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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미세수술 로봇 기술 권위자 강성철 KIST 의료로봇연구단 연구단장
미세수술 로봇 기술 권위자 강성철 KIST 의료로봇연구단 연구단장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07.02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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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 ‘다빈치’가 있다면 한국엔 ‘닥터 허준’이 있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로봇 수술의 시대가 열렸다. 컴퓨터의 발달과 기계공학의 발전은 첨단기술을 이끌었고 각 분야에서 로봇의 역할은 확대됐다. 의료계에서도 로봇의 중요성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로봇 의학 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수술로봇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특히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의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Da Vinci)’를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다빈치를 이용해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화면을 통해 집도의가 수술 부위를 10배에서 최대 15배 크게 볼 수 있는데다 수술의 정교함은 5배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인간 손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수술도구이자 수술법인 셈이다. 이후 10년간 로봇을 수술에 투입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 됐다. 현재 다빈치를 사용해 심장 판막을 치료한 사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300만건이 넘는다.

‘3mm’ 최소 침습으로 로봇수술 효과 극대화

강성철 KIST 의료로봇연구단 연구단장은 기존 로봇 수술의 단점을 보완해 한국형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양에 ‘다빈치’가 있다면, 한국에는 ‘허준’이 있다는 당찬 포부도 함께 했다. 당시 기존 수술용 로봇을 사용해오던 의료진이 가장 문제로 삼았던 부분은 ‘병변을 정확하게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강 단장은 먼저 3S(Slim, Stiff, Steerable)를 기반으로 연구에 집중했고, 이어 가늘고 단단하면서도 조향까지 가능한 ‘관’을 개발했다. 이후엔 기존 수술용 로봇에 부착되던 카메라의 화질을 개선했다. 3S 관이 병변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거나 혹은 병변에 완전히 닿아도 초점이 흐려지지 않고 병변 자체를 정밀하게 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강 단장은 이 로봇의 이름을 ‘닥터 허준’이라 붙였다.

- 한림원이 선정한 ‘미세수술 로봇 기술’, 어떤 기술인가요.

“제가 주로 연구하는 부문은 ‘메디컬 헬스케어 로봇’입니다. 그중에서도 ‘미세수술 로봇(micro surgery robot)’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몸 안으로 기구를 넣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시경을 가지고는 수술이 어렵습니다. 내시경은 기구 자체가 흐물흐물해서 조직을 떼어내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좀 더 작은 부위로 들어가려면 기구가 단단해야 합니다. 그럼 주사바늘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주사바늘은 흐물흐물하진 않지만 조향이 되지 않습니다. 원하는 대로 구불구불하게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에 나온 수술도구 가운데 강성이 높은 금속이면서도 휘어지기도 하며 또 아주 가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을 ‘스티들(steerable needle의 준말·조종이 가능한 바늘)’이라고 부릅니다. 저희는 이 스티들을 개선해 효과를 증폭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해당 도구들로 어떤 수술에 적용이 가능한가요?

“뇌기저부 수술 가운데 특히 뇌하수체 종양에 효과적입니다. 뇌하수체 종양은 안구 바로 뒤에 종양이 위치하기 때문에 수술을 하더라도 잘못했다간 실명 위기도 있는 등 굉장히 예민하고 큰 혈관 다발이 위치한 곳이라 수술하기가 굉장히 위험합니다. 예전에는 특정한 방법이 없어서 개두술을 진행했습니다. 두피 쪽을 따라 절개를 해서 두개골을 떼어낸 후 종양을 절제하고 다시 두개골을 붙이는 방법이었는데 위험도 위험이지만 흉터가 매우 크게 남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외과수술에서 중시하는 것은 ‘최소 침습’입니다. 따라서 저희가 개발한 이 수술 도구를 코 안으로 들여보내면 두개골에 위치한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 코 안으로 기구가 들어갈 만큼 스티들이 얇은 건가요?

