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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CEO는 ‘갓뚜기’ 함영준
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CEO는 ‘갓뚜기’ 함영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0.0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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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창간 21주년 서베이…여민수·구광모·한성숙 순

<인사이트코리아>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대학생이 생각하는 최고의 CEO’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최고의 CEO로 선정됐다. 함영준 회장은 ‘고용창출’과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해 ‘갓(God)뚜기’의 저력을 보여줬다. 정보통신(IT)산업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함 회장에 이어 간발의 차이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선 대학생들이 취업 시 선호하는 업종을 비롯해 경영인에 대한 인식, 여성·외국 경영인 선호도 등 다양한 설문도 함께 진행했다. 장차 산업현장을 뛰며 한국 경제를 이끌 주역이라는 점에서, 이들 대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해 보인다. 특히 지난해 본지에서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와 비교해서 본다면 오늘날 대학생들의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최고의 CEO 부문 1위에 올랐다.<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대학생이 생각하는 최고의 CEO로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뽑 혔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선호율은 15.4%. 굴지의 재벌기업도, 최근 주목받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아닌 전체 200위권의 중견기업 CEO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본지에서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함 회장은 6.8%의 선호율로 3위에 올랐다. 올해는 그 비율이 8.6%포인트나 뛰었다.

2위인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와의 선호율 차이는 단 0.1%포인트. 그야말로 박빙이었고, 그 상대가 국내 ICT부문 최고기업인 카카오의 최고경영자라 더 극적이었다. 오뚜기가 세간으로부터 윤리경영 기업이라는 호평을 꾸준히 들어온 만큼, 함 회장의 높은 순위가 예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 경영인들을 제치고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긴 쉽지 않았다.

함영준 식 윤리경영, ‘갓뚜기’ 된 오뚜기

<인사이트코리아>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최고의 CEO로 선정됐다.<인사이트코리아>

함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CEO 부문과 고용창출 및 인재양성 부문, 사회공헌 및 윤리경영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리더십 부문과 대중 소통 부문 2위, 경제발전 기여 부문 4위, 기술혁신 및 창의적 사고 확산 부문 6위에 올랐다. 나머지 설문이 IT와 여성, 외국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함 회장은 사실상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모습을 보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1959년생으로 올해 60세인 함 회장은 한양대 경영학 학사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뒤 1977년 오뚜기에 입사했다. 1999년 오뚜기 대표이사 부사장, 2000년 사장직을 맡았다. 2010년에는 선친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취임했다.

함 회장의 이름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16년경이다.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겠다고 발표한 게 화제를 모았다. 오뚜기 주식의 13.53%에 해당하는 46만5543주(약 3500억원 상당)에 대한 상속세만 약 1500억원에 달했다. 액수 자체도 사상 최고 수준이었거니와, 온갖 편법을 통한 증여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거액의 세금을 빠짐없이 내기로 하면서 재계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함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선대 회장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함 명예회장은 1992년부터 심장질환 어린이 4500여 명의 수술비 전액을 지원했고, 개인재산을 털어 만든 오뚜기 재단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총 1300억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했다. 시식 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비정규직을 1% 수준으로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 회장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14대 그룹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때 포함되면서 또 한 번 유명해졌다. 재벌 총수들이 청와대에 모이는 자리에 문 대통령이 함영준 회장을 콕 찍어서 초청한 것이다. 당시 문 대통령이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고 하더라”라고 언급한 게 화제가 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오뚜기의 좋은 기업 이미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기업 경영인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무려 51.4%의 응답자가 ‘도덕성·준법의식 결여’를 선택했다. ‘사회공헌·사회적 책임 의식 결여’라고 답한 비율도 21.6%나 됐다. 두 항목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은 함 회장이 대학생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갓뚜기 이미지가 확산된 2016년부터 기업 실적이 반등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2015년 기준 오뚜기의 매출은 1조8800억원이었지만 2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2조1262억원으로 1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049억원에서 1324억원으로 26.2%나 늘었다. 업계에선 오뚜기를 둘러싼 미담들이 대중들에게 각인돼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을 보는 대학생 시각, 1년 새 급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시스>

