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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화물차 운전자 가슴이 '덜컥'...경유세 올린다고?
SUV·화물차 운전자 가슴이 '덜컥'...경유세 올린다고?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7.16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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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하반기 경유세 인상 추진설...업계 “자동차 산업 위축, 서민 증세 우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경유(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경유세 인상이 재점화되고 있다.<뉴시스>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하반기 경유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열린 제3차 에너지전환포럼 정기포럼에서 경유세 개편안이 제시됐다. 이번 개편안의 골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중 경유의 기본 세율과 탄력 세율을 각각 리터당 50월씩 올린다는 내용이다. 현행 경유 기본세율은 리터당 340원이며 시행령에서는 탄력 세율이 리터당 375원이다.

경유세 개편안이 나오자 경유를 쓰는 SUV 차주들을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까지 매출, 판매량 등에 미치는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유일한 돌파구였던 SUV 열풍이 수그러들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경유세가 오르면 디젤 차량 비율이 높은 SUV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판매량은 395만8683대로, 전년 상반기보다 2.8%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늘어났지만 한국GM·르로삼성·쌍용차는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현대차는 그랜저·아반떼·소나타를 비롯해 싼타페가, 기아차는 K9, K3가 선전한 가운데 스포티지 등 SUV가 판매를 이끌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이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된 수입 SUV는 3만78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1% 늘었다. 특히 다수 브랜드에서 SUV가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신형 출시 두 달만에 3000대 이상 팔렸고 볼보 역시 중형 SUV XC60이 올 상반기 1111대가 팔려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완성차 업계는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목된 경유차 판매와 운행을 줄이려는 정부의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경유차 판매에 빨간불이 켜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SUV 특성상 가솔린보다 디젤 비중이 더 높아서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경유에 붙는 세금이 오를 전망이다.

환경개선부담금 내는 영세자영업자 이중 불이익?

경유차가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 발생 주범이라는 논란은 이어져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30년까지 개인 경유차를 퇴출시킨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경유값 인상은 예고됐던 바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리터당 200원 이상 싸기 때문에 많은 이가 경유차를 선택한다. 문제는 경유차 보급이 100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많고, 노후 트럭을 몰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들은 환경개선분담금을 내고 있는데다 경유세가 인상될 경우 이중으로 불이익을 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유값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유세를 올리면 경유차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전체 경유차 중 300만대 가량은 생계용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경유세 인상이 서민 증세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가 SUV를 구입한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유세를 올릴 경우 경유차 구매가 억제돼 미세먼지 배출이 줄어들거란 환경론자들 논리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결과’에 따르면 차량운행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이 전체 미세먼지 국내 발생분의 10%에 불과하며 이 중 경유차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과학환경원이 지난해 조사한 ‘수송 부문의 연료별 발암 위해도 기여’에 따르면 경유가 98.8%로 압도적이었다. 조사 기관에 따라 경유차에 대한 위해 여부나 정도에 차이가 나는 셈이다.

우리나라 경유차 958만대(지난해 기준) 중 57.1%인 546만대는 승용차다. 다음은 화물차 330만대(34.5%), 승합차 73만대(7.6%), 특수차(0.8%) 등이다. 경유값이 인상될 경우 546만대의 경유 승용차 운전자와 330만대 화물차 운전자가 직접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화물차는 경유를 연료로 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많아 경유세 인상에 대한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의 반발도 거세다. 경유 차량을 모는 한 네티즌 ‘데이**’는 “휘발유값을 내려서 휘발유 타게 하면 되지 경유 올려 경유차 억제하는 건 무슨 꼼수인가”라며 “SUV가 거의 경유고 경유차 배출가스가 운전자 탓인가, 왜 경유차 오너를 죄인 취급하느냐”고 비판했다.

기재부는 경유세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국회는 지난 2015년 12월 경유세 관련 법의 일몰 시점을 올해 연말까지 도래하는 개정안을 처리한 바 있다. 때문에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은 이 법의 연장 여부를 올해 연말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 법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교통·에너지·환경세가 개별소비세로 전환되고 세금 사용처가 달라지게 돼 개편 논의는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가장 큰 문제인데 경유세를 올리면 기업 부담이 늘고 담뱃값처럼 서민 증세와 다름없다”며 “자동차 제조업체, SUV 소지자, 화물운송업자, 영세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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