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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두테르테의 필리핀, 우리 은행들 뭐가 좋다고 달려드나
[핀테크]두테르테의 필리핀, 우리 은행들 뭐가 좋다고 달려드나
  • 최광일 주식회사핑거비나(베트남) 신사업추진부 매니저
  • 승인 2018.07.0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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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장 규모 46억 달러…2020년까지 79억 달러로 확대 전망
<Cagayan Economic Zone Authority 전경, 자료: Eng’r. Carlo sales>

 

지난 6월 방한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과 필리핀의 핵심경제 정책인 ‘국가비전 2040’을 연계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의 블록체인 분야를 포함한 IT 기업들이 필리핀 시장 진출에 긍정적 효과를 얻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CEZA(Cagayan Economic Zone Authority) 진출이다. CEZA란, 올해 4월 필리핀 정부가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를 목표로 지정한 경제구역으로, 현재까지는 블록체인 관련 10여개 업체들을 등록할 예정으로 있다.

CEZA 관할 하에 운영되는 기업은 국가로부터 세금 감면을 받을 뿐만 아니라 최대 2년 동안 최소 100만 달러를 투자 받을 수 있다. 또한 개별 기업에 최대 10만 달러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필리핀 현지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홍콩 등 주변 아시아 국가의 기업들도 해당된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시티 구축 플랫폼 개발회사 체이너블 외 2개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이 선정되어 관련된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해 블록체인 분야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게 되었다. 금융 시장과 관련해 보수적이었던 필리핀 정부도 새로운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를 유연하게 바꾸고 있으며, 자국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문호를 개방하는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 나서 핀테크 산업 장려

약 1억명의 인구(세계 13위)에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2017년 기준 약 602개의 은행(지방은행 및 협동조합 약 492개)과 1만 318개의 지점을 가진 금융 환경을 가지고 있다. 2014년 이전에는 외국계 은행 수를 10개로 제한하고 외국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60%로 제한했으나, 현재는 100% 허용함으로써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 향상을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은행 계좌 신청 및 보유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과 높은 수수료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인들의 진입 장벽이 높고, 대부분 인구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해 지리적으로 은행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전체 인구의 약 66%가 35세 이하로 구성된 젊은 인구 구조상 주변 동남아 국가들처럼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기존 금융 서비스의 대안으로 핀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의 스마트폰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크며, 2017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30%인 3000만명이 사용 중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Statista’는 필리핀 스마트폰 사용자가 꾸준히 상승해 2020년도에는 전체인구의 약 40%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사용자의 87%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므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기준 필리핀 핀테크 시장 규모는 약 46억 달러이며, 2020년까지 약 79억 달러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결제와 송금 시장의 규모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핀테크 산업 관련 정부기관은 필리핀 중앙은행이며, 금융부문에 관여하지 않는 통신 회사가 자회사 또는 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한 사업 성장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웰스뱅크 인수…하나·국민·농협은행도 뒤따라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혹은 인수 및 투자를 통한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2월 가장 먼저 SWIFT망을 사용하지 않는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 ‘1Q Transfer’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취인은 필리핀 현지은행이나, 2000여개의 점포망을 보유한 현지 송금전문수취 점유율 1위 업체 Cebuana의 지점이나, 동종 업계 중 점유율 2위 업체인 M.Lhuillier의 점포를 통해 송금액을 수령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4월 필리핀 페소화(PHP)로 직접 송금이 가능한 ‘KB 필리핀 페소(PHP) 바로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일 환율을 적용하는 이번 서비스 출시로 필리핀으로 해외 송금하는 고객이 보다 저렴한 송금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6월 농협은행 영업점과 모바일플랫폼인 올원뱅크앱을 통해 필리핀 페소화로 바로 송금하는 ‘NH-METRO무계좌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국내 시중은행들이 파트너십을 통한 전략을 추구했다면, 우리은행은 현지 은행 인수와 투자를 통해 현지 진출을 했다.

2016년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Wealth Bank) 인수사례를 대표로 들 수 있다. 우리은행의 웰스뱅크 인수 및 투자는 2014년 필리핀 금융시장 개방 이후 외국계 은행의 저축은행 투자 첫 사례로 꼽힌다. 웰스뱅크를 인수해 설립한 우리웰스뱅크는 우리은행과 파트너사인 빅살(Vicsal)그룹의 합작사다. 빅살그룹은 필리핀 전역에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며 1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대형 유통회사다.

