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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기업은행 파견·용역직 정규직 전환 파열음, 왜?
[이슈기획]기업은행 파견·용역직 정규직 전환 파열음, 왜?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07.04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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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간접고용 두고 은행-비정규직 갈등...노동계 “임금 인상 없는 무늬만 정규직"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IBK기업은행이 추진중인 ‘비정규직(파견·용역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에 대해 전환대상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행 측이 비합리적인 절차 및 처우개선 방안 등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9월 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파견·용역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한다고 밝히며 노동계 안팎의 호평을 받았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경비·시설관리·미화·사무보조·조리·운전 등 6개 이상의 직군 200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이다.

기업은행은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를 구성해 파견용역 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방법과 절차 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협의기구는 ▲근로자 대표단 10명(기업은행 노조 간부 2명 포함) ▲기업은행 측 대표단 7명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기업은행 측이 모회사 직고용과 자회사 간접고용 두 가지 방안 가운데, 직고용은 처음부터 접어두고 자회사로의 고용만 노동자 대표들에게 반강제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면서부터 불거졌다.

기업은행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이어지는 잡음 배경에 업계와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3월엔 무기계약직(준정규직) 3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임금은 낮추고 업무만 늘렸다’는 지적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철폐를 강화하자 은행장이 생색내기용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000명 중 50명 참석해 직군 대표자 선출

기업은행 비정규직 직원들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격’이라고 지적한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동자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일까지 홈페이지 및 용역업체 SMS 발송 등을 통해 대표자 회의 소집 공고를 알렸으나, 그달 19일에 열린 대표단 구성회의에는 비정규직 전체인원 2000여명 가운데 50여명만이 참석했다.

전체인원의 4% 정도 밖에 모이지 않은 자리에서 대표자 선출 투표가 진행됐고, 결국 6개 직군 가운데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대표자가 없는 직군도 생겨났다.

비정규직 직원들에 따르면, 이러한 절차는 단순한 ‘구색 맞추기’였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용역업체 36개 가운데 해당 공문을 받지 못한 곳이 태반이었고, 특정 직군은 회의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기업은행 측이 뒤에서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기업은행 근로자대표단 배재환 간사(경비직군 대표•공공연대 서울경기지부 기업은행지회장)는 “기업은행 측이 모든 사업장(용역업체)에  공문을 보내야 하는데 받지 못한 곳이 많았고, 공문을 받은 용역업체 가운데 몇몇 업체는 업체 관리자들이 나서서 노동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기업은행 본점에서도 사측 직원들이 비정규직 직원들을 상대로 대표자 선출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전문가들은 절차상 문제가 있고 현재 선출된 대표들의 명분과 정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기업은행 측이 이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직접 참석이 어려운 직원들의 경우 위임장 등을 통한 간접 의사 표현이 수반됐어야 하는데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김세진 정책국장은 “비정규직 전체 직원수 대비 불과 4%에 해당하는 이들이 뽑은 대표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대표들이 기업은행 측의 입김에 좌우될 수도 있다”며 “적어도 절반 이상의 직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대표를 선출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위임장’ 등을 통해 다수 직원들이 간접적으로라도 의사를 표명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이런 식으로 선출되는 대표자 회의는 있으나마나 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용역·공청회 단 한 차례도 안 해

기업은행 측은 협의기구를 구성한 직후부터 비정규직 20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의 최선 방안은 ‘자회사 간접고용’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비정규직 6개 직군 가운데 경비직군과 시설관리직군을 제외한 4개 직군 대표자들은 최근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자회사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한 사실로 미뤄, 이미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방식을 ‘자회사 고용’으로 결정하고, 이를 협의기구에서 관철시켰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또 협의기구 구성 이후 연구용역 및 공청회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정규직 전환을 ‘속도전’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김웅 서울·경기본부장(근로자 대표단 시설관리직군 대표)은 “직고용과 간접고용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당사자들이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한 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고, 이를 기업은행 측에 요구해도 회피하기만 한다”며 “객관적인 판단은 차치하고, 오히려 회사 내규에 해당하는 왜곡된 정보를 유포해 마치 자회사로 고용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근로자대표단 배재환 간사도 “기업은행은 사측의 입맛에 맞춘 그야말로 ‘사탕발림’으로 대표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며 대세론에 따라 밀어붙이기식으로 전환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2개 직군 대표자 및 직원들의 반대에도 지난 6월 26일 기업은행은 자회사 TF 구성을 지시하는 공문을 각 부서장에게 내려 보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자회사TF 구성은 자회사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직군과는 관련이 없다”며 “동의하지 않은 직군은 아직 전환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이와 관련해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를 통해 지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후생복지 포함 10% 임금 인상...“최저임금 상승률과 맞춘 수치”

