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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노믹스 '컨트롤타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제이노믹스 '컨트롤타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05.0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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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맨 앞서 이끌어...386그룹 견제설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2017년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참여연대 경제민주위원장을 지낸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장관급이지만 2명의 보좌관(경제·과학기술)과 정책기획·통상비서관·일자리수석·경제수석·사회수석을 모두 거느린 만큼 권한과 역할이 막강하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개혁 성향의 학자 출신이 임명되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장 실장은 18대 대선 때 안철수 후보를 도우며 새 정부 인선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거는 등 삼고초려 끝에 새 정부 핵심 보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장 실장에 대해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분야의 석학이자 실천 운동가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산업 정책과 경제민주화 그리고 소득 중심 성장을 함께 주도해 나가기 위한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2년 차, 참여연대 출범 24년차를 맞은 지금,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현 정부 ‘경제 투톱’으로 지목되고 있다. 장 실장과 김 위원장 투톱이 각각 청와대와 내각에서 대기업 구조개혁을 기반으로 제이(J)노믹스를 끌고 가는 구도다. 이들은 과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경제민주화위원회에서 호흡을 맞췄다. 2000년 장 실장이 경제민주화위원장이었을 때 김 위원장은 산하 재벌개혁감시단장이었고, 2002년 김 위원장이 경제개혁센터 소장이었을 당시, 장 실장은 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1세대 ‘재벌개혁’ 운동가

지난 2017년 6월 21일 열린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 첫 회동.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뉴시스>

참여연대는 1994년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라는 이름으로 깃발을 올렸다. 참여연대는 설립 초창기부터 과감하고 진보적인 이슈를 내걸며 화제에 올랐다. 소액주주운동·낙선운동·반값등록금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소액주주운동은 장하성 실장이 직접 주도했다. 그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고 난 이듬해인 1998년, 국내 최초로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규합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압박하고 지배 구조 개선을 피력하는 방식은 파격적이었다. 자본주의 틀 내에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후 장 실장은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장 실장이 1999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해 무려 8시간 30분 동안 집중투표제 도입과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관 개정을 요구, 결국 표결로까지 이어졌다. 제일모직 소액주주 2명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를 포기하게 해 제일모직에 손해를 끼쳤다’며 2006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 130억여원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에 학계와 시민단체는 장 실장에 대해 ‘재벌 개혁을 주창해 온 참여형 지식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 실장은 성장지상주의에서 균형성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경제성장의 결과로 기업은 돈을 벌었지만 일반 국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은데 주목하며, 불평등 완화를 기조로 거시경제정책의 초점을 고용과 복지, 서민생활 안정에 맞춰야 한다고 주창했다.

장 실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용 불평등, 원청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공약과 기조를 함께 했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국가 경제의 유일한 목적은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라며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가계소득도 늘고 모든 계층의 국민이 성장의 성과를 골고루 누리는,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경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국민 삶의 질 개선과 직결”

장하성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부임한 이후 금융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실장은 지난해 10월 3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혁신성장을 뒷받침할 금융개혁이 중요하다”며 당시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민간기업 정규직 채용 원칙적 의무화 등 노동 정책에서 혁신성장 및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며 전선을 금융개혁으로까지 넓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장 실장이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건이다. 그는 청와대 최저임금 TF(태스크포스) 단장을 역임하며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2월 7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여명의 아르바이트 청년들과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이후, 첫 월급을 받은 청년들의 소감과 현장 고충, 정부에 대한 요구 등을 청취하고 있다.청와대·뉴시스
2018년 2월 7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여명의
아르바이트 청년들과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이후,
첫 월급을 받은 청년들의 소감과 현장 고충,
정부에 대한 요구 등을 청취하고 있다.<청와대·뉴시스>

정부가 최저임금 안착에 총력전을 벌이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중요 축인 ‘소득 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초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를 부담하는 사업자는 물론 임금 상승효과를 누려야 하는 종업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는 등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같은 여론이 형성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안착이 올해 초반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히며 ‘최저임금 안착 총력전’을 주문했다. 이에 청와대 최저임금 TF를 중심으로 일선 부처 장관까지 현장에 직접 나가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과 불가피성, 정부의 노력과 진정성을 전달하고 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곧 ‘국민 삶의 질 개선’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1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해 경제도 성장하게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면 국가 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의 삶도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마련한 다양한 지원책도 소개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일자리 안정 기금, 임금 인상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4대 보험료 지원,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부 정책을 알렸다. 또 서비스업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기준을 확대하는 방안 등 추가 대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은 이해하나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국민 모두에 득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포스코 ‘정권 전리품’ 악순환 막지 못해

최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 장하성 실장을 향한 세간의 이목이 또 한 번 집중됐다. 그간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이 중도 퇴진했다. 창업 주역인 박태준 회장이 집권 여당과의 불화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역대 회장들이 떠난 시기는 대부분 정권 교체기와 맞물렸다. 4대 회장인 김만제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자진 사퇴했고, 5대 유상부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6대 이구택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중도에 물러났다. 7대 정준양 전 회장도 2008년 선임 당시 이명박 정부의 실세였던 박영준 전 차관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2014년 초 박근혜 정부 때 퇴진했다.

장 실장과 포스코의 인연은 깊다. 그는 2003년 고려대 기업지배구조개선연구소장을 맡던 시절, 이구택 포스코 전 회장의 요청으로 포스코의 지배구조 개선안 작업을 이끌었다. 정권과의 갈등으로 인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흔들렸던 과거 일련의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 외풍을 견제하기 위해 포스코는 2007년 이사회 전원(7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회장 선임 절차에 외부 입김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장 실장이 고안해 낸 아이디어가 바탕이 됐다.

이 같은 지배 구조 개선에도 포스코는 외풍에 흔들렸고, 그때마다 장 실장은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2009년 당시 고려대 경영대학원 학장 시절 “포스코 인사 파동은 지배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라며 “시장도 이기적이고 탐욕적이지만 권력이 탐욕을 부리면 더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포스코 지배 구조에 대한 장 실장의 고언은 계속됐다. 2012년 6월 대선을 앞두고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집권할 경우 포스코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결국 대통령이 어떤 의지와 철학을 갖느냐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간 포스코 지배 구조에 개입하는 권력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온 장 실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문재인 정부가 포스코를 대하는 방식은 지난 정권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장 실장이 요직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정부마저 포스코 지배 구조 개입 유혹을 떨쳐내지 못해 포스코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포스코가 지분 소유를 분산시키면서 좋은 지배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없다 보니 정부가 오히려 그 점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나 어떤 정부도 포스코의 인사권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그 이유는 정부가 포스코 지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포스코의 경우 확실한 대주주가 없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문제이며, 이는 결국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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