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시...'전기료 폭탄' 걱정 안 해도 될까

"요금 부담 경감 방안 7월 고지서부터 반영하라"...가정용 누진제 근본적 손질 주장도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뭘 자꾸 조만간일까 검침일 조정하란 대책 같은 거 필요 없고 누진제 폐지해! 쓴만큼 낼테니까 국민세금 걷어서 한전 만들고 전기 만들면서 그 전기 국민이 쓰겠다는데 돈을 많이 내라고!"(아이디 tway***)

낮 기온이 최대 40도에 육박하는 등 재난 수준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지난달 전기요금 청구서가 6일부터 11일까지 각 가정에 순차적으로 발송된다.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사용이 생활화됐지만 각 가정은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 걱정이다. 폭염이 오는 7일 입추 이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서 전기료 폭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커짐에 따라 정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절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기요금 폭탄 우려와 관련해 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확정해 당장 7월 고지서부터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폭염으로 각 가정마다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우선적으로 7월과 8월 두달 간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저소득층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 등 전기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7월분 전기요금 고지부터 시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전기요금 인하 방안에 대해 한전과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여름과 겨울에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권 의원은 개정안에서 동절기(12~2월)와 하절기(7~9월)에 대통령령에 따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부담을 경감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하절기의 주택용전기요금의 누진제 부담을 산정한 뒤 그 부담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 시행일 이후의 전기요금에서 소급적용해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여름 전기요금 얼마나 더 나오나

그렇다면 가정용 전기요금 얼마나 더 나올까. 각 가정에서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두 대를 8시간 가량 가동할 경우, 월평균 25만8000원이 전기요금으로 청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에어컨을 2시간 더 켜면(10시간), 12만원이 추가되면서 요금이 37만원 안팎으로 훌쩍 뛴다. 이는 가정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전기를 두 배 많이 쓰면 전기 요금이 10배 이상 나오는 구조다. 일정 전력 이상을 사용하면 각 구간별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뛰는 가정에 높은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6년 개편된 누진제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모두 3단계로 구간에 따라 kWh당 요금이 달라진다. 200㎾ 이하 사용 시 910원, 201~400㎾ 사이면 1,600원, 400㎾ 초과 사용 시 7,300원이 부과된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폭염과 열대야로 각 가정에서 에어컨을 하루종일 켜놓는 경우가 많아 이 구간대로라면 수십만 원대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6년 누진제 개편으로 최대 11.7배에 달하는 요금이 최대 3배로 완화됐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대부분 2배 이하의 누진율을 적용하고 있어 여전히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이 높은 실정이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가정용 누진제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을 이번 주 중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40여년 간 시행된 누진제를 당장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현 누진제 2단계 구간을 월 400kw에서 500kw로 늘려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소상공인, 다자녀, 대가족 등 전기 사용이 많은 취약계층에 대한 제한적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당에선 중산층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에 취약계층을 떠나 중산층도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혜택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