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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증권, 필적 위조해 고위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의혹
[단독]삼성증권, 필적 위조해 고위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의혹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0.17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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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ELS상품 청약 시 투자자정보확인서 미작성...교부 확인서 서명도 안해
삼성증권이 고위험 투자 상품을 불완전판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011년 5월 박 아무개 씨는 아내인 김 아무개 씨와 동생 박 아무개 씨에게 금융투자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아내 김씨와 동생 박씨는 삼성증권 지점을 찾아가 고위험 투자상품인 ‘삼성증권 제5484회 주가연계증권(이하 ELS)’에 가입했다. 3년 뒤, 두 투자자는 원금의 47.4% 손실이 확정된 금액을 만기 상환받았다.

어느 증권 청약자의 뻔한 투자 실패담 같지만, 내막은 복잡하다. 김씨와 박씨는 상품 가입 당시 삼성증권 직원으로부터 구체적인 투자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통한 투자성향 평가도 없었으며, 심지어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상품과 관련된 어떠한 서류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 토막 난 원금을 받아든 두 투자자는, 청약 당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2015년 삼성증권과 직원 이 아무개 씨(현재 퇴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일반 투자자가 파생결합증권에 가입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통해 청약자의 투자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에 알맞은 상품을 파악해 권유해야 하며, 청약서와 설명서에 가입자들의 서명을 받은 뒤 관련 서류를 나눠줘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함부로 고위험 상품을 투자하지 못하도록 할 책임도 있다.

과연 단순 청약서 한 장만 쓰고 고위험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게 가능할까. 금융투자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은 ‘사실이라면 불완전판매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본지는 제보자 박씨와 사건의 이해관계자, 법조계, 금융투자업계 등을 통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세 가지 쟁점을 정리했다.

#.쟁점1=삼성증권, ‘투자자 정보 확인서’ 위조했나

삼성증권의 서류 위조 여부는 1심 소송에서 핵심 쟁점이었다. 삼성증권은 청약 가입자인 김씨와 박씨의 서명, 날인이 담긴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서류에 대해 두 가입자는 투자자정보확인서에 인적사항과 서명만 했을 뿐 ‘투자자정보’란을 기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박씨의 삼성증권 제5484회 ELS 가입 당시 투자자 정보. 본인이 기재하지 않았다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제보자>

삼성증권의 투자자 정보 확인서에는 투자자의 투자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7개 항목으로 된 질문지가 담겨있다. 투자 경력과 상품 이해수준, 전체 자산 중 투자금 비중 등 투자 사안을 당사자가 자율 작성하는 식이다. 이 답변을 바탕으로 증권사는 내부 기준에 따라 적당한 투자상품을 권유하게 된다.

두 투자자의 확인서에는 이들이 마치 고위험 상품에 투자 가능한 사람처럼 답변이 이뤄져 있다. 금융상품 이해도를 묻는 칸에 ‘상품설명서를 읽고 금융상품 차이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음’이란 답변이 체크됐다. 파생상품 투자 경험을 묻는 칸에 김씨 서류에는 ‘3년 이상’, 박씨 서류에는 ‘2년 이상’이란 답변이 체크됐다. 삼성증권 투자준칙의 <별지 제2호>에 따르면, 파생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2년 이상인 투자자에게 고위험 투자상품 가입을 권유할 수 있다.

김씨와 박씨는 이 같은 내용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질문지 7개 항목에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제5484회 ELS 상품 청약 시점은 증권투자를 시작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때였다. 제대로 경력을 기재했다면 고위험 상품 가입을 권유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두 사람이 고위험군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허위로 질문지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박 아무개 씨는 “아내와 동생이 과거 두 차례 증권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는 원금보장 상품에,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비보장 상품에 가입하게 됐다”며 “삼성증권 직원인 이 아무개 씨가 비보장 상품 가입을 권유했고, 가입자와 나는 고위험 상품에 가입할 요건이 되지 않는지조차 몰랐다”고 강조했다.