“3mm 정도의 젓가락 같은 관이기 때문에 코 안쪽으로 넣을 수 있습니다. 가는 관 안에 카메라도 달려 있기 때문에 집도의는 화면으로 내부를 확인해가면서 수술 할 수 있죠. 콧구멍을 열어서 코 안에 불필요한 조직을 일부 절제해 시야를 확보한 후 땅굴을 파듯이 조심히 들어가면 뇌막이 나오는데요. 뇌막을 자르면 종양이 보이는데 그것을 들어내는 겁니다. 물론 수술 이전에 CT나 MRI 등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 수술이 시행됩니다. 해당 수술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신경외과 전문의가 협진으로 진행합니다. 통로를 개척하는 것은 이비인후과에서, 종양까지 도달해 제거하는 것은 신경외과가 마무리 짓는 방식입니다. 가능하면 사람의 몸에 상처를 크게 내거나 조직을 크게 절제하는 것을 줄이자는 의도에서 개발됐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도 수술 부담이 굉장히 적어질 수 있습니다.”

- 복잡한 뇌수술의 위험도를 낮추고 부작용까지 최소화 했군요. 단장님께서 해당 기구를 최초로 개발하신 건가요?

“수술에 사용되는 ‘관’ 자체를 최초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해당 관은 몇 년 전에 해외에서 개발됐었던 수술 도구였는데요. 문제는 영상으로 미리 종양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해도 막상 수술에 들어가면 약간씩의 위치 오차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수술 도구를 삽입해도 종양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힘들다는 의료계의 건의가 있었습니다. 인간의 뇌가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잘못 절제했다가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컸고요. 이러한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뇌의 내부가 잘 보여야 했는데 그러려면 도구의 끝이 구부려지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계의 요청이 있었고 그 부분을 개선해서 개발하게 됐습니다. 의료용 플라스틱에 적절한 틈을 내 구부러질 수 있게 했고, 내부에 있는 철 와이어를 모터로 당겨서 구부러지게 만들었습니다.”

- 척추와 관련된 미세수술 도구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기기 플랫폼을 ‘닥터 허준’이라고 지으셨다고요.

“네 맞습니다. 척추 경막 외 시술, 다시 말해 ‘디스크 시술용 수술 장비’도 개발했는데 이 플랫폼 이름을 ‘닥터 허준’이라고 붙였습니다. 시체를 해부한 우리나라 최초의 외과 의사이신 그분의 이름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습니다. 요새 흔히 도로가에서 ‘비수술 척추 치료’라고 붙여놓은 병원들을 꽤 많이 보셨을 텐데, 그 시술 장비를 말합니다. 척추 디스크는 노화나 구부정한 자세 등으로 인해 척추 사이에 있는 연골 조직이 터져서 삐져나와 신경 다발을 눌러서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심하지 않으면 운동으로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면 된다고 진단내리지만 심한 경우에는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내야 하는데요. 문제는 잘라낸 이후에 조직을 봉합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봉합을 하지 못하니 다시 터지면 재발이 되는 격이라 ‘디스크 수술은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말이 도는 거죠.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엔 누워있는 환자의 꼬리뼈 쪽을 조금 절개해 카테터(혈관 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금속제의 가는 관)를 척추 사이 빈 공간으로 넣어 그 관을 통해 진통제를 투여하는 등의 시술이 개발됐는데, 해당 기구를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 이 시술은 수술과 대비하여 어떤 장점이 있나요?

“수술은 척추를 따라 길게 절개해 진행이 됐는데, 해당 시술은 절개의 범위가 3~5mm로 훨씬 작아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병원에서 ‘오늘 시술받고 내일 출근할 수 있다’고 홍보를 하곤 하고요. 또 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단 이 시술은 시장성이 있고 다른 여러 가지 시술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좋은 미세수술 로봇의 아이템이죠. 왜냐하면 카테터라는 것은 꼭 척추관 뿐만 아니라 다른 혈관으로도 삽입할 수 있어 인체 내 사용 범위가 넓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기존에 나와 있던 카테터보다 어떠한 점에 주안을 둬서 개선 및 개발을 하셨나요?

