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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AI 조수’ 쓸 만 하세요?
의사 선생님, ‘AI 조수’ 쓸 만 하세요?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8.07.3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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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의료 혁신 꿈꾸는 이예하 뷰노 대표
뷰노 이예하 대표.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평균 3.3명 대비 70% 수준이다. 임상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수도 OECD 평균인 9.5명보다 2.7명 적은 6.8명이다. 이처럼 국내 의료현장은 두 명의 의사가 1000명의 환자를 진료해야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고령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의 질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이 투입된다면 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서울 강남에서 만난 스타트업 ‘뷰노’ 이예하 대표는 AI를 무기로 열악한 의료현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이 의료진을 도와 업무 효율을 높여줄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뷰노’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달라.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에서 AI를 연구했던 연구진 3명이 의기투합해 2014년 창업했다. 뷰노넷이라는 자체 엔진을 통해 의료 빅 데이터를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AI가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쓰일지 관심이 높다. 의료분야에서 어떤 가능성을 봤나.

“딥러닝 기반 분석 기술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물색했다. 창업 당시 커머스 시장은 잘 굴러가는 상황이었던 터라 금융·보험과 의료분야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의료계에 우리 기술이 들어갔을 때 파급력과 성과가 클 것으로 봤다. 대형병원들은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을 10년동안 의무보관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의료진이 그 많은 데이터를 보고 진료할 수 없기 때문에 경험을 바탕으로 진단을 한다. 만약 이런 빅 데이터들을 AI 딥러닝 기술로 꼼꼼하게 분석한다면 의료진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의사가 미처 진단하지 못한 질병을 찾아낸다거나 중환자의 경우 심정지와 같은 위험한 상황을 실시간 감지를 통해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건강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스타트업으로서 수익창출과 동시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창업 후 어떤 과정을 거쳤나.

“대학병원 등과 협업해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 일들을 주로 해왔다. 병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기개발을 위해서는 병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산병원과 함께 여러 가지 기기를 개발하게 됐고, 지난 5월 기기 중에 가장 먼저 ‘뷰노메드 본에이지’가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인공지능 의료기기 인허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 5월 ‘뷰노메드 본에이지’가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의료기기 인허가 승인을 받았는데 어떤 기기인가.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성조숙증이나 저신장증 등 성장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환자들의 검사를 위해 촬영된 수골(손뼈) 엑스레이 영상을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분석하고, 의사의 판독 업무를 보조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국내 대형병원에서 수년간 수집된 엑스레이 영상 수 만 건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의사를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의 판독 능력을 갖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3년간 개발하고, 고대안암병원과 임상시험을 거쳐 완성했다.”

뷰노가 개발한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 <뷰노>

의료 현장에서 의사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나.

“기존에는 손뼈 나이를 측정할 때 의사가 환자의 왼쪽 손 X선 사진을 참조표준 사진과 비교하면서 직접 하나씩 확인해야 했다. 이 작업은 다른 중요한 질환들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사들의 주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의사들로부터 객관적으로 일관성 있고 신속하게 가이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많았다.

딥러닝이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손뼈 사진 수만 장을 학습한 본에이지는 환자의 손뼈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몇 초 이내로 뼈 나이를 알려준다. 환자의 사진과 비슷한 사진 중 가장 비슷한 순서대로 1·2·3위를 보여주는데, 어느 부위를 보고 판단했는지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의료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울아산병원과 뷰노가 미국영상의학학회지에 작년 발표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의사가 이 제품을 판독에 활용한 경우 기존에 의사 혼자 진단을 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정확도는 약 10% 향상시켰고, 판독 시간은 최대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뷰노메드 본에이지와 전문의의 오차는 평균 한 달에서 ±7개월 미만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인허가 기준치에 부합했다. 뷰노메드 본에이지 허가 소식 이후 국내 30곳 이상의 병원에서 구매 의사를 보이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이 의료 시장 진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나.

“의료 시장 전체는 크지만 작은 부분들에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애매한 게 있다. 의료 시장은 작은 부분들까지도 전문화되어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틈새시장을 노리기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간소화되어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국내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의 첫 신호탄이다. 상용화까지 어떤 과제가 남았나.

“현행 제도에서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시장에서 판매할 수는 없는 환경이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기가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의료기기 품목 허가, 건강보험 적용 심사, 신의료기술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 1년 정도가 소요된다. 뷰노메드 본에이지의 경우 의료보험 적용항목이 될지 여부가 남아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요양급여대상 또는 비급여대상으로 결정되지 않은 요양급여의 행위와 치료재료에 대해서는 요양급여대상여부의 결정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청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기 식약처 허가 이후에는 기존 기술인지 새로운 기술인지로 평가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기존 기술로 인정되면 급여 여부만 평가하면 되지만 새 의료기술로 분류되면 법적검토를 280일간 받아야 한다. 다만 본에이지는 예외적으로 병원의 업무 효율도 높여주기 때문에 환자에게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병원에 협약서를 받고 팔아도 된다. 하지만 수익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는 수가를 받거나 비급여 인정이 필요하다.”

AI 기술개발에 있어 개선되어야 할 규제는?

“지난 7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회에서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기는 더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도록 규제 벽을 대폭 낮추고 시장 진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기존 390일 정도 걸린 시장 진입 절차도 80일 이내로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체외 진단 분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외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은 여전히 이중 규제를 받아야 하는 한계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전인증(pre-cert) 프로그램처럼 의료기기가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뷰노메드 본에이지’ 외 개발 중인 의료기기는?

“국내 대형병원 및 제약사 등과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진단보조기술을 개발 중이다. 뷰노메드 본에이지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 흉부 X-ray 및 CT 기반의 폐암 진단, 안저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한 심정지 조기 예측 소프트웨어 등도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흉부엑스레이 분석은 정상 비정상 여부를 90~95% 이상 정확하다. 폐암 같은 위험한 질병의 전조를 초기에 잡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장 전문 병원인 메디플렉스 세종병원과 함께 개발한 심정지 조기 예측 소프트웨어의 경우, 실시간 중환자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가능성을 분석해 알려준다. 의심 환자를 미리 중환자실로 이송해 실제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세종병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심장협회지(JAHA)에 실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성향을 가졌나?

“정적인 것들을 좋아한다. 여가시간이 주어지면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혼자 시간을 갖는다.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집념이 강한 편인 것 같다. 아마 전형적인 공돌이가 아닐까 싶다(웃음).”

앞으로의 목표와 포부는.

“AI 딥러닝을 연구할 당시 AI 기술이 우리 생활에 가져올 올 변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의료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이런 작은 변화들이 더불어 의료혁신을 불러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검증 후에는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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