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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삼성증권 인수?…손사래 치면서도 '먹잇감' 탐색 중
우리은행이 삼성증권 인수?…손사래 치면서도 '먹잇감' 탐색 중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6.01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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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전환 시 7조원 실탄 확보…"캐피탈·자산운용·부동산신탁 우선순위"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한 우리은행이 최근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우리은행>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한 우리은행이 최근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선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증권사 인수설을 부인하며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부동산신탁회사 등의 인수를 우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이 주주사 이해관계 등의 이유로 M&A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른 금융사 인수합병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출자 한도가 완화되면서 ‘사이즈 업’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은행 체제의 우리은행은 은행법 상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된다.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은 약 20조3000억원, 총 출자한도는 약 4조원이지만 타 법인 출자금을 제외할 경우 액수는 6000~7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공격적 M&A를 통한 ‘사이즈 업’이 쉽지 않은 우리은행은 KB·신한·KEB하나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도 한 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기존 은행법 통제에서 벗어나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자기자본 출자 한도제한이 130%로 늘어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경우 지주사 체제의 우리은행이 최대 7조원까지 출자여력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은행 부문에선 경쟁력을 갖춘 우리은행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자금력이 생기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삼성증권과 한화증권, 유안타증권 등 특정 증권사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과거 수차례 매각설이 돌았고, 최근 ‘유령주 배당’ 파문으로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M&A 시장에 나올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2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시장가격도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증권사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주사 전환에 앞서 인수합병을 통한 ‘사이즈업’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당초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밝힌 바와 같이 현재까지 우선순위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 부동산신탁회사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 행장은 지난해 말 취임 직후부터 캐피탈과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 등에 대한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가에 삼성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그보다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탈, 부동산신탁회사가 우선순위”라며 “추후 증권사 인수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내부에서 거론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아주캐피탈·하이자산운용 등 거론…우리종금 증권사 전환 가능성도

증권사를 제외하면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이 인수합병을 할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은 아주캐피탈이다. 자동차금융 강자로 업계 2위에 오른 적이 있는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모회사 아주그룹의 부실로 M&A 시장에 나왔다.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SPC를 통해 아주산업과 아주모터스가 가진 아주캐피탈 지분 61.19%와 신한은행 보유 12.85%를 3619억원에 인수했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1025억원을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SPC 계약 상에 6월 아주캐피탈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고, 행사 여부는 2년 뒤인 2019년 6월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해당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자산운용 인수설도 나왔다.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자회사로 편입시킬 경우 DGB자산운용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하이자산운용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우리은행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 그룹 간 인수합병을 전제로 실무진이 접촉했다는 설도 나왔다.

일각에선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과거 지주사 체제 당시 대형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고, 자체적으로 시스템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지난달 증권사 전환을 목표로 전산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권사 전환에 전례가 없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지주사 전환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비롯해 생명·손해보험회사 인수에 신중한데는 지분의 27.2%을 보유 중인 과점 주주와의 이해관계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는 노비스1호유한회사(IMM PE·6.00%)와 한국투자증권(4.02%), 키움증권(4.01%), 동양생명(4.00%), 한화생명(4.00%), 미래에셋자산운용(3.69%), 유진자산운용(1.50%) 등이다. 생보사·증권사를 인수 합병할 경우 주주들과 이해상충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은 모회사 외에 유의미한 실적을 내는 자회사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밖에 없다. 또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할 경우 자금력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중장기적으론 우리은행이 이해충돌을 감수하면서 중위권 이상의 생·손보사, 증권사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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