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0-17 16:47 (수)
증권업계 '돈키호테’ 주진형, 635조 굴리는 운전대 잡나
증권업계 '돈키호테’ 주진형, 635조 굴리는 운전대 잡나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8.09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유력설...문재인 정부와 코드 맞는다는 평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국민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면접이 오는 21일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19일까지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에 30여명이 지원해 최근 서류심사를 통과한 최종 후보군 13명이 확정됐다. 이 가운데 주 전 사장이 CIO 재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투자업계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연금 CIO 자리는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돌연 사표를 낸 후 1년 이상 비어 있어 CIO에 누가 올지 관심이 집중됐다.

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최근 CIO 재공모에 지원한 30명 중 13명을 추려 서류심사 결과를 통보했다. 현재 이들 13명에 대한 평판, 신원 조회가 진행 중이다. 면접심사는 21일 치러지며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르면 내달 선임될 것으로 공단 측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면접 대상 후보군을 보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적극적 의결권 행동 지침) 도입을 지지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국민연금 해외증권실장 출신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 이승철 전 산림조합중앙회 신용상무,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 CIO 등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13명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증권가에 돌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그의 CIO 지원이 기사화된 후에도 묵묵부답이라 지원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금운용본부장 물망에 계속 올랐던 주 전 사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상황이고 스튜어디스코드 도입 등 현안이 산적한 분위기로 볼 때 주 전 사장의 개혁 성향이 이번 정부 들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주 전 사장이 20등으로 서류 심사 초반 평가됐다가 최종 5등으로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순위 급등은 이례적이라 더욱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스튜어드십코드에 적합한 인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터넷 소통을 자주 하는 주 전 사장은 지난 6월 자신의 SNS에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를 통해 대한항공 같은 개별 회사에 개입할 것을 지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주 전 사장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기금운용위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보건복지부가 권한을 놓지 않으면서 책임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사장 시절 업계 최초로 매도 리포트 확대, 고위험 주식 선정 발표, 수수료 기준 개인 성과급제 폐지, 과당매매 제한 등 개혁 실험에 나서 ‘증권업계 돈키호테’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2015년 증권사로선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반대 의견을 내 삼성과 한화그룹 양쪽에서 사임 압력을 받았으며 청와대가 합병 찬성 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청문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임추위가 이런 주 전 사장의 행보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주진형 "한국재벌 경영방식, 조폭과 다를 바 없어"

주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다. 그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해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냈으며 당시 국민연금이 임대주택을 늘리는데 투자해서 젊은 세대 주거비용을 줄이고 보육원을 늘려 양육비용을 낮춰 출산율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 철학'과 맞는다.

주 전 사장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부터다. 그는 재벌 총수들을 앞에 두고 “한국 재벌들의 경영방식은 조폭과 다를 바 없다”고 발언해 청문회 스타로 떠울랐다.

반면 주 전 사장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전략기획 업무, 리테일본부 업무를 담당해온 터라 운용 투자 부문 경력이 없어 기금 운용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에선 개혁 성향이 강한 주 전 사장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주주권 강화에 나서는데 성향상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할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적폐청산도 좋지만 지나치게 급진적인 인사가 CIO에 선임되면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어 기금 운용자로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인사부에서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 전 사장이 CIO 지원해 13명 후보군에 들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인사부에서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며 말을 아꼈다.

면접심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기금이사추천위는 1명 또는 2명의 후보자에 대해 금융거래 전력을 조회해 이상 여부를 점검한 뒤 공단 이사장에게 최종 1명을 추천한다.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하는 절차를 밝은 후 기금운용본부장을 임명한다.

기금운용본부장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새로 인선하는 기금운용본부장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후 8번째이며 기금이사로 9번째가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