사실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1심 재판부에서 필적 감정이 이뤄졌다. 담당 감정기관은 실제 투자자인 김씨와 박씨의 필적에 대해 ‘자필 부분 등에서 특징이 고루 다양햐게 관찰된다’며 삼성증권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감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6년 6월, 대전지방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을 마무리했다.

이 결과만 놓고 두 사람이 투자자 정보를 직접 썼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이후 사설 기관을 포함해 추가로 받은 두 차례 필적 감정은 모두 원고 측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인 대전고등법원에서 실시한 필적감정 결과, 박씨의 투자자정보 설명서 상 '2009' 부분 필적과 '고객명(주민등록번호)' 부분 필적이 다른 필기도구로 작성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제보자>

특히 2심인 대전고등법원에서 실시한 필적 감정 결과, 박씨의 투자자 정보 확인서상에 ‘2009’ 부분과 ‘주민등록번호’ 기재 부분의 필기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입자에게 미리 인적사항과 서명만 받아놓고 누군가 나중에 질문지를 채워 넣었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등법원 2심 판결문.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인용하며 2심에서 추가된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다.<제보자>

하지만 고등법원 재판부는 두 투자자의 항소를 또 한 번 기각했다. 재판부는 1심의 판결을 인용했고, 판결 이유는 단 4줄에 불과하다. 추가로 진행한 필적 감정에 대해선 ‘증거를 보태더라도 1심 판단이 정당하다’라는 짧은 문구만 남겼다.

이에 대해 원고 측 담당 변호사는 “추가 필적 감정을 받아 삼성증권이 서류를 임의 작성한 정황을 밝혀냈는데도 2심에서 기각당해 황당하다”며 “1심 필적 감정이 위조된 부분에 대해 해당 감정원을 형사 고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쟁점2=상품설명서 미교부 정황…“업계 상식상 이해 어려워”

삼성증권이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마땅히 줬어야 할 서류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청약상품 설명서를 고객에게 주고 기명날인과 녹취 등의 방법으로 설명서를 교부했다는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김씨와 박씨는 제5484회 ELS상품 청약 과정에서 어떠한 서류를 받지도, 확인서에 서명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제보자 박 아무개 씨는 “담당 직원 이 아무개 씨가 청약 당시 관련 서류를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서류를 받은 건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에서 피고인 삼성증권은 김씨와 박씨로부터 상품설명서를 교부받았다는 취지의 확인서을 제출하지 못했다.<제보자>

실제 삼성증권이 청약 당시 ‘상품설명서를 교부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투자자로부터 받지 못한 정황도 확인됐다. 1심 소송에서 원고 측이 피고 측에게 상품설명서 교부에 대한 확인서를 달라고 했을 때 이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별도의 확인서를 받지 않았고, 대신 ‘상품설명서 및 위험고지문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적힌 청약서를 두 투자자가 서명한 것을 증거 정황으로 들었다. 해당 청약서에 서명했으니 상품설명서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란 주장이다. 1심 법원도 삼성증권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단순히 청약서상 내용에 서명했더라도 그 자체를 놓고 상품설명서를 받았다고 확정 하긴 어렵다. 두 가입자가 증권투자 관련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 두 차례 투자 경험에 비춰 별다른 의심 없이 서류를 받지 않고 청약서에 서명했을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품 가입 당시 증권사 직원에게 상품과 관련된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고, 청약서 작성 시에도 ‘원금 비보장’이라고 쓰는 건 의례적인 절차로만 알고 있었다”며 “증권투자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한 것으로, 직원 이씨로부터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했고 서류도 받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청약 당시 확인서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 ELS와 같은 고위험 투자상품 가입 시 금융투자협회 표준 약관상 청약서와는 별도로 가입자로부터 ‘상품설명서 수령 확인서’를 받게 돼 있는데, 대형증권사가 이 같은 실수를 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현재도 투자상품설명서와 위험 고지문, 청약확인서를 청약자에게 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 청약을 하면서 상품설명서 교부 관련 확인서를 받지 않는 것은 업계 상식상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불완전판매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쟁점3=대리인 없는데 ‘표현대리인’ 주장한 삼성증권

청약 대리인 유무 여부도 짚어야 할 부분이다. 소송 당시 두 투자자가 삼성증권 직원으로부터 청약상품과 관련해 상품 기초자산과 조기상환조건, 상품 위험성, 수익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상품설명서 등 관련 서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삼성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를 위반한 게 된다.

