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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역설] 알바생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
[최저임금의 역설] 알바생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
  • 금민수 기자
  • 승인 2018.09.2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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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논란에 알바생의고통은 묻혀..."비용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우해달라"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추모를 위해 라면을 놓고 갔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금민수 기자] 2016년 6월 용역업체 직원 A씨가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 들어오는 지하철과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했다. 한 명 당 할당받은 지하철역은 많고 직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원칙 상 2인 1조가 수리에 투입된다. 하지만 사고 당일 A씨는 시간에 쫓겨 혼자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 19살 꽃다운 청춘이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스러졌다.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늘 가방에 넣고 다녔던 컵라면이 배낭에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올해 8월 대학교 2학년 K씨(23)가 용돈을 벌기 위해 단기알바로 택배 상·하차를 하다가 감전사로 목숨을 잃었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책임자의 안전교육이 없었고 전부터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씨에 해당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변을 당했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학비를 마련하거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알바를 뛰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흔한 일이다. 편의점, 식당, PC방 등 우리가 자주 가는 곳에는 늘상 알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보수언론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고 소상공인들이 어려워졌다며 경제난의 모든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고 있다. 덩달이 편의점 가맹점주들, 식당 사장 등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본점의 갑질과 같은 업종의 과밀로 인해 장사가 안되거나 수입이 턱없이 줄어드는데도 최저임금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저임금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알바생들의 고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2년 전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알바생이 사망했을 땐 온 언론이 난리를 치며 알바생의 열악한 처지에 분노를 표시했다. 지금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알바생의 힘든 삶에 관심을 두는 언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용자 편에서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알바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지켜보고 있을까.    

"비용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접해주길"

지난해 알바천국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된 채용 공고 176만8784건을 분석한 '2017년 청소년 및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실태'를 발표했다. 학교 졸업 혹은 대학생 알바생이 10명 중 9명이었다. 구체적으로 20세~24세(86.2%), 15~19세[(8.6%), 25세~29세(3.8%), 30~34세(1.4%) 순이었다. 한창 학교를 다니는 20대 초중반 학생들이 알바생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알바를 할까? 사회적 협동조합 ‘일하는 학교’와 ‘청소년 상담복지센터’가 실시한 ‘생계형 알바 실태 조사’에 따르면 사회 경험을 빼고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용돈을 벌기 위해(42.2%), 생계유지(35.9%), 가정경제 보탬(13.6%) 등 순이었다.

강남의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 A씨의 얘기다.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번다. 토익점수가 있어야 졸업할 수 있어서 얼마 전에 큰 맘 먹고 30만원짜리 토익학원에 등록했다. 교통비 10만원, 핸드폰 비 10만원 그리고 적금과 아직 갚지 못한 학자금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식당 밥값이 올라 한 끼가 시급 7530보다 비싸다. 삼시 세끼가 사치다. 아끼려면 밥도 굶어야 한다.”

<자료=통계청·최저임금위원회, 그래픽=이민자>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받아도 살기가 쉽지 않은데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는 청년들이 많다. 최저임금이 늘어날수록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법정 최저임금 위반율이 갈수록 늘어난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법정 최저임금 미적용자 비율은 13.6%로 226만명에 달했다. 이러한 가운데 2016년 청년 노동자의 법정 최저임금 미적용자 비율은 16.6%(63만명)이며 청년 비정규직의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 비율은 31.8%(59만9000명)에 달했다.

2017년 8월 통계청이 실시한 경제 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2017년 최저임금(6470원)의 80%(5176원)에 못 미치는 노동자는 108만명(5.4%)이었다. 또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 영향은 316만 명(15.9%)이고, 간접 영향은 236만 명(11.9%)으로 집계됐다. 직접영향과 간접영향을 합친 전체 수혜자는 552만 명(27.7%)으로, 노동자 4명 중 1명 꼴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대다수 알바생들의 생각이다. 알바생들은 한끼 밥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받고 소모품 취급을 받아야 하냐는 게 이들의 항변이다.

알바노조 신정웅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알바생을 비용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우해줘야 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공생했으면 좋겠다. 소상공인들이 데모 나가고 아프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 그 자리를 채워 주는 사람이 누군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저임금 8350원이 얼마나 많다고 온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알바생은 자식같은 학생들 아닌가. 최저임금 만원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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