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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유진투자증권 유령주식 매도 사건 전말
[심층분석]유진투자증권 유령주식 매도 사건 전말
  • 금민수 기자
  • 승인 2018.08.10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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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 시스템 부실이 원인...투자자 불신 키워

 

유진투자증권에서 유령주식 매도 사고가 발생했다.<유진투자증권>

[인사이트코리아=금민수 기자] 지난 4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에 이어 유진투자증권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은 삼성증권 사고 바로 직후인 5월에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2개월 가까이 묻혀 있다가 지난 7월 개인투자자 A씨가 유진투자증권을 상대로 해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해외 주식 매매라서 국내 주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잇따라 터지는데 대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A씨는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 주식 665주를 구매했다. 해당 주식은 지난 5월 현지 시장에서 병합됐고 A씨가 보유 중인 주식 수는 665주에서 166주로 줄었다. 대신 주당 가격은 8.3달러에서 33.18달러로 올랐다.

병합으로 인해 주식은 4분의 1로 줄어든 반면 주식가치는 뛴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병합 내용이 유진투자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A씨는 주식 가치가 오른 것을 확인하고 665주를 팔았고 매매차익으로 1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실제로 보유한 주식은 166주임에도 불구하고 거래 시스템에서는 665주가 팔린 것이다.

다음날 유진투자증권이 뒤늦게 매도 제한 조치를 취했지만 때는 늦었다. A씨의 매도 주문은 이미 체결된 뒤였다. 결국 유진투자증권이 A씨가 보유한 166주를 제외한 나머지 499주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였다.

지난 7월 유진투자증권은 499주 매입 비용을 A씨에게 요구했다. A씨는 정상적인 거래임을 주장하며 이를 거부했고 결국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맞서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8일 공식 입장을 금감원에 제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해외 주식 매입 시 SAFE 시스템을 통해 해외 주식의 병합·분할 정보를 받는다. SAFE는 일종의 웹하드와 같은 시스템이다. 미국 중앙예탁기관(DTCC)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한국예탁결제원이 SAFE 시스템에 올린다. 이 정보는 각 회사가 직접 확인해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반영한다. 즉 SAFE는 사람이 직접 시스템에 접속해서 확인하지 않으면 주식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 결국 사고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예탁결제원 "2~3일 전 해당 주식 병합 정보 제공"

대형증권사의 경우는 주로 CCF 시스템을 활용한다. 한국 예탁결제원과 같은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중앙예탁기관(DTCC)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중앙예탁기관으로부터 오는 정보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주식 병합이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정확한 날짜는 알기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증권사에서는 현지 브로커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블룸버그라는 현지 정보망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이번 유진투자증권 사고도 마찬가지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2~3일 전부터 해당 주식의 병합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평소처럼 정확한 날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같은 주식을 보유한 증권사는 이에 대해 대비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중앙예탁기관에서 주식 병합과 관련한 전문을 보통 2~3일 전에 보내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사건은 전문이 당일 도착해 손을 쓸 틈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2015년부터 해외주식 거래와 관련해 독자적인 전산망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 유일한 시스템이다. 또한 예탁결제원과 별도로 블룸버그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행한다. 통상적으로 해외 주식 시장에서 변동이 많기 때문에 변화가 생기면 블랙아웃(거래 중지 기간)을 실행한다. NH증권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전산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제로 현재 NH증권은 해외 주식의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블랙아웃 없이 거래를 한다.

한편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내부통제시스템 점검 결과 국내 32곳 증권사 내부통제시스템에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10~17일 검사 인원 5명을 파견해 유진투자증권과 한국예탁결제원을 상대로 현장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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