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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오화석의 인도경영]직원 5만명, 그중에 친척은 단 한명도 없다
[오화석의 인도경영]직원 5만명, 그중에 친척은 단 한명도 없다
  • 오화석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18.05.03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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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JP모건’ 코탁마힌드라뱅크 우데이 코탁 부회장의 인재경영

2014년 11월 20일 인도 금융사상 최대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졌다. 인도 4위의 민간은행 코탁마힌드라뱅크가 네덜란드계 ING 비샤를 24억 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코탁마힌드라뱅크는 인도 2위의 민간은행으로 도약했다.

코탁마힌드라뱅크는 인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은행이다.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인 우데이 코탁 부회장은 인도 금융계의 신화로 ‘인도의 JP모건’으로 불린다. 그는 한 세대 만에 맨 손으로 인도 굴지의 종합금융회사를 키워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어니스트영은 2014년 그를 ‘올해 세계의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코탁 부회장의 재산은 107억 달러(약 12조원)로 인도 갑부 순위 7위다. 그는 1986년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300만 루피(5200만원)를 모아 금융투자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경영하는 코탁마힌드라뱅크의 시가총액은 올 4월 현재 1조6400억 루피(약 29조원)를 기록, 자그마치 55만 배나 가치가 뛰었다.

코탁마힌드라뱅크는 미국의 골드만삭스 등과 같은 일종의 투자은행이다. 채권할인에서부터 리스, 자동차 할부금융, 투자은행, 금융 중개, 펀드매니지먼트, 생명보험, 온라인중개, 사모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고 있다.

크리켓 경기 중 머리 다쳐 죽을 뻔

코탁 부회장은 1959년생으로 전통적으로 면화 거래를 하던 상인계급 출신이다. 전교 수석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MBA(경영학석사)를 받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해선 공부보다 크리켓에 미쳤다. 대학 대표선수로 크리켓 전국 리그에 종종 출전하기도 했다. 크리켓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는 장차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러나 삶을 좌우할 큰 사고가 발생해 그의 인생행로를 바꾸어 놓는다.

1979년 가을이었다. 전국 크리켓 리그에 출전해 경기를 갖는 도중 상대방 선수와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한다. 의식불명이 된 그는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다. 의사는 뇌출혈이라며 희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뇌수술을 받는다. 희망이 없다던 의사의 말과는 달리 청년 우데이는 회생했다. 만약 의사의 말만 믿고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코탁 마힌드라뱅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그는 친족이 경영하는 면화사업 대신 인도 유력 대기업인 힌두스탄 레버에 입사하기로 결정한다. 힌두스탄 레버에는 입사가 확정된 상태였다. 이 사실을 안 아버지는 노발대발했다. 전통적으로 인도 상인 계층은 남의 회사 고용인이 되기보다 자기 사업 하는 것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그도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가족이 나서 중재했다. 그가 숫자에 매우 밝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던 가족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그에게 조그만 사무실을 하나 마련해 주었다. 가족이나 남의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사업을 하게 된 우데이는 뛸 듯이 기뻤다. 남달리 숫자에 밝은 재능을 가진 그에겐 주변에 사업 기회가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사업가 우데이가 간파한 사업 기회는 다음과 같았다. 당시 인도 은행들은 6%의 예금 이자를 지급했다. 반면 기업이 돈을 빌리고자 하면 16.5%나 되는 높은 대출 금리를 요구했다. 즉 예대금리차가 매우 컸다. 우데이는 만약 자신이 이처럼 높은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면 확실히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패밀리 비즈니스는 ‘절대금물’

그러던 와중에 그는 타타그룹 계열 전자회사인 넬코(Nelco)의 금융담당자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 직원은 넬코가 긴급 기업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우데이는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그는 친척과 친구들에게 넬코에 투자할 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들이 돈을 빌려주면 은행이자(6%)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넬코에는 돈을 빌려주되 대출 이자를 은행(16.5%)보다 더 낮게 책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넬코 측은 이 제안에 만족했고, 친척과 친구들도 흔쾌히 돈을 빌려주었다. 이 같은 투자 방식은 잘 작동됐고, 그는 이 사업 방식을 채권에도 적용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렸다.

우데이는 1980년대 초반 인도에 외국계 은행이 들어오자 또 다른 사업 기회를 발견한다. 외국계 은행은 자금이 많았으나 인도 정부의 규제로 인해 돈을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곳은 유럽계 스탠더드&차터드 뱅크. 그는 이 은행의 자금을 인도 국내 기업들에 알선해주고 기업들과 은행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

간단한 일이긴 했지만 제법 돈이 들어왔다. 외국 은행 자금 알선 사업으로만 연간 50만 루피(약 1250만원) 정도의 순익을 냈다. 1980년대 초 당시로서는 제법 큰돈이었고,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가 버는 돈치고는 거금이었다. 사업이 잘되자 그는 사무실과 직원을 급속히 늘려갔다.

그는 인도 상인계급 출신이지만 패밀리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친족 회사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문제가 많았다. 모든 결정사항에 대해 14명의 친척과 상의해야 했다. 따라서 중요한 의사 결정이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지연되거나 변질되곤 했다. 여기서 그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앞으로 사업을 하면 결코 친척들과는 같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후 사업을 하면서 회사 경영에서 실제로 친척은 일절 배제했다. 이로 인해 초창기엔 자본 투자를 한 친척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재 코탁마힌드라뱅크에는 약 5만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 가운데 그와 혹은 친척과 관계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패밀리 비즈니스가 일반화된 인도에서 철저하게 글로벌 스탠다드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고경영자와의 개인적 연줄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인력 채용 방식이 코탁 부회장이 금융업에서 성공한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다. 능력에 바탕해 채용된 직원들은 뛰어난 실적을 올렸고, 이것이 코탁마힌드라뱅크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1985년 그가 금융 사업에 본격 뛰어들자 그의 이런 글로벌 경영 마인드와 뛰어난 숫자 감각 등 잠재력을 보고 재벌 2세 친구가 투자를 하겠다고 나섰다. 쌍용자동차의 소유주 마힌드라의 아난드 마힌드라 현 회장이 바로 그였다. 당시 투자액은 50만 루피(약 1250만원). 그래서 은행 이름이 코탁마힌드라가 됐고, 아난드의 부친이 회장을, 코탁이 부회장을 맡았다.

단기 이익보다 새로운 가치 창조 중시

그의 확고한 경영철학은 단기적 이익보다 새로운 가치 창조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는 “회사 경영에 있어 얼마나 이익을 낼 것인가를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그 일을 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 가에 중점을 둔다. 우리가 이룬 모든 일들이 이런 철학의 바탕 하에 이루어졌다”고 강조한다.

2014년의 인도 금융계 최대의 인수합병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요즘 경쟁 은행인 악시스뱅크를 인수할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숫자 감각과 기회를 포착하는 탁월한 능력이 결국 이 은행 인수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탁 부회장은 JP모건처럼 자신의 사후에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굴지의 금융회사를 일구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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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배재대학교 글로벌교육부 교수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네루대(JNU) 국제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배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슈퍼 코끼리 인도가 온다> <100년 기업의 힘 타타에게 배워라> <마르와리 상인> 등 인도에 관한 10여권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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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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