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왜 삼성바이오로직스 '저격'했나
금감원은 왜 삼성바이오로직스 '저격'했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5.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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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땐 문제 삼지 않다가 갑자기 '분식회계'...김기식 전 원장 '작품'설도
지난 1일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사후 특별감리를 통해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금융기관과 회계법인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회계감사를 맡은 외부감사법인과 한국공인중개사회, 기업의 회계감리를 실시하는 금융감독원 등까지 책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16년 바이오로직스의 유가증권시장(코스닥) 특혜 상장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2016년 상장 당시엔 회계를 문제 삼지 않았던 금감원이 뒤늦게 판단을 바꾼데 대해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낙마한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금감원장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리 결과 발표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크다는 분석이다.

회계법인·금융당국·거래소 불거지는 책임론

지난 1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1년여 간의 특별감리를 통해 회계처리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외부감사기관(삼정·안진회계법인)에 사전조치통보서를 보냈다.

복수의 시민단체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기존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바꾸면서 현금흐름할인법(DCF) 방식으로 회계기준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산가치는 기존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자산가치 상승에 힘입어 2015년 사업보고서 상 1조9000억원 흑자로 둔갑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3월 이와 관련해 금감원에 특별감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1년여의 감리 끝에 로직스가 당시 에피스의 기업가치를 공정가치로 변경해 반영할 근거가 없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로직스가 2015년 사업보고서 상에 바뀐 회계기준을 들고 나왔음에도 당시 회계감사에 나섰던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직스 상장 직전 회계감사를 한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해당 회계법인들은 ‘비밀유지 의무’를 들어 관련 질문에 답변을 꺼리고 있다.

로직스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 심사를 맡았던 금감원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상장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사항에 대해 뒤늦게 뒤집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증권신고서 심사는 ‘형식적 요건’만 심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책임소재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 번지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분식회계 의혹을 배제한 채 2015년 11월 미래 성장성을 가진 기업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요건을 완화해주는 개정안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로직스는 거래소의 상장요건 개정안 가운데 ‘대형성장 유망기업’(시총+자본 6000억원 이상)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현재까지 해당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로직스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바이오로직스 상장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17년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 해 우량 기업 상장을 유도하고자 거래소가 수차례 국내 상장을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의 사후 감리방식, 오해소지 있어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정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6년 로직스 상장 당시 시민단체들을 통해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금융위와 거래소가 상장 특혜요건을 만들어줬고, 현 정권이 ‘재벌 지배구조 손보기’를 내세우자 뒤늦게 금감원이 분식회계라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금감원장 직에 임명됐다 18일 만에 낙마한 김기식 전 금감원장 또한 로직스 분식회계 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지난 1일 금감원의 로직스 분식회계 내용이 발표되자 본인 페이스북에 “삼성바이로직스 분식회계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십시오”라고 적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이번 금감원 분식회계 발표가 김기식 전 원장 작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이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사안에 대해 사후 적발과 제재에 나서는 금융당국의 감리 방식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미 피해 규모가 커질대로 커진 상황에서 뒤늦은 조치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건처럼 뒤늦은 감리가 금융당국의 ‘정권 눈치 보기’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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