고 외국인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숙박공유 허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전국의 숙박업 경영자들과 함께 지난 8월 27일 국회 앞에 집결해 ‘공유민박업 법제화 추진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전국의 숙박업 경영자들과 함께 지난 8월 27일 국회 앞에서 ‘공유민박업 법제화 추진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대한숙박업중앙회>

숙박업계 vs 에어비앤비 팽팽한 대립

이런 가운데 대한숙박업중앙회는 2016년부터 ‘공유민박법 법제화 추진 반대’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국회 앞에 반대 목소리를 담은 플랜카드와 피켓을 걸어놓고 있다.

8월 27일 집회에서 정경재 중앙회장은 “전국 50만 숙박산업 종사자들은 1억5000만개 공실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정부가 공실 가운데 1000여개 만이라도 숙박시설을 개선해 관광객들에게 저렴하게 잠자리를 제공한다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물론 기존 숙박업계가 활성화되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보다 앞서 공유민박업을 도입한 선진국에서는 집값상승, 소음문제, 주민갈등, 몰래카메라, 성범죄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법제화 반대 활동의 일환으로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등록된 오피스텔를 비롯한 불법 숙박시설 퇴출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숙박공유는 현재 하나의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전국 도심에 위치한 오피스텔형 민박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대구 동성로 주변 민박의 경우 11월 주말 예약은 이미 꽉 찬 상태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국내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내국인은 123만명으로 전체 이용객 189만명 가운데 65%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비앤비 측은 지난 15일부터 도심서 내국인도 공유민박을 하게 해달라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올라온 서명운동 게시글.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올라온 서명운동 게시글.<뉴시스>

에어비앤비는 서명운동 게시글에서 “숙박공유는 호스트들이 부수입을 올리는 중요한 수단인 동시에 ‘살아보기’와 같이 기존 여행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활동을 불러일으키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숙박공유가 가져다주는 이익을 인식하고 공유 친화적인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 측은 서명운동 결과를 청와대, 정부 관련 부처, 국회 등에 입법 건의안과 함께 제출할 계획이다.

숙박업계 “정부 발표에 당황”…김동연 “상생 방안 마련하겠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문제는 민박 영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 신고를 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뿐만 아니라 개인이 아파트 전세를 내 에어비앤비에 등록만 해 놓고 불법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하지 않고 법을 개정해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우리 업종에서 지금도 파산하는 업장이 많은데 굶어 죽으란 얘기”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월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주최한 끝장토론에 정경재 회장이 참석했는데 결과도 없이 갑자기 방침을 발표하니 당황스럽다”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은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숙박시설 부족 해결책으로 2017년 6월 일명 민박법을 제정 공포했는데, 이 법률에 근거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민박을 단속했는데 그 결과 6만2000곳 중에 4만곳이 위법 민박으로 단속됐다”며 “우리도 이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로 상징되는 숙박공유를 제도화하는 방안은 신산업·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숙박공유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정부는 연내에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규제혁신안’ 발표 직후 공유경제 관련 부처 관계자와 업계 대표들이 모인 간담회에서 “규제가 개혁이 되면 사업 기회를 얻는 사람도 있고 불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다”며 “상생하는 지혜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고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섬이 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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