우리은행은 빅살그룹과 함께 신용카드 사업을 추진해 2020년까지 130만명 이상의 회원 확보를 통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핀테크 업체의 진출 사례로는 2016년 카카오 투자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이 비트코인 기반 필리핀 핀테크 기업 SCI(Satoshi Citadel Industries)를 투자해 최대 지분을 확보한 것이 처음이다.

현재는 비트코인 기반으로 송금 처리 시간과 수수료를 줄인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센트비도 초반 비트코인을 활용해 수수료를 줄인 송금서비스로 필리핀 근로자를 공략해 진출했지만, 국내 금융감독당국의 규제를 받게 되면서 글로벌 에이전시와 파트너십을 통해 풀링(Pooling) 방식을 통한 수수료 절감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 필리핀 핀테크 스타트업, 사진: Fintech Singapore>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활동 활발

2017년 기준 필리핀 핀테크 스타트업 수는 총 115개로 주변 아세안 국가들(싱가폴 492개, 인도네시아 262개, 말레이시아 196개 등)에 비해 그 수는 적지만, 투자금액은 7억8000만 달러(인도네시아 2억6천만 달러, 말레이시아 7억5천만 달러)로 주변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주로 500 start-ups, Kickstart Ventures, Spiral Ventures 등이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핀테크 분야의 현지 스타트업들을 투자 및 지원해 주고 있다.

필리핀 핀테크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는 분야는 송금을 포함한 결제 분야이며, 그 밖에도 P2P대출, 비재무적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 구축 등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 베트남의 첫번째 E-Wallet(전자지갑)인 Smart Money는 통신사 Smart사의 서비스로 주로 온라인 판매자들과 쇼핑객들의 결제 편의를 도와주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공과금 납부 및 가입자들간 이체를 할 수 있으며, Smart Money Master Card를 발급받게 되면 은행의 ATM에서 돈을 인출할 수도 있다. BanKO(BPI Globe BanKO Inc. : 필리핀 최초의 온라인 은행)는 필리핀 최초의 모바일 기반 소액금융 저축은행이다. 자영업자(SEMEs)들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저렴하고 안전하게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2년동안 약 40만명의 자영업자들이 소액대출(MFIs)를 받았으며 내수시장 확대와 함께 더욱 성장할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Lendr는 필리핀 최초의 24/7 디지털 대출 플랫폼으로, 금융기관과 신용평가사를 겨냥한 End-To-End 서비스로 대출플랫폼을 만들어 대출 운용 및 관리를 지원해주고 있다.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비자들의 빈틈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클라우드 기반의 급여(Payroll) 솔루션을 제공하는 Salarium, 블록체인을 이용한 송금 솔루션 개발업체 Bloom Solution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금융수요 지속 ‘매력적인 시장’

필리핀은 2017년 기준 외화송금수취 세계 3위 국가로 그 규모가 약 328억 달러에 달하면서, 정부에서도 자금세탁 또는 테러자금 지원 활동에 사용되지 않도록 해외 자금세탁 방지 규제 방안을 내놓는 등 핀테크 업체들의 진입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장 구조 또한 대형 은행 대부분이 재벌 소유 계열사로 되어 있는 것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뿐만 아니라 국외 어떠한 금융 시장도 국내와 같은 환경일 수는 없다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기회로 볼 수 있다. 어느 곳이나 높은 위험성과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있다.

국내업계에서 바라봤을 때 다행스러운 점은 국외 특히, 동남아시아권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변하고 있으며, 그 잠재 규모 또한 엄청나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베트남의 경우, 1993년 한국계 은행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후 현지 은행들과는 차별화된 현지화 IT 시스템으로 현재는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필리핀은 연 6%대의 경제성장과 은행 이용률 증가의 여지(현재 31.3%)가 남아 있다는 점 그리고 인프라 투자로 인한 금융수요의 지속 가능성 등을 보았을 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다년간 국내에서 축적된 금융 및 핀테크 경험과 기술력은 앞으로 발달하게 될 필리핀의 내수 금융 시장에서도 분명 큰 경쟁력으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초기 수익실현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적략을 추진한다면 안정적인 현지화 기반 확보를 통한 새로운 성공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최광일

- 주식회사 핑거 글로벌 사업 매니저:

글로벌 핀테크 신사업 추진 (동남아시아 사업 현장 전담)

- 클레빅(캄보디아) 대표: SW 아웃소싱 지원센터 운영

- 모바일앱 기획 및 개발: uParrot캄보디아(2013), QuickJob베트남 (2016), TIGO 베트남 (2017)

- 글로벌 핀테크 컨설팅 & IT아웃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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