함영준 회장의 1위보다 더 놀라운 부분이 있다. 지난해 본지 설문에서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던 범삼성계열 인물 3명이 이번 조사에선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최고의 CEO 부문에서 6.8%로 공동 2위였지만 올해 조사에선 공동 13위(1.6%)로 11계단 내려갔다. 5.8%로 4위였던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0.8%로 공동 21위로, 4.4%로 8위였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1.8%로 공동 11위로 각각 하락했다. 당초 순위에 없었던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IM) 부문 대표이사만 3.0%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는 예상 밖의 결과다. 지난 9월 27일 기준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은 465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약 31%를 차지한다. 지난해 최고의 CEO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이 함께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것은 이 같은 그룹 위상에 힘입은 바가 컸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경영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고의 CEO 순위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그룹에서 나와 독자 경영을 하는 이부진 사장도 ‘호감가는 여성 경영인’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최고의 CEO 순위에선 선호율이 3.0%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자의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 순위는 20위권 바깥으로 밀렸다. 자산총액 300조원으로 그룹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그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23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실적과 비교해볼 때 권 회장의 순위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대학생들이 사회·경제적 위상과는 별개로 기업 경영인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의 경우 지난 정권에서 논란이 된 ‘최순실 게이트’의 부정적 여파가 대학생들의 기업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이미지가 경영 실적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은 경영인들이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ICT 강세’ 여민수 2위, 한성숙 4위, 김범수 6위

한성숙 네이버 대표.<뉴시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인들의 강세가 이어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설문 당시 최고의 경영인 1위였던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의 후임자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15.3%로 2위에 올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지난해에 이어 각각 4위(5.0%)와 6위(4.2%)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한국 ICT 플랫폼 업계를 이끄는 양대 포털 기업 경영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여민수 대표는 ‘광고통’이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1993년 세계적인 광고기업 오리콤에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LG애드와 네이버의 전신인 NHN, 이베이코리아, LG전자를 거치며 마케팅 업무를 섭렵했다. 2016년 임지훈 전 대표의 요청으로 광고 부문 부사장직에 오른 뒤 2년 만에 조수용 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끌게 됐다.

자산총액 7조7000억원의 카카오는 네이버와 함께 국내 최고의 ICT기업으로 손꼽힌다. 월 활성 이용자 수(MAU) 5100만 명에 육박하는 채팅 매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바탕으로 매년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카카오는 마케팅 전문가인 여 대표와 조 대표 두 사람을 전면에 내세워 자사 플랫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 대표는 이번 설문에서 IT·인터넷 최고 경영인 1위, 기술혁신 경영인 1위, 대중 소통 경영인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의 위상이 여 대표의 높은 순위에 반영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4위에 오른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터넷 태동기인 1989년부터 IT 기자로 활동하다가 직접 발을 담근 케이스다. 1994년 지식발전소에서 이사직을 맡은 한 대표는 1997년 초창기 포털 사이트인 엠파스(Empas) 법인을 만들어 2007년까지 검색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NHN으로 적을 옮겨 서비스 총괄을 10여 년간 맡은 뒤 지난해 3월 대표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IT업계, 특히 ICT 쪽은 타 업종보다 비교적 ‘유리천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털 공룡’인 네이버를 여성이 맡게 된 건 처음으로, 관련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업계에선 업무에서 철저히 프로정신을 내세우는 성향과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뛰어난 리더십이 그를 대표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최고의 여성 경영인과 IT·인터넷 최고 경영인, 리더십, 고용창출, 국가 경제발전, 사회공헌·윤리경영, 기술혁신, 대중소통 부문 등에 두루 이름을 올렸다. 최근 몇 년 새 네이버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한 대표의 입지도 한동안 공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경영인 부문 6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 벤처업계에서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김 의장은 벤처기업 경영인들 가운데서도 그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김 의장은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6년간 재직했다. 인터넷 열풍이 불던 1998년 사표를 던지고 한게임을 창업해 승승장구했다. 네이버와 합병 뒤 2001년부터 6년여 NHN 대표로 활동했고, 2007년 사퇴 이후 3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2010년 3월 만든 카카오톡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김 의장은 국내 스타트업 환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네이버를 떠나던 당시 다수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했는데, 이 가운데 한 곳이 카카오톡의 개발사였다. 김 의장은 2012년에는 50억원을 투자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말까지 지분 투자에 참여한 기업은 두나무, 넵튠 등 112곳으로 누적 투자액은 1013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는 스타트업 교육 플랫폼인 스타트업캠퍼스를 설립해 1대 총장에 오르기도 했다.

