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8-21 20:00 (화)
현대차 연봉 1억 '귀족 노조', 연봉 4000만원 광주 공장 반대 속내는?
현대차 연봉 1억 '귀족 노조', 연봉 4000만원 광주 공장 반대 속내는?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6.08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 1만2000명 이상 추산...노조 "노동자 임금 삭감해 재벌 배 불리는 반 노동 정부 속셈"
 광주시가 추진하고 현대차가 지분을 투자키로 한 광주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산업단지.<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현대자동차가 연봉 4000만원 ‘광주형 일자리’라 불리는 광주시 신규 완성차 합작 공장 건설 사업에 13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반발하고있어 ‘귀족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다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안에 연간 10만대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부터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고,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 결의에 따라 적정 임금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비의 최대 10% 보조,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교육·문화·주거·의료·복지 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간접고용까지 총 1만2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8일 광주시청에 따르면 자동차산업과 담당자가 현대차 본사를 공식 방문해 투자 규모, 생산 차종, 위탁 기간 등 현대차 측과 협상 중이다. 현대차의 투자 규모는 1300억원 가량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광주시는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 7000억원 이상을 들여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비경영을 전제로 2대주주 지분율 19%인 최소 1330억원 투자를 검토 중이며 나머지 금액은 다른 기업 등 차입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공장은 2020~2021년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 절반 수준인 연봉 4000만원으로 현대차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골자다. 낮은 인건비로 차를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실사단 9명은 지난달 31일 광주시에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데 이어 지난 3일 광주 빛그린산단에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투자가 확정되더라도 신설법인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 투자해 ‘경제성 갖춘 차종’의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받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문제는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현대차 노조가 강력 반발한다는 점이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사측이 투자를 강행한다면 올해 임금협상과 연계해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현대차의 광주시 자동차공장 투자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이번 투자가 정규직 임금을 하향 평준화 해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아닌 중규직이 된다”며 “2015년부터 추진하다가 중단된 광주형 일자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불씨를 살리려 하는 것은 최저임금 삭감의 연장정책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투자가 확정될 경우 올해 임단협과 연계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광주형 일자리 지분 투자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 승계 실패, 경영위기라는 곤궁한 처지를 타개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압박에 굴복한 정치적 결정이고 박근혜 정권의 한전부지 매입 결정 과정과 흡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는 또한 “2015년부터 추진하다가 중단된 광주형 일자리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은 2000만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해 재벌과 기업들의 배를 불리는 반 노동 정부의 속셈을 드러내는 폭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현대차가 광주시 자동차 공장에 투자할 경우 기존 사업장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주 공장에서 생산될 차종이 다른 공장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공장 생산량이 75% 정도로 줄었고, 중국 등에서의 생산 환경이 어려워지는 마당에 회사가 새 공장에 투자해 위탁 생산하는 것을 노조가 반대하는 것을 일면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광주 공장의 현대차 투자 비율이 20%에 불과하고 다른 공장과 겹치지 않는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에 노조가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이 많다.

더욱이 광주 완성차 공장 건립은 광주 시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 100대 정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데 현대차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사 단체협약 제40조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 다른 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종을 위탁 생산하는 게 불가능하다. 외주 생산을 하려면 노사공동위원회가 심의·의결해야 한다. 또 단체협약 제41조도 사업을 확장이전하거나 사업부를 분리양도하는 등 노조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의사결정은 노사공정위원회가 심의·의결권을 갖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이유로 광주공장에서는 기존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는 경형 SUV 차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원들의 고용이나 임금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가 광주 공장 투자에 반대하는 것은 '귀족 노조'의 기득권을 잃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봉 4000만원 노동자의 생산성이 연봉 1억인 노동자보다 높을 경우 비판이 일 수 밖에 없고, 자칫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 공장 투자와 관련해 “큰 규모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기존 근로자 고용과 소득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