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의 꿈...평양에 파리바게뜨 연다?
허영인 SPC 회장의 꿈...평양에 파리바게뜨 연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9.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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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옹진 실향민 출신 기업가..."북에 맛있는 빵 제공하고 싶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기업 총수와 전문 경영인들이 경제분야 특별수행단으로 동행해 대북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향민 출신 기업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영인 회장은 이번에 4대 그룹 총수와 경제단체장 중심인 경제계 방북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7월 11~13일 싱가포르 국빈 방문에 식품업계 오너로는 유일하게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 바 있다. 허 회장은 또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북미정상회담, 3차 남북정상회담까지 프레스센터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기간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 파리바게뜨 부스를 차렸다. 평양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2800여명에 달하는 내외신 기자들에게 빵과 음료수, 생수, 커피 등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허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식음료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흔쾌히 무상 지원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허 회장의 이같은 관심 이면엔 그가 북한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허창성 창업주, 황해도 옹진에 빵집 '상미당' 열어 

허영인 회장의 아버지 고(故) 허창성 SPC명예회장은 황해도가 고향인 실향민 출신 기업인이다. 허 회장은 1949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한 각별한 그리움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는 빵이 밥을 대신할 수 없다는 편견이 가득했던 시절, 빵에 단순한 판매용 먹거리가 아닌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겠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해방이 되던 해인 1945년 10월 28일 황해도 옹진에 삼립식품 전신인 ‘상미당’을 세웠다가 전쟁이 터지자 남쪽으로 내려와 1953년 을지로 4가에서 다시 가게를 열었다. 삼립식품은 국내 기업 중 역사가 오래 된 기업 중 하나다. 허창성  창업주는 중국인의 호떡 가마를 보고 열기를 분산시키는 무연탄 가마를 개발해 제빵 생산 원가를 10분의 1로 줄여 국내 공장빵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삼립식품의 대표상품으로 1964년 출시된 ‘삼립 크림빵’, 1971년에 탄생한 ‘삼립 호빵’, 호떡 모양인 ‘호이호이’, 국내 최초 우동 습면 ‘하이면’, 케익류 빵인 ‘보름달’ 등은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허창성 창업주가 199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당시 삼림식품을 맡았던 둘째 아들 허영인 회장에게 당부한 말은 지금도 회자된다. 2003년 작고하기 전, 그는 병상에서 “빵은 수백만 개 만들어도 고객은 빵 하나로 평가한다”며 “다시 한번 옛날 그대로 크림빵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애초 삼립식품의 경영권은 장남인 허영선 전 회장이 물려받았고, 차남인 허영인 회장은 당시 샤니를 맡았다. 장남이 운영한 삼립식품이 리조트 사업 투자 실패로 부도 위기에 처하자, 허영인 회장이 삼립식품을 인수해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과 여러 외식 사업군을 묶어 SPC그룹을 만들었다.

허영인 회장은 평소에도 자주 “북에 맛있는 빵을 제공하고 싶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남북 평화에 유독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기간 중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파리바게뜨 부스.<뉴시스>

이번 평양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UN의 대북 경제제재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잘 풀릴 경우 경협 사업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때 특히 북한과 인연이 깊거나 대북 사업에 관심을 쏟는 기업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점에서 허영인 회장이 이끌고 있는 SPC그룹이 식품 분야 대북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허영인 회장의 아버지, 허창성 선대회장은 고향인 황해도 옹진에 ‘상미당’을 열었다. 아들인 허영인 회장은 평양에 '파리바게뜨'를 여는 날이 올지 기대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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