“가장 중요한 점은 ‘카메라’였습니다. 기존에 나와 있던 장비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했던 부분은 카테터 끝에 있는 카메라가 병변에 닿으면 흐릿하게 시야가 흐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시술을 시행하는 병원 가운데 일부는 환자를 센서로 취급해 시술을 진행한다는 말을 의료계로부터 전해들은 적도 있습니다. 카테터를 밀어 넣을 때 잘 보이지 않으니 밀어 넣으며 환자들의 반응을 살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쪽은 신경다발이 있는 곳이라 카테터가 닿으면 상당히 아픈데 밀어 넣다가 환자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면 ‘아 이제 그쯤 도달했구나’를 아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환자를 전신마취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전신마취를 하면 환자의 반응이 없으니 신경을 더 심하게 건드려서 신경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상이 선명해져야 병변을 더 정확하게 처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개발했습니다. 또 이 시술이 시행될 때 원격으로 카테터를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개발 중입니다. 원격기술이 필요했던 이유는 시술시 카테터가 병변의 위치까지 잘 도달했나를 확인하기 위해 중간 중간 X-ray 촬영을 수시로 해야 했는데 방사능 피폭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죠. 환자들도 피폭에 예민하지만, 매일매일 일상적으로 방사능에 노출되는 의사들의 경우 방사능 피폭을 막기 위해 납으로 만든 ‘납복’을 입어야 하는데 그게 엄청나게 무겁습니다. 그래서 의료계에서 원격 조종으로 시술이 가능한 기술을 원했고 현재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카테터에 부착된 카메라 성능을 개선하셨다고 했는데, 뭘 어떻게 개선했다는 건가요.

“의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화질이었습니다. 기존 카테터 영상들은 카메라가 조직에 닿으면 뿌옇게 나왔어요. 일반적으로 핸드폰 카메라로 사물을 찍을 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초점이 흐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것 처럼요. 그런데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병변을 정확한 화면으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한 것이죠. 완전히 닿아도 닿지 않았던 때와 똑같이 선명한 화질과 장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 조직 색깔과 가깝게 나타나도록 개선했습니다.”

- 아래 사진에 카테터 단면이 있는데요. 각 장치들의 기능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카메라가 부착된 양 옆의 관은 조명을 밝히는 역할을 합니다. 카메라가 잘 작동하려면 조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두 개의 관에서 광섬유로 빛을 쏴주는 식으로 작동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카테터와 달리 마지막 하나의 관을 추가로 삽입했는데, 이 관을 통해선 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고 광섬유를 넣어서 레이저를 쏘면 디스크를 지질 수도 있습니다. 시술을 넘어 실제 미세수술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지금 이 카테터는 의료기기 시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카테터 관의 지름이 3mm라고 했는데 더 얇게 할 수도 있을까요?

“기존 카테터가 4~5mm였고 현재 저희가 개발한 카테터가 3mm인데요. 2mm까지 직경을 줄인 카테터도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환자의 통증이 적도록 하는 것도 기술이라서 카테터를 보다 얇고 부드럽게 제작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모터를 이용해 로봇처럼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보틱 카테터도 세브란스병원과 현재 임상시험 진행 중입니다.”

- 뇌수술용 스티들과 디스크 시술용 카테터 두 개 모두 병변을 정확히 볼 수 있게 개선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네요.

“맞습니다. 표적으로 삼은 병변을 정확히 잘 보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의술이 크게 발달한 때는 바로 X-ray가 개발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인체를 열지 않고도 볼 수 있게 되면서죠. 따라서 잘 보이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계적인 수술 도구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이 환자의 몸 내부를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또 다른 연구도 진행하고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수술·시술로봇뿐만 아니라 간병로봇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2~3년 전에 메르스 사태가 있었잖아요. 그때 우리나라 병원 및 복지부 차원에서 간병인과 가족들로 인한 감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발표했던 적이 있습니다. 또 최근 국가에서 허용하는 간병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요. 결국 그 말은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 전문 인력이 환자를 케어 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는 겁니다. 간호사가 간호업무와 간병업무를 포괄해서 해야 한다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그런데 문제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직군의 특성상 워낙 업무가 힘들어 간호사 면허가 있는 분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일을 그만둔다는 말도 있는데요. 무엇보다 그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환자를 육체적으로 케어 하는 부분입니다. 무거운 환자를 돌려 눕히거나 들어서 옮기거나 하는 등의 조치 말입니다. 대화나 교감을 하는 부분도 어렵지만 주로 여성이 많은 이 직군에서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 어렵죠. 그래서 몇 가지 간호·간병 로봇들을 만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환자 이송 로봇에 대한 평이 좋습니다. 침대 시트에 포켓을 만들어 로봇이 그 포켓 사이에 손을 넣고 들어 올리는 간단한 원리입니다. 그렇게 들어 올린 환자를 휠체어에 앉힐 수도 있어요. 또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방향 카트와 환자 스스로의 최소한의 힘으로 기립을 도와주는 간편 로봇도 있습니다.”

