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빨라지는 남북 경협...이재용의 '평양 구상'은?
속도 빨라지는 남북 경협...이재용의 '평양 구상'은?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8.09.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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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인사들 삼성에 호감 표시...건설·산림·전자·반도체 투자 거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 정상 및 수행원 오찬에 앞서 옥류관 테라스에서 대동강을 바라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 북한 땅을 밟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공항에서 방북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말 없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첫 방북 행보 이후 남북 경협과 관련해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LG 구광모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과 함께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업계는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각 기업에 구체적인 투자 제안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러 기업 총수 중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은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 이었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이자 대한민국 최대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북한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이재용 부회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북경협과 관련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나눴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비공개로 대북 투자 등에 관해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지금은 미국과 UN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경제협력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측 경제 인사들 이재용 주목...“우리가 꼭 오시라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북측 인사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와의 경제인 면담 자리에서 리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인사말에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우리가 꼭 오시라고 했다”며 삼성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리용남 부총리의 발언은 남북 경협과 관련해 삼성의 역할에 대한 북측의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내놓을 수 있는 남북경협 예상 시나리오.

이 부회장의 방북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릴 경우 삼성이 북한에서 어떤 사업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을 볼 때 건설·산림·전자·반도체 등과 관련한 대북 투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대북사업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토목·건설이 꼽힌다. 삼성의 주력 산업은 아니라도 현재 북한에서는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건설 부문 영업팀 산하에 ‘남북경협 TF’를 구성, 여타 그룹 중 가장 발빠르게 대북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평양 정상회담 이후 경협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경제 제재가 풀릴 경우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경제인들의 두 번째날 일정을 양묘장으로 잡으면서 관련 경협 사업에 대한 추측도 잇따르고 있다. 둘째날인 지난 19일 경제인들은 첫 일정으로 양묘장을 방문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산림녹화정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제인들이 방문한 양묘장은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에 있는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재건을 지시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의미가 담긴 양묘장을 남측 경제인에게 공개한 것은 남북 산림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산림협력’ 투자가 경협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산림현황 통계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6년까지 25년 동안 북한 산림의 약 40%가 사라졌다. 매년 북한에서 국제 축구장 13만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2018 북한산림 황폐화 현장 실태 보고서’에서 개성 지역 사천강 주변 대부분이 민둥산이며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고, 산림 부족에 의한 재난 피해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산림 황폐화 심각...‘민둥산’에 통 큰 투자할까

산림 협력에 대한 부분은 지난 4.27남북정상회담에서도 약속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재계 총수들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 경협과 관련해서는 산림사업을 하고 있는 SK임업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삼성 역시 삼성물산에 조경사업팀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현안을 직접 눈으로 본 이재용 부회장이 북한의 산림 조성에 통 큰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논의가 이루어질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가전 분야 투자가 유력해 보인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 때 들려온 후문에 의하면 평양 시민들은 삼성의 전자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성능이 좋아 고위층에서 삼성 휴대폰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재 북한에서 사용되는 휴대전화와 태블릿은 모두 중국산 반도체 부품을 이용하는데 비싸면서도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평양 시민들은 남한 기업들이 북한에 들어오면 좀 더 싼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경제교류가 더욱 활성화 되면 어느 지역이 될지 모르지만 북한에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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