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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박원순의 ‘서울페이’, 카드사의 저항 뚫을 수 있을까
[심층분석]박원순의 ‘서울페이’, 카드사의 저항 뚫을 수 있을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8.10.10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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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부담 완화, 사회 편중 바로잡는 새로운 시도...민간 결제 플랫폼 사업자 역차별 논란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를 마친 후 페이콕 부스에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QR코드 결제 방식에 대해 설명 듣고 시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를 마친 후 페이콕 부스에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QR코드 결제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페이(제로페이)’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페이는 오는 12월 시범시행 후 내년부터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페이추진반(TF)을 꾸렸고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는 제도적으로 지원사격을 하며 서울페이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민들이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부터 정부 주도 사업의 문제점, 참여기업들의 부담,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소상공인 부담 완화나 사회 구조적인 편중화 현상을 깨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페이’란 무엇인가?

서울페이는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온 카드수수료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했다. 중소상공인들은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를 연결해주는 밴(VAN)사, 은행 등 결제 시스템 관련 여러 기관 개입 등으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13지방선거 때 수수료 없는 ‘서울페이’를 제안했다. 수수료가 붙는 중간단계를 없애고 소비자와 가맹점이 직거래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구매자는 스마트폰에 설치 돼 있는 간편결제 앱(App.)을 이용해 판매자의 QR코드를 찍으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송금이 되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와 같은 기존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별도로 앱을 다운받을 필요는 없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공동QR’을 개발해 ‘허브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65만 소상공인의 가맹점 등록 정보 데이터를 결제 플랫폼 사업자와 은행 등 서울페이 참여기관에 제공해 직송금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장에 하나의 QR만 있으면 소비자가 어떤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결제가 가능해져 구매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서울뿐 아니라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페이 운영 흐름도.
서울페이 운영 흐름도.<그래픽=서울시>

서울시는 카카오페이·페이코·네이버·티머니페이·비씨카드 등 5개 민간 결제 플랫폼 사업자, 신한은행·우리은행 등 11개 시중은행과 협약을 통해 소상공인들에 대해 오프라인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계좌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정부에서도 각종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득공제율 최고수준 40% 적용(현재 현금영수증 30%, 신용카드 15%)과 함께 ▲결제 앱에 교통카드 기능 탑재 ▲각종 공공 문화체육시설 할인 혜택 등 소비자들의 이용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용카드처럼 계좌에 돈이 없어도 결제할 수 있는 여신 기능을 추가해 30~50만원 규모에서 휴대폰 소액결제와 유사한 형태의 신용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상생 실천 기회 및 사회의 편중된 구조 해결 시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참여하는 은행이나 민간 결제 플랫폼 사업자 등에 부담만 가중시키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카드사들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요구로 인해 수익이 매년 줄고 있다는 불만이 카드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허브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다.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고, 여신 기능 탑재 시 부실이 발생하거나 해킹 및 조작 등 금융보안 위험성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서울페이를 얼마나 사용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문제도 있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 카드 사용의 매력을 시민들이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서울페이추진반 관계자는 “서울페이의 핵심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 결제 플렛폼 사업자나 은행에도 마케팅 측면에서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허브 시스템 구축에 약 20억원의 예산을 추경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선은 판매자들에게 부담이 집중 돼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며 “민간 부담도 공동 이익 구조이기 때문에 크지 않을 것이고 카드사들은 이미 많은 부분 사업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서울페이가 단번에 금융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결제 수단은 한쪽으로 편중 돼 있는 게 사실이다.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 수는 257만개나 되고 카드의무수납제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체 민간소비지출액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말 기준 79%에 달한다. 카드 보유율 역시 신용카드가 80.2%로 19.5%인 모바일카드 보다 현저히 높다.

이 수치는 서울페이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한편, 반대로 서울페이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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