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LG 구광모 체제 '완성', 숙부 구본준 부회장이 '열쇠' 쥐고 있다
[포커스] LG 구광모 체제 '완성', 숙부 구본준 부회장이 '열쇠' 쥐고 있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5.2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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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별세로 4세 시대 열려...급작스런 승계 따라 과도체제 지속될 듯
구본무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LG그룹의 '포스트 구본무' 체제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3년 간 LG를 이끌며 그룹 발전에 헌신해온 구본무회장이 지난 20일 별세했다. 구 회장 재임 기간 동안 LG그룹 총 매출은 20조원에서 168조원으로 8.1배 늘었고, 같은 기간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했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으로도 재계에 귀감이 됐다. 재벌그룹 최초로 2003년 지주회사를 구축해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깨면서 오너 리스크에서 탈피했고, 덕분에 재벌 기업들이 사정당국에 시달릴 때도 LG그룹은 ‘무풍지대’로 남아있었다. 구 회장 본인 또한 소탈한 성품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으로 그룹 전반을 조용하면서도 단단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LG그룹은 예상보다 빠르게 ‘포스트 구본무’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구 회장은 12년 전인 2004년, 양아들인 26살의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후계자로 삼고 경영수업을 시켜왔다. 하지만 현재 구 상무가 40세로 그룹을 이끌만한 연륜은 부족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① 예견된 구광모 체제, ‘연착륙’ 도울 경영진들

LG그룹은 재계 가운데 ‘장자 승계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가업은 장남이 물려받고,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유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창업회장 아들인 구자경(93) LG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회장까지 모두 장자가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구광모 LG전자 상무.<㈜LG>

구 회장이 급작스럽게 입원한 지난 17일 ㈜LG가 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의한 것도 이 같은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오는 6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승인되면 LG그룹은 ‘4세 경영체제’에 본격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구 상무는 계열사들의 신사업을 총괄하는 ㈜LG 시너지팀에서 2014년부터 4년 간 근무했다. 하지만 임원에 오른지는 3년 여에 불과하고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경험도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에게 눈이 쏠리고 있다. 와병 중인 형을 대신해 지난해부터 그룹을 이끌어온 구 부회장이 ‘구광모 체제’의 연착륙을 위해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 부회장은 큰 그림을 제시한 뒤 계열사들을 이끄는 방식의 빠른 결단력으로 조직을 이끄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구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챙기는 후견인이라면, 전문경영인인 부회장 6명은 측면에서 지원하는 '가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구 상무를 중심으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등이 책임 경영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이들에게 큰 권한과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구 상무의 경영수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전문 경영인들이 책임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② 승계자금 마련은?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뿐만 아니라 자금 확보도 필요할 전망이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한국 재벌기업들의 특성 상 최대주주에 등극해야만 실질적인 그룹 총수자리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구 회장의 ㈜LG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상속세가 만만치 않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뉴시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뉴시스>

㈜LG의 최대주주는 11.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고 구본무 회장이다. 2대 주주는 7.72%를 보유한 구본준 부회장이다. 구 상무는 현재 3대주주로서 6.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LG전자에 첫 입사했던 2006년 구 상무의 ㈜LG 지분은 2%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희성전자 지분 14.9%를 전량 매각해 ㈜LG 지분을 사들인데 이어, 2014년에는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으로부터 190만주(지분율 1.10%)를 증여받았다. 고모부인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도 2016년 말 ㈜LG 지분 0.21%(70만주)를 증여해 힘을 보탰다.

21일 현재 (주)LG의 시가총액 13조6300억원 가운데 구본무 회장 분은 1조3100억원 수준이다. 현행 상속세·증여세법 상 30억원 이상에는 상속 시 최고세율(50%)이 적용되며, 상장기업 주식은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 씩 총 4개월 치 주가를 평균 금액으로 삼아 결정한다. 여기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분 상속에 따른 할증이 20% 더해진다.

만약 구 상무가 구 회장 지분을 모두 상속받기로 할 경우,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상속세 약 9000억원에 주가 변동분이 포함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액수가 워낙 커 전액 현금 납부는 어렵고, 지분 일부를 상속세로 대신 낼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LG 1분기보고서 기준 구본무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46.68%에 달해 일부를 제외하더라도 지배력 유지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구 상무가 LG그룹 지분 확보에 LG상사 계열사인 판토스 지분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 상무는 LG상사 자회사(지분율 51%)인 판토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판토스 지분을 매각해 ㈜LG 지분을 매입하거나 해당 지분을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③또 한 번 계열분리 앞둔 LG그룹

<인사이트코리아>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LIG그룹으로 독립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 또한 1996년 LG그룹 8개 계열사를 분리해 희성그룹을 세웠다. 창업주 아들 중 3명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형제는 2003년 LG그룹 지주사 전환 때 계열 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LG그룹 공동창업주 허만정의 손자인 허창수 GS 회장은 2005년 LG에서 분가했다.

이 같은 오너일가 계열분리는 LG그룹 승계전통에 따른 결과다. 재계에서 향후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또한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카인 구 상무가 단독경영에 나서게 되면 자연스럽게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도 함께 이뤄질 것이란 게 재계의 전망이다.

구 부회장의 ㈜LG 지분율은 7.72%로 21일 시가총액 기준 평가액은 약 1조원 수준이다. 계열분리 후보군으로는 LG상사나 LG화학 바이오부문 등이 언급되며, 시가총액상 비슷한 LG상사가 유력 계열분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는 구광모 상무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평소 신사업과 바이오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LG화학의 바이오부문만 따로 떼어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년 간 대표이사를 지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시가총액이 8조원에 달해 분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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