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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서양화가 다나 박, 바람이 모은, 길!
서양화가 다나 박, 바람이 모은, 길!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8.10.10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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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에서 너는 바람을 보느냐. 바람을 지우면 나는 죽은 꽃이다. 나는 꽃 속에다 집을 짓겠다. 그 꽃이 잘 익어 잠이 깰 때쯤, 바람은 길을 떠나면서 손을 흔든다. 테오야, 세월은 啓示다. 겨울이 오기 전에 전해야겠다. 숨 가쁘게 살아온 어울리지 않는 내 生業이 언제쯤 잔가지 끝에 열매로 보이리니 그 果肉을 씹으면서, 동생아, 이 세상 바람의 쓰고 단맛을 다 맛볼 수 있겠느냐.”<빈센트의 추억, 마종기 시집-그 나라 하늘빛 中, 문학과 지성사刊>

부드러운 능선사이 뜨겁고 날카로운 빛들의 흔적들이 찰나에 보일 듯 사라졌다. 뜨거움, 상처, 울분을 껴안은 저 유장한 시간의 침묵이 바람에 조금 뒤척일 때마다 마음의 곡선이 드러났다. 비로써 스스로 화해한 질곡의 계곡은 저렇듯 깊고 뜨거운 것인가. 들여다보면, 작디작은 벌레 기어 다닌 흔적 뚜렷하다.

조심스레 손을 대어본, 화들짝 놀라 순간 일어설 뻔 한 모래의 열기를 지나간 미물의 강임함. 삶이란 익숙함보다 새로움인가. 오늘의 안식을 위해 사막을 품은 벌레의 포부가 불현 듯 크게 느껴지는데. 생의 행복한 꿈을 꿀 보금자리 그 깊은 숙면의 모래성속에 펼쳐질 휘황찬란한 저들의 저택!

“오후의 바단지린사막에 드리워진 붉디붉은 빛에 이끌려 붓을 들다.” <다나 박 작가(서양화가 박희숙, ARTIST DANA PARK), 작가노트>

◇참된 열정 순수의 본질

바람이 만든 모래능선을 타고 선율과 마음의 곡선이 만나는, 행렬이다. 바람과 햇볕, 비도 어쩌지 못하는 눈(雪)의 깊이…. 시간의 해, 바람의 길, 햇빛의 열망이 지나가고 난 뒤 우연한 흰 자국으로 남은 선(線)을 따라 누군가 담담이 걸어가고 있네. 회오리 눈발이 모진 아픔처럼 더덕더덕 겉옷에 달라붙어 함께 가자 조르는데. 오오 진리는 어디에 있느냐.

마에스트로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7번 2악장(Beethoven Symphony no7, Movement 2)이 무어라 말을 건네려는 듯, 몇 걸음을 걷다 뒤돌아보고 흐느끼며 돌아서는 지친 여정의 헤진 신발을 위무한다. 마른 잎 사이 드러나는 바람의 결실에 애쓴 나무의 엄숙함처럼 선율이 바뀔 때마다 우울과 장엄의 결이 삶의 고단함을 감싸 안는다.

흩어져 다시 모아지고 진정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했던가. 아 더없는 집착이어라. 높은 산 정상을 잘 보여주지 않는,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과 구름의 장막이여.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나약한 존재여. 어떤 인연이 나타나고 사라지듯 ‘내’ 소망의 그대도 그렇게 보여 지려나. 구름과 바람에 맡길 수밖에….

“위에서 내려다 본 끝없이 이어지는 파타고니아 산. 거기 바람의, 물의 길을 보았노라. 분명 참 인간의 길도 있을 것이리.” <다나박 작가(박희숙 작가)/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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