현재 경비직군과 시설관리직군 대표자들은 모회사 무기계약직(준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기본안으로 기업은행 측과 논의하고 있다. 이들이 자회사 고용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우 문제다. 그중 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크다.

기업은행 측은 “자회사 전환 시 이윤 등을 절감해 후생복지 포함 10%의 임금인상이 가능하다”고 제시해왔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기존 용역업체에게 주는 비용 중 이윤(10%)과 일반관리비(5%)가 있는데, 정규직 전환으로 이 비용이 절감되면 15%의 처우개선이 가능한데도 10%만 주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비정규직 직원들의 생각이다.

특히 ‘후생복지 포함’이라는 전제는 현금 및 현물(직원 포인트·식대·성과급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인데, 이 경우 임금인상률은 0%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률과 비슷한 수준으로만 오르도록 하는 것은 은행 측의 '꼼수'라는 것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김세진 정책국장은 “숫자로 단순히 ‘10% 인상’이라고 하면 임금이 오른다고 볼 수 있겠지만, 현물까지 포함한 복리후생이라면 잘못된 정책”이라며 “최저임금 상승률과 맞춘 자회사 정규직 전환이라서 임금이 올라가는 처우개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가족이라더니 이제 와서 ‘급이 다르다’?

기관 사업이 위탁되는 간접고용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기업은행에서 일어났던 ‘불법업무지시’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불법업무지시란 계약된 사업 이외의 업무를 지시하거나 현장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은행 내에서는 모회사의 직원이 용역 노동자에게 계약된 특정 사업 이외의 사소한 일들을 지시하는 사례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양춘근 기업은행 부행장이 직접 ‘업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 지시는 금지한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기업은행 근로자대표단 배재환 간사는 “기업은행 정규직 관리직원이 경비직 직원에게 ‘샤워장 보수’ ‘전화번호 최신화’ ‘택배 확인’ ‘서류작성’ ‘고객차량주차’ ‘ATM관리’ ‘우체국 심부름’ 등 계약된 경비업무 이외 잡일을 모두 떠안기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며 “자회사 간접고용은 이러한 불합리한 업무 지시가 되풀이되는 고용 형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김웅 서울·경기본부장은 “지난 22년간 기업은행에서 일했다”며 “우리에게 정규직이 하기 힘든 궂은일을 대신 시킬 때는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좀 도와줘’라고 하더니 막상 정규직 전환 얘기가 나오니 ‘우리와 너네는 급이 다르다’는 식으로 대한다”고 토로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가 정규직 사무직으로 입사를 한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그들과 똑같은 임금을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며 “적어도 상식적인 선에서 납득이 가는 합리적인 업무 및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요구를 하는 것이고, 고용안전과 처우 차별없는 복지를 위해 정규직의 최하위인 무기계약직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계 전문가들도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급하게 진행하고 빠르게 마무리 짓는 정규직화는 노동자를 위한 게 아니라 사측이 이미지 개선 효과를 키우기 위한 것이란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김세진 정책국장은 “중요한 것은 정규직의 양이 아닌 질”이라며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단지 이름만 바뀐 정규직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언젠가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기업은행이 무기계약직(준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도 반대 의사를 무시하고 속도전으로 진행했는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 전환을 계속 하는 것은 대외 홍보를 통한 기업은행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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