- 간병 로봇을 보니 상당히 간편하면서도 편리한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아주 멋진 로봇을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요구하는 간병기구의 성격은 달랐습니다. 첨단기술보다 적정기술을 원했죠. 특히 간호사들은 급할 때 쉽고 안전하게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조치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원했습니다. 또 간호사들이 원하는 것은 전기를 쓰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충전도 필요 없어야 했습니다. 급하게 뛰어다녀야 하는데 그때마다 콘센트를 찾아 헤맬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면 간병로봇으로는 쓸모가 없었어요. 의료 현장에는 굉장히 급한 상황들이 많으니까요.”

- 큰 범위로 보면 헬스케어 로봇을 연구 중인데요. 헬스케어 로봇의 미래,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제가 헬스케어 로봇 연구를 해오면서 느끼는 점은 ‘이 분야가 우리 인간의 미래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겠구나’하는 겁니다. 지난 세기만 해도 굶주림, 질병, 전쟁 등과 같은 것들이 인간의 고민거리였지만 지금은 행복, 영생, 불멸 등이 인간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그러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선 인간이 가진 능력을 증폭시켜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지금 저와 저희팀이 연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댄서가 의족을 착용해서 춤을 추고, 산업 현장에서는 근력을 증강시켜주는 로봇 옷을 입고 일을 하는 경우가 서서히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헬스케어 로봇 분야에 속하는 것들이고 AI와 바이오 그리고 로봇 기술이 함께 성장하면서 인간에게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휴먼플러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바이오와 AI 그리고 로봇 융합으로 사람의 생각하는 능력, 사회적으로 교감하는 능력, 피지컬 능력 등 세 가지를 증진시켜주자는 기획에서 시작됐습니다. 예컨대, 로봇이 인간이 처한 상황을 보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의도를 미리 파악해 도와주는 것 같은 기술을 개발 중이고요. 또 부드럽고 가벼운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기 위해 해당 로봇기술 및 재료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슈퍼맨처럼 인간의 오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 연구를 진행하면서 힘들었다거나 추후 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아쉬운 점은 의료기기를 제품화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입니다. 시험 평가나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데, 허가를 주는 입장에선 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기간이 너무 긴데다가 평가를 의뢰하는 주체가 기업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주체로 오랜 시간동안 투자를 하려면 그만한 사업성이 보여야 하는데, 사실 기술개발자 입장에선 그 기술을 개발한 것만 해도 큰일이었기 때문에 사업성 부분은 기업이 잘 알아봐 주길 바라거든요.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영세하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로봇과 같이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제품을 시장에 내보내는 데엔 굉장히 많은 투자와 보이지 않는 분투들이 필요한데요, 이 상황이 다소 안타깝습니다. 또 이제 저도 나이가 50이 넘었어요. 나이가 들다보니 지금까지 해온 만큼의 강도로 일이 가능한 기간은 대략 10년 정도를 내다보는데요. 그 사이에 눈에 띄는 연구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제가 나라의 녹을 많이 받았다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회에 보탬이 되고, 나라에 힘이 되는 기술들을 많이 개발하고 싶습니다. 다행히 지금 제 곁에 좋은 동료들과 팀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강성철 단장

1989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설계학과 학사

1991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설계학과 석사

199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설계학과 박사

1999년 일본기계기술연구소(MEL) 로봇 연구부 연구원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선임 연구원

2005년 과학기술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 ROBHAZ 개발 및 실용화>

2006년 Stanford Univ. Artificial Intelligence lab 초빙연구원

2012년 KIST 의공학연구소 바이오닉스 연구단 연구단장

2014년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10대 뉴스 2위 <뇌기저부 미세수술 로봇>

2015년 KIST 달탐사 연구사업 추진단장

2018년 KIST 의료로봇연구단 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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