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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 한전KPS] "최고 직급인 1직급 갑의 딸이 빽으로 들어왔다"
[복마전 한전KPS] "최고 직급인 1직급 갑의 딸이 빽으로 들어왔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10.12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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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의원, 제보자 녹취록 공개..."불법 시간외 수당 챙기고, 친인척 채용 비리도 저질러"

 

<한전KPS홈페이지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한국전력의 전액출자로 설립된 한전KPS 직원들이 10년간 근무하지 않고 허위로 근무 명령서를 작성, 1000억대의 시간외 근무수당 및 OH휴가(오버홀 휴가, 600억원 추산)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외에도 친인척 채용 비리, 뇌물 등 각종 부정부패가 확인 돼 '복마전'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KPS 허위 시간외근무 수당과 한전KPS 전 직원의 제보 녹취를 통해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하자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산자위 홍영표 위원장도 감사원에 국회 차원의 감사청구를 의결하기로 했다. 김범연 한전KPS 사장은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리 종합세트' 한전KPS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비리1. 근무 않고 시간외수당 및 휴가 특혜

이훈 의원은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한전KPS 직원들이 근무도 하지 않고 1000억원대의 시간외 수당을 챙긴 사실을 폭로했다. 더불어 친인척 채용비리 등이 담긴 한전KPS 전 직원의 제보 녹취를 공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이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9시 11분 의원실로 전직 한전KPS 직원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폭로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제보자는 시간외 수당을 부당 수급한 것은 한전KPS 내부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폭로했다.

작년까지 한전KPS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최근 퇴사했다고 밝힌 제보자는 “한전KPS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 근무를 안했는데 오자마자 시간외수당 60시간을 달아줬다”며 “전 사업소에 걸쳐 오랫동안 지속해 온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사했지만 양심에 가책을 느꼈고 자신의 가족이 아직도 한전KPS에 근무 중인데다 그곳의 비리가 너무 많아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전KPS 직원들은 허위로 근무명령서를 작성한 다음 실제로는 4~5명씩 돌아가면서 주말에만 한번씩 출근하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제보자 역시 일을 하지 않고 시간외 수당을 받았는데 초봉이 4000만원인 정규직 신입직원들은 3년 만에 시간외수당으로 2000~3000만원을 (같은 수법으로) 받는다고 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한전KPS에는 자신이 근무하는 사업소 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소가 허위 시간외 수당과 보너스 등으로 먹고 사는 오래된 관행이 있다는 것이다.

이훈 의원이 실제로 2018년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빛 2호기 제23차 계획예방정비공사(OH)에 투입된 한전KPS 직원들의 시간외 근무자를 조사한 결과 ‘시간외 근무 명령서’에 304명 팀원이 시간외 근무를 했다고 기록됐지만 이중 90.13%인 274명이 발전소 정비 기간 아예 원전에 출입한 기록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월성 2호기 제17차 계획예방정비공사 때도 팀원 244명이 ‘시간외 근무 명령서’에 시간 외 근무를 했다고 기록됐지만 실제 82.38%인 201명은 원전에 출입한 기록 자체가 없었다는 게 이훈 의원실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시간외 근무 기록지와 조작이 불가능한 원전출입 기록을 비교한 결과 10년간 1000억원대(휴가까지 포함)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근무를 하지 않고 수당을 받으면서 일부 직원들은 2주간 참여하면 1일 휴가를 받는 방식으로 2008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21만9305일(600년 8개월)의 휴가를 사용했다. KPS 직원 1인당 평균 약 63일의 부당 특별 휴가를 받은 셈이다. 한전KPS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을 감안할 때 600년 8개월을 돈으로 환산하면 510억원에 달한다. 이 제도가 2005년부터 지속된 것을 계산하면 600억원에 해당하는 오버홀 휴가를 챙긴 것이다.

1980년 설립된 한전KPS는 최근까지 직원들이 시간외 수당을 부당 수급해왔으며 사내 확인 절차나 감사원 감사 등을 받은 적이 없다. 한전KPS는 현재도 정확한 근태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없고 현장에서 근무자들이 작성한 ‘시간외명령서 및 확인서’를 한번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정규직 직원들이 고스톱치고 주식하고 업무 태만이 심하다”며 “이전에도 공기업을 다녔지만 여기처럼 일을 안 하는 조직 문화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비리2. 친인척 채용 의혹

한전KPS는 임직원 자녀, 배우자 등을 비정규직으로 취업시킨 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등 채용 비리 의혹도 받고 있다.

제보자는 한전KPS는 비정규직을 뽑을 때  직원의 자녀, 배우자 등 친인척을 뽑은 후 정부 정책에 따라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데 계약직으로 자신의 와이프, 자녀를 뽑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고 폭로했다. 그는 계약직도 직원이 아는 사람 아니고선 들어갈 수 없고,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려면 노조에 잘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직원으로서 최고 직급인 1직급 갑의 딸이 빽으로 들어왔고 이번에 정규직 전환을 시켰는데 2년간 출근도 안 하고 무단결근 등 엉망이어서 정규직 직원들이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공기업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법도 없고, 채용 비리가 너무 많아 일일이 댈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에 대해 한전KPS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12일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한전KPS>

한전KPS가 암묵적으로 이런 비리를 묵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김범년 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공적 부분이 강조되는 공공기관의 비리행위가 근절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공기업 특성상 외부 입김의 작용이 심하고 협력사에 발주를 주는 위치에 있다 보니 범정부적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공공기관 연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비리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감사와 처벌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관행적이고 구조적인 공공기관 문제가 존재하는데 공공기관 주인이 정부인만큼 정권에 따라 따라가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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