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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재 아니라고? "집에 가서 푹 쉬세요"
디지털 인재 아니라고? "집에 가서 푹 쉬세요"
  •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
  • 승인 2018.10.0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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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블록체인·빅데이터…국내외 금융권에 디지털 교육 열풍
<자료=한국금융연수원>

[인사이트코리아=이정훈 핑거비나 대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핀테크,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AI), 로봇,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5G, 유전자 기술, 신약 등 고도화되는 과학기술은 금융, 물류, 유통, 교육, 미디어, 의료, 통신, 생산, 소비 등 우리 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에 디지털 채널이 도입된 후 급격하게 지점 방문이 줄었고 결국 은행을 중심으로 지점 감소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는 10년 후 은행 지점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국내 증권사는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엄지족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2011년 이후 7년 사이 800 개 가까이 지점이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2000년 600여 명에 달하던 ‘인간’ 주식 트레이더를 17년 만에 단 2명으로 줄였다. 그리고 ‘인간’ 트레이더의 빈자리는 200명의 엔지니어에 의해 운용되는 자동 거래 프로그램이 대신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역부족이어서 서둘러 금융에 디지털을 접목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갖기 위한 근무 환경 변화로 유연근무제(스마트 근무제)와 함께 직급체계나 호칭, 복장, 채용에 있어 기존 방식이 아닌 스타트업 같은 유연한 조직 문화로 바꾸고 있다. 더불어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기존 조직에서 보유하지 못한 전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약 70%의 최고경영자(CEO)가 ‘디지털 혁신이 최우선 과제’라며 그 중심은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CEO 70% “디지털 혁신이 최우선 과제”

<자료=한국금융연수원>

급물살을 타는 금융 분야의 디지털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재는 단순히 IT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아니다. 다양한 기술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고 융합함으로써 자신의 영역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실행하는, 즉 디지털 사고를 통해 일하는 인재다. 금융권의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교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한국금융연수원 같은 전문 교육기관에 위탁하기도 한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사례’ 과정은 하루 8시간 5일 동안 전체 40시간으로 제법 긴 과정이다. 디지털 사고를 통해 일하는 인재를 양성시키는 것이 목표다. 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첫번째 과정을 통해 산업의 변화와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강의를 했다. 강의는 이후 P2P대출, 지급결제, 블록체인, 투자자문(로봇어드바이저), 자산관리, 빅데이터, 금융보안(레그테크) 그리고 핀테크 비지니스 확장으로 끝난다.

한국금융연수원 관계자는 본 과정에 신청한 수강 생들이 너무 많아 다음 기수에 참석할 것으로 양해를 구한다고 한다. 본 과정을 수강하는 시중은행 직원은 과장 이상 책임자급이 많이 참석하기에 강사 자질이 가끔 문제가 되는 어려운 과정이다. 수강 자가 관심이 많고 사전에 공부를 하고 오신 분들도 있기에 강사 입장에서도 강의 기준을 누구에게 마쳐야 하는지 난감할 수 있는 과정이다.

시중은행 직원 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비슷한 교육 과정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 한국금융연수원, 삼성 멀티캠퍼스, 삼성금융연수 원, 패스트캠퍼스 등 사설 교육기관은 금융회사와 계약을 통해 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일반인을 대상 으로 디지털 과정을 오픈 강의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그림1 : 분야별 집합연수 과정 참고). 금융회사 직원들은 디지털 전문 인력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위기감을 느끼게 되어 평일 저녁과 주말 시간을 이용해 온라인 학습과 오프라인 학원 등 사설 교육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뼈 속까지 디지털화 해야 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지점에서 근무하거나 IT에 관계 없는(또는 관심 없는) 직원들도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블록체인, 핀테크. ICO, 로봇어드바이저, 챗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자체 사내 스터디 모임도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오프라인 교육을 이수하고, 사내 스터디 모임을 하고, 전문 분야 책을 여러 번 읽어도 체감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고 한다.

‘뼈 속까지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말이 유행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연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투자를 위한 조직과 비용을 늘리고 있다.

금융회사의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디지털 전문가 양성을 하기 위해 국내 유명 대학 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현실은 디지털 전문가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유명 학원에는 금융회사들의 직원 재교육 의뢰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자료=신한금융지주>

2017년부터 고려대와 협력해 디지털금융공학 대학원 과정을 개설한 신한금융지주는 지주·은행·카 드·생명 등에 소속된 직원 62명을 대학원으로 파견 했다. 이들은 빅데이터, 디지털마케팅,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보안, 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프리 코스 (pre-course) 3개월 후에 정규과정 2년을 거쳐 최종 논문 프로젝트를 발표한 다음 졸업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는 직무를 가리지 않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고 한다. 상반기에만 23명의 직원들이 한 민간 교육기관에서 금·토요일 이틀간 풀타임으로 두 달 가까이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받았다.

금융회사의 디지털혁신 역량 강화는 기술 도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최신 기술이 접목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아니다. 새로운 비전과 전략, 사업 모델에서부터 구체적인 운영 모델,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인적 자원 투입이 필요하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동반될 것이다. 그러나 겁내고 있으면 뒤처질 것이다. 작은 걸음이라도 시작하고 초기 단계의 시행착오를 무서워하지 말자. 내부 직원의 교육이 가장 작은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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