이에 대해 1심 소송에서 삼성증권은 ‘표현대리인’이란 단어를 써가며 제보자 박 아무개 씨가 실질적 대리인임을 주장했다. 박씨가 삼성증권 직원 이씨를 통해 해당 ELS 상품을 가입자들에게 소개해줬고, 청약 이후 추가로 삼성증권 직원과 통화를 하며 상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는 게 그 이유였다.

김씨와 박씨의 청약서 상에는 '대리인 청약시' 란에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다. 제보자가 법적으로 김씨와 박씨의 청약 대리인이 아니란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제보자>

하지만 제보자 박씨는 법적으로 청약 대리인이 아니다. 실제로 청약 대리인이라면 청약서상의 ‘대리인 청약시’라는 부분에 박씨 인적사항이 기재됐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대리인 칸에는 누구의 인적사항도 기재되지 않았다. 실제 대리인이 있을 경우 삼성증권이 투자자로부터 받아야 했던 위임장과 신분증 등의 자료들을 받지 않은 것도 대리인 계약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법적으로 대리인 없이 가입한 투자상품을 대리인에게 설명할 순 없는 노릇이다. ‘표현대리인’인 제보자 박씨에게 상품 관련 설명을 했기 때문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이란 삼성증권 측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볼 일이다.

이에 대해 박씨는 “삼성증권 직원 이씨가 ‘자기 이야기를 듣고 손실 본 사람이 없었다’며 사정을 했고, 앞서 한 차례 원금 비보장형으로 청약한 상품이 운 좋게 수익이 발생해 아내와 동생에게 추천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이를 놓고 삼성증권 측이 직원과 통화한 내용 등을 들어가며 ‘표현대리인’이란 법률 용어를 사용해 내가 대리인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원고 측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 삼성증권 직원이 “박00을 통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제5484회 ELS) 상품의 기초자산, 조기상환조건, 상품의 위험성, 수익구조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고”라고 판결문에 적시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표현대리인’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 담당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대리인 여부에 대해 별도로 따지지 않고 박씨가 실질적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는 2심에서 박씨의 대리인 여부가 1심에서 빠진 데 대해 재판부가 명확히 판단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 인용에 그친 판결을 냈다”고 설명했다.

말 바꾼 삼성증권…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소송

제보자 박 아무개 씨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을 통해 본인의 대리인 여부를 수소문했고, 이들로부터 대리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다.<제보자>

2017년 4월 2심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제보자 박씨와 아내, 동생은 변호인과 상의하고 고심 끝에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미 2심까지 기각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는 대법원 승소 확률이 낮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소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씨는 재심 가능성을 찾고 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에 따르면, 판결의 증거로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변조됐을 때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 1심 소송의 필적 감정기관을 허위 감정으로 고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박씨는 최근 삼성증권 측으로부터 유의미한 답변도 받았다. 소송 당시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표현대리인’ 문제에 대해 삼성증권 측으로부터 ‘(제보자가) 대리인이 아니다’라는 공식 답변을 얻어낸 것이다. 박씨가 금융감독원·법무부·법률구조공단 등 관련 기관에 수차례 수소문한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박씨는 “삼성증권은 애초부터 대리인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재판 내내 ‘표현대리인’이란 법률 용어를 써가며 거짓말을 했다”며 “금감원에서 수차례 답변을 요구하자 이제야 대리인이 없는 계약이라 말을 바꿨지만, 공식 사과를 해달라는 요구에는 ‘이미 끝난 재판’이라며 법대로 하라고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삼성이 국민을 위한 모범적인 기업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피해자가 되고 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며 “본 소송은 끝났지만 여러 방면으로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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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사회 2018-10-23 15:38:32
삼성증권은 국민앞에 사과하고 반성하세요 그리고 필적위조에 대해서 책임 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