LG家 구광모 3위, 권영수 5위, 구본준 7위 

구광모 LG 회장.<뉴시스>

이번 조사에서 최고의 경영인 부문에 LG그룹 경영인들이 대거 포진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대표직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이 12.0%의 깜짝 지지도를 받으며 3위에 올랐다. 최근 LG유플러스에서 ㈜LG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은 5위(4.4%), 지난 5월 작고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은 7위(3.4%)에 이름을 올렸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구광모 회장 선호도는 이례적이다. 구 회장은 최고의 경영인 3위를 비롯해 리더십 부문 1위(9.6%), 고용창출 부문 2위(8.6%), 국가 경제발전 부문 2위(10.6%), 사회공헌 부문 2위(15.8%), 기술혁신 부문 4위(6.8%)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모두 이름이 올랐다.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LG그룹은 ‘정도경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부터 3대에 걸쳐 경영 철학에 윤리를 가장 앞세웠다. LG는 임직원들의 윤리·인성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LG그룹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맨 처음 교육을 받는 장소인 LG인화원에서는 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정도경영 메시지를 뼛속 깊이 배울 수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본지 설문조사에서 사회공헌 부문 1위(10.6%), 최고의 경영인 부문 6위(5.2%)에 오른 구본무 전 회장은 “부정한 방법으로 1등 할 거면 차라리 2등을 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 것으로 유명하다. 순환출자 고리를 단절하고 협력업체들과 상생 경영을 벌이는 등 언행일치의 자세를 제대로 보여줬다. 여타 재벌기업 총수들이 정경유착 등 각종 불법 행위로 처벌받을 때도 LG는 무풍지대에 가까웠다.

취임 3개월 차 구 회장에게 대학생들이 갖는 호감은 일종의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특별히 보여준 성과도 없고 그럴만한 물리적 시간도 부족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구 회장은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인물이다. 당장 휴대폰과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LG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만큼 이를 잘 타개한다면 기업 이미지와 맞물려 향후 대학생 선호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원포인트 인사’로 ㈜LG 이사직을 맡게 된 권영수 부회장이 5위에 올랐다. 지난 인사 개편 당시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LG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축으로 권 부회장을 곁에 데려온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권 부회장은 2006년 구 회장이 LG그룹 대리로 입사했을 때 팀장으로 ‘사수-부사수’ 관계를 맺으며 상호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재무 전문가로 2006년 이후 LG그룹 계열사 5곳에서 CEO만 12년간 맡아왔다. 업계에선 정도경영과 ‘인화’를 내세우는 LG그룹 색깔과는 달리 가는 곳마다 도전적 경영으로 변화를 끌어내 그룹 내 ‘리베로’라는 얘기를 듣는다. 위기에 봉착한 LG그룹의 ‘색깔 바꾸기’에 권 부회장이 직접 관여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7위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구 회장의 숙부다. 1985년 LG의 전신인 럭키금성에서 반도체 부장으로 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줄곧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맡으며 형 구본무 전 회장을 보좌했다. 구 전 회장이 와병 중일 때는 ㈜LG로 적을 옮겨 그룹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구 부회장은 사회공헌(3위)과 리더십(5위), 고용창출(7위), 국가 경제발전(8위), 기술혁신(10위), 대중 소통(10위) 부문 등에 이름을 올렸다. LG가의 전통적 장자승계와 계열분리 원칙에 따라 연말 퇴진을 앞둔 가운데,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향후 계열 분리를 어떻게 할것인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 페이스’ 고동진 8위, 이수만 10위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뉴시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이번 조사에서 8위(3.0%)로 삼성그룹에서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에서 권오현 회장이 반도체를 주도했다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주도하는 인물은 고 사장과 신종균 부회장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학사를 졸업한 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한 길만 걸어왔다. 2001년부터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 부사장을 거치며 정보통신분야를 총괄했고, 이후 삼성 갤럭시 언팩 2016이 열리기 직전 신종균 부회장(당시 사장)의 뒤를 이어 무선사업부 사장으로 취임했다.

