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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신철, 힐링과 사랑이 움트는 매혹의 꿈!
서양화가 신철, 힐링과 사랑이 움트는 매혹의 꿈!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8.05.0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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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112.0×162㎝ Acrylic on Canvas, 2017
휴가, 112.0×162㎝ Acrylic on Canvas, 2017

그러므로 나는 그를 압박하지도정신을 잃지도 않으면서 그와 더불어 괴로워하리라. 아주 다정하면서 통제된, 애정에 넘쳐흐르면서도 예의바른 이 처신에 우리는 신중함/부드러움(de’licatesse)’이란 이름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연민의 건전한’(개화된, 예술적인)형태이다.”<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 ‘사랑의 단상에 수록된 플라톤 잔치에서 온 글. 김희영 옮김, 東文選 刊>

녹색 숲길을 미끄러지듯 경쾌하게 자동차가 달린다. 연주자의 카덴차(cadenza)는 길이 끝나는 곳 장대하게 펼쳐진 에메랄드바다에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과 조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지노 프란체스카티(Zino Francescatti)가 연주한 파가니니 바이올린협주곡1번 선율이 맑고 투명한 연둣빛 나뭇잎에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바람의 리듬과 여린 잎들은 거리낌 없이 어울려 하늘거릴 때마다 명랑하고 우아한 춤을 선사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재회의 순간 노랑, 핑크빛 물방울스카프를 바라보며 서로 빙긋 웃는다. 단아한 몸가짐의 나무들은 그들의 사랑을 축복하듯 도열(堵列)하며 서 있다. 아 드디어, 생각만 해도 설레고 들뜬 그와의 데이트다.

프러포즈, 60.6×91㎝, 2017
프러포즈, 60.6×91㎝, 2017

빨강캠핑카를 타고 새로운 신천지가 있을 것 같은 그곳을 향한다. 핸들을 잡고 그는 잠시 다정하게 나직이 말을 걸어오듯 조금은 진지한 물음을 던지려다 머쓱한 몸짓으로 내 등을 가벼이 두드리며 쾌활하게 웃었다. 약간의 우울함이 얹혀있는 무정형무늬가 새겨진 긴 빨대로 페퍼민트주스를 깊게 빨아들이자 허브향기가 가슴속까지 아련하게 퍼져 스며들었다.

끝없는 녹색 숲의 보색인 빨강자동차와 가슴 뛰는 설렘의 소리가 어울려 달콤한 향내로 밀려왔다. 꿈결 같은 로맨스의 순간이었다. 멋진 슈트를 입은 그가 어렵게 용기를 내는 것이 단번에 느낌으로 전해올 때 이번에는 그의 사랑을 받아주어야 할 것 같다는 다짐을 먼저 품고 있었으니.

그 봄날, 72.7×60㎝
그 봄날, 72.7×60㎝

돌아올 수 없는 순수시절

호미로 돌을 긁어 파낸 땅에 둑과 작은 길을 내고 밭을 만든 농부의 지난한 노동이 작품 속에 녹아있는 남도의 전답(田畓). 그 정겨움이 스며있는 작품엔 청산도(靑山島)색깔이 물신 나는 원시적 색채와 기분 좋은 구도와 힐링 스토리가 주조를 이룬다.

노랑유채(油菜)꽃 색깔과 연둣빛잎자루가 바다를 향해 있는 슬로우 시티로 알려진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 빠른 걸음도 느려지고 하얀 구름도 를 따라 오는 듯 한 그곳이 신철(申哲)화백 고향이다. 바로 채도 높은 맑은 색감과 원시적 형태의 비구상적 배열의 원천이다.

신철 작가(ARTIST SHIN CHEOL)는 회상했다. “저 귀퉁이를 돌면 나를 반기듯 기다리고 있을 우리의 고향. 흥이 저절로 나오는 바닷가 내음은 내 온몸을 휘감아 온다. 형용할 수 없는 그 전율을 나는 그림으로 표현한다. 약간은 촌스럽고 원색적으로 그릴 수밖에 없는 것은 순백의 시절이 사유의 바탕이기 때문이리.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의 순수함을 표현한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의 고향 그것이 나의 그림이다.”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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