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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만남이 뉴스거리인 나라
‘김&장’ 만남이 뉴스거리인 나라
  •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8.31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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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왜 뉴스거리가 되는지.”

지난 8월 29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두 사람은 기자들 앞에서 두 손을 잡고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해 김 부총리를 기다린 장 실장은 사진 취재를 의식한 듯 “손을 꽉 잡으시죠”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게 뉴스거리냐고 했지만, 많은 언론이 문재인 정부 경제라인 투톱의 회동을 크게 보도했다. 두 사람이 공식회의가 아닌 자리에서 따로 만난 것은 7월 6일 이후 54일만이라고 날짜까지 헤아리면서. 당초 두 사람은 7월 회동 이후 2주마다 정례적으로 만나기로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언론이 숱한 사건사고와 일, 현상, 정보에서 무엇이 뉴스거리인지를 판단하는 데는 나름 기준이 있다.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영향력)부터 좀처럼 생길 수 없는 일(희귀성)이거나 대립․충돌의 강도가 센 일(갈등성), 대상이 널리 알려진 경우(저명성), 수용자들에게 밀접한 일(근접성)들이 뉴스거리가 된다.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만한 일(인간적 흥미성), 최신의 새로운 소식(시의성), 보편적 가치나 규범체계를 벗어난 일이나 사건(부정성)도 빼놓을 수 없는 뉴스거리다.

알다시피 경제부총리는 부처장관들로 구성된 경제팀의 컨트롤타워다. 정책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개혁 과제를 청와대가 틀어쥐고 밀고 나가려고 신설한 자리다. 막강한 자리에 앉은 저명한 투톱이 국민의 경제․사회생활과 관련이 깊은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소득주도 성장 추진 방향 등을 놓고 의견차를 드러내며 갈등하니 어찌 뉴스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더구나 투톱은 세인의 관심을 끄는 신조어를 양산해냈다.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김 부총리를 건너뛴다는 ‘김동연 패싱’, 김 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일에 자꾸 간섭하는 청와대 참모진 등을 일컫는 ‘(너무 많은) 시어머니’, 김 부총리와 장 실장 중 누가 실세냐를 빗댄 ‘장앤김이냐, 김앤장이냐’, 김 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을 비아냥거린 ‘투자 구걸’, 투톱의 불화가 청와대와 기재부 및 경제부처의 협조체제를 흔든다는 ‘(정부가)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에 이르기까지.

이들 표현 모두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정책효과를 떨어뜨리는 것들이다. 투톱이 빈틈없는 공조로 시장과 기업에 긍정적 신호를 주기는커녕 사전 조정이나 협의가 되지 않은 엇박자로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 결과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완벽한 팀워크로 고용 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하라”며 옐로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임면권자로부터 이런 질책을 듣고서도 투톱은 8월 30일 문재인 정부 첫 개각 명단에 들어가진 않았다. 출범 1년 3개월 만에 대한민국 경제호의 선장을 바꾸기에는 상황이 엄중해서이리라.

국민은 실업률이 치솟고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어두운 뉴스보다 밝고 희망찬 뉴스를 원한다. 투톱은 자신들의 만남 자체가 주요 뉴스가 되는 희한한 상황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데부터 직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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