고 회장은 무선사업부에서 일하며 마케팅 비용 조절과 정확한 시장수요 예측을 통한 생산으로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에선 삼성이 갤럭시를 통해 아이폰과 양대 산맥을 이루게 된 데 직접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탁월한 능력 덕분에 2016년 발생한 갤럭시 노트7 단종 사건 당시 회사가 조 단위의 막대한 피해를 보았음에도 재신임을 받았다.

케이팝(K-POP) 산업화의 선구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깜짝’ 10위(2.6%)를 기록했다. 1990년대부터 H.O.T.와 S.E.S, 신화, 보아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SM엔터를 국내 최고 연예기획사로 만들었다. 이후 나온 모든 아이돌 그룹이 이수만 대표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긴 뒤엔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와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SM엔터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간 뒤로도 주식회사 SM의 지분 20.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주요 경영 현안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엔터업계는 ‘열국지’에 접어든 형국이다. JYP엔터가 트와이스 등에 힘입어 시총 1조원을 뛰어넘었고, 전통적 경쟁자인 YG엔터는 숨고르기 후 도약 채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빅히트 엔터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산업 전반에 급격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SM엔터는 최근 키이스트와 미스틱 엔터 지분을 인수하는 등 새 판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물이 곧 브랜드’ 정태영 9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뉴시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해 10위에 이어 올해는 9위(2.8%)로 한 단계 상승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체로 현대카드의 ‘아이콘’이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정 부회장은 2002년 현대카드 대표를 맡아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1%에서 15%까지 끌어올렸다. ‘슈퍼콘서트’ ‘슈퍼매치’ 등 스타 마케팅이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등 문화 마케팅 등이 젊은 층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기업 경영인 공동 11위(1.8%)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공동 13위는 이재용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사장(1.6%)이 차지했다. 15위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1.4%), 공동 16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1.2%)이 각각 차지했다. 공동 18위는 김범석 쿠팡 대표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가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위 내 인물들을 업종별로 보면 4차 산업혁명의 주류 산업인 IT·인터넷 부문이 10명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이 밖에 지주사 3곳, 유통업 3곳, 금융사 1곳, 공익재단 1곳, 호텔업 1곳, 제약업 1곳 등이다. 이들 가운데 전통적인 재벌가 후손이 8명, 재벌 기업 전문경영인이 7명이다.

이번 설문에서 IT·인터넷 기업과 재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게 확인됐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떠오르는 해’와 ‘지는 해’가 뚜렷이 드러났고, 그룹 이미지를 잘 가꾼 기업 경영인을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내년 조사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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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인사이트코리아>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피니언라이브에서 전국 남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표본은 무작위추출이다. 설문 응답자는 남·여학생 각각 250명이다.

4년제 대학 재학생이 391명으로 가장 많고 대학원 재학생(석·박사) 58명, 전문대 재학생(2·3년제) 48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 300명, 대전·세종·충청 60명,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70명, 광주·전라·강원·제주 70명이다.

온라인을 통해 구조화된 설문에 의한 질문지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지난 9월 7일부터 12일까지 총 6일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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