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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 신한은행장, 아시아 ‘초격차 리딩뱅크’ 향해 달린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아시아 ‘초격차 리딩뱅크’ 향해 달린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6.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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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파인 신한’으로 글로벌·디지털 역량 키워

  최근 은행권에서 벌어지는 ‘리딩뱅크’ 경쟁의 화두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디지털 역량 강화는 자사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유입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은 포화시장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에게 중요하다. 업계에서 이 같은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하는 인물로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거론된다.
  위 행장이 지난해 내세운 글로벌·디지털 행보가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부문에서 2016년 1797억원에 이어 2017년 2350억원으로 30.7% 성장했고, 지난 1분기에는 무려 45%의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월에는 기존 6개 모바일 플랫폼을 압축한 통합 앱 ‘쏠(SOL)’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국민은행과 순이익 경쟁에서 밀렸지만, 올해 들어선 이를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기적인 ‘초격차 리딩뱅크’를 꿈꾸는 위성호 행장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신한은행>

연초 ‘리딩뱅크 탈환’을 천명한 신한은행의 최근 행보가 돋보인다.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맞수’ 국민은행에 간발의 차이로 앞선 것이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분기순이익에서 6005억원을 거두며 하나은행(6319억원) 바로 뒤에 위치했다. 일회성 성격을 지닌 충당금과 전입액을 제외할 경우 업계 최고인 6872억원까지 높아진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71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2조1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실적을 거뒀다. 금융권에선 2010년 이후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신한은행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뒤처지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실적은 오히려 신한은행이 높게 나타나며 주변의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효율적 비용관리, 자산·부채관리 부각

세부 실적을 보면 낮은 판매관리비가 가장 두드러진다. 2000여 명의 구조조정을 거친 국민은행은 8474억원으로 판매관리비가 가장 높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판매관리비가 6758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6714억원)에 뒤이은 2위였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로 지출 비율)에서 43.0%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48.2%) 대비 5.2%포인트 떨어진 수치며 2013년부터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8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희망퇴직시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장 퇴직금 등 인건비에서 22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장기적 비용감소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기준 신한은행의 인건비가 전체 판매관리비 가운데 60%나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영업이익경비율과 비용효율성 등 수익성 지표는 점차 좋아질 전망이다.

신한은행 측은 이에 대해 “전사적인 비용관리 노력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경비율을 기록한 게 주요했다”며 “희망퇴직 비용 및 계절성 물건비 소멸로 비용이 크게 하락한 부분”이라 설명했다.

안정적인 재무지표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 기준 1.61%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 NIM이 2분기 연속 1.71%로 평평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NIM의 경우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 수익성을 고려한 성장전략과 유동성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 비용률 억제 등으로 개선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며 “효율적인 자산·부채 종합관리를 통해 마진 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총 여신 연체율이 지난 12월 기준 0.23%에서 0.30%로 0.07%포인트 증가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32%에서 0.44%로 0.12%포인트, 가계대출 연체율이 0.22%에서 0.26%로 0.04%포인트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 연체율 수준은 전년 동기보다 낮은 수준이며, 자기자본 비율이 16.3%로 높고 기본자본(Tier1)과 보통주자본(CET1)도 각각 13.6%, 13.3%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 가운데 NPL커버리지 비율(부실채권 충당률)이 140.04%로 가장 높다. NPL커버리지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우려 채권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사전에 많이 해놓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가운데 충당금이 106억원으로 가장 낮은 하나은행의 경우 NPL커버리지 비율이 78.30%에 그친다.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부동산과 가계대출을 줄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린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원화대출금은 78조5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관련 비중이 40%를 돌파하면서 신한은행은 균형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통상 중소기업대출은 만기가 1년으로, 향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시장금리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위성호 행장은 올해 리딩뱅크로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창립기념식을 통해 위 행장은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초격차의 리딩뱅크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선제적 비용집행과 적극적 충당금 적립, 비용관리, 자산 확대 등으로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주력했고, 지난 1분기 성과는 이 같은 신한은행의 행보를 증명한 결과였다.

IT·핀테크에 힘 쏟는 위성호

위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미래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신한”이라며 “2018년은 디지털 영업의 원년이다.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새롭게 선보일 ‘슈퍼 앱’을 통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금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지난 2월 ‘Re New Up 2018 디지털컨퍼런스’에서 새로운 모바일 통합플랫폼 ‘신한 쏠(SOL)’을 소개하고 있다.<신한은행>

위 행장이 강조한 ‘슈퍼 앱은 바로 6개 앱을 통합한 모바일 플랫폼 ‘신한 쏠(SOL)’이다. 기존에 기능이 중복됐던 S뱅크와 써니뱅크 등 모바일 플랫폼을 한데 뭉치고 AI 기반의 챗봇서비스를 비롯해 금융권 최초로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음성뱅킹 등 신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최근에는 쏠 플랫폼을 통한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결제방식을 활용한 자동차 대출도 선보였다.

위성호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직을 맡던 당시부터 ‘IT 친화형 CEO’로 정평이 나 있다. 2013년 핀테크에서 간편결제 시장이 확장되는 시점에 일찍이 모바일 카드 결제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현재 ‘신한 FAN(판)’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2017년 10월 기준 월 방문자 수 355만명, 월 이용금액은 6200억원에 이른다. 결제 서비스를 통틀어 취급액 기준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의 뒤를 잇는 국내 최대 규모 앱카드로, 은행권 가운데선 최고 수준이다.

빅데이터(Big Data)에도 일찌감치 주목해 2013년 12월 업계 최초로 고객 2200만 명의 카드 사용 내용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었다. 고객의 성별·연령·소득·지역·소비 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드나인(Code9) 카드’는 출시 2년 만에 500만개가 판매돼 단일 시리즈로 업계 최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신한은행장이 된 이후에는 작년 6월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선임한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AI(인공지능)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또한 AI, 블록체인, 오픈이노베이션, 디지털 얼라이언스, 페이먼트, 엠폴리오 등 6대 랩(Lab)을 신설해 디지털 중심 업무 프로세스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도 쑥쑥 성장하고 있다. 엠폴리오는 2016년 출시 이후 지난 16일까지 모든 성향별 추천 포트폴리오 수익률에서 코스피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엠폴리오가 추천한 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은 안정추구형의 경우 4.51%, 위험중립형 4.74%, 적극투자형 6.21%, 공격투자형 8.94% 수준이다. 이는 코스피 수익률보다 최소 2.1%포인트, 최대 6.53%포인트 높은 수치다. 현재까지 가입고객 15만명, 가입금액은 3306억원이다. 가입한 펀드계좌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35만개에 달한다.

위 행장은 지난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자리에서 “은행 업무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다(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말을 인용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은행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업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업의 경계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과거 방식을 답습해선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없는 데 대한 경계의 발언이다.

글로벌 부문은 ‘낭중지추’

글로벌 실적은 위 행장이 임기 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부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글로벌 부문 수익은 2350억원으로 전체 그룹사 순익의 13.7%을 차지했다. 2016년 1797억원보다 30.7%나 성장한 수치다. 지난 1분기 글로벌 손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에 달한다.

위 행장은 “글로벌에서 국가별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로드맵을 세워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아시아 유망 시장 내 M&A나 지분투자 등도 병행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의 주 글로벌 시장은 베트남이다. 지난해 4월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주계 안츠뱅크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18일 통합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신한베트남은행은 총자산 33억 달러(약 3조5000억원), 신용카드회원 24만 명, 총고객수 90만 명, 임직원 1400여명에 달하는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으로 도약했다.

2018년 초에 개점하는 4개 지점을 포함해 호치민, 하노이 등 총 30개 영업점을 확보했다. 특히 리테일 대출부문에서 2012년 말 잔액 7백만 달러에서 통합 후 7억 달러로 5년 만에 100배나 성장했다. 신한베트남은행 대출고객의 99% 이상이 현지인이며, 신용카드의 경우 업계 7위권까지 상승했다.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중 단연 1위로,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의 베트남시장 진출이 글로벌 현지화 영업 주요 성공사례로 꼽힌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15년 8월 현지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를 인수하고 2016년 12월 센터라타마내셔널은행(CNB) 통합까지 완료하면서 현지 60개 지점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확보했다. 신한은행 멕시코 현지법인은 작년 12월 국내 은행 최초로 영업인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월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멕시코에 현지법인 ‘신한은행 멕시코’를 개점했다. 오른쪽 세 번째가 위성호 행장.<신한은행>

지난해 12월 14일에는 국내은행 최초로 멕시코 현지법인의 영업인가를 획득했다. 멕시코는 과거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글로벌 금융산업 규제가 매우 강력한 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철저한 사전준비로 단 한 차례의 공식 수검을 통해 영업인가를 획득했다. 외국계 은행들이 통상 2~3차례 현장 검수 이후 영업인가를 획득하는 데 비쳐봤을 때 빠른 축에 속한다.

신한은행은 이밖에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중국, 독일, 폴란드 등에서도 지점과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진출지역이 다양하다. 2017년 말 기준 20개국에서 158개의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신한금융이 2020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은행들도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해 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내부적으로도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금융 트렌드를 이끄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차별화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실리콘밸리 원정대’을 구성한 것이다.

실리콘밸리 원정대는 전통적 금융의 틀을 벗어나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이다. 직원 5명을 행내공모를 통해 선발해 지난해 실리콘벨리로 출국했고, 직원들은 그곳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미션을 수행했다.

 ‘007작전’ 방불케 한 서울시 금고쟁탈전

신한은행은 지난 5월 대내외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1914년부터 무려 104년이나 우리은행이 지켜 온 서울시 제1금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이다. 올해 들어 단수금고였던 서울시 금고를 30조원의 제 1금고와 2조원의 제2금고로 나눴고, 이 가운데 30조원을 관리하는 1금고를 신한은행이 전담하게 됐다.

위 행장은 평소 강조한 기관영업의 핵심 사업으로 서울시 금고를 목표로 삼고 입찰에 각별한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6개월 전부터 서울시 금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직접 진두지휘했고, 지난해 말 개인그룹 내 기관영업 본부를 기관그룹으로 분리해 확대 신설, 조직 재정비를 단행했다. 그룹장에는 ‘영업통’ 주철수 부행장보를 전면배치 했다.

위 행장의 관련 행보는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5월 2일 필리핀에 출장을 갔던 와중에 서울시 금고 입찰지원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다음날인 3일 재입국한 것이다. 위 행장은 당초 5일까지 해외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PT 일정이 갑자기 당겨지자 급히 귀국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 자리에 참석한 위 행장은 바로 같은 날 오후 7시 다시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신한은행이 이번에 총괄격인 서울시금고 1금고를 따내면서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서울시 구금고 입찰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서울시 25개 구금고 가운데 우리은행이 24개구를 전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틈입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국내 최대 지자체인 서울시 금고를 운영하는 은행이란 상징성도 획득하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여개 지자체 금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1금고 선정에 바탕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한은행이 2007년부터 인천시금고를 담당하며 자체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성과와 서울시 지방세 인터넷 납부시스템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다양하게 진행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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