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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경제권력의 대이동
[문재인 정부 1년] 경제권력의 대이동
  • 이일호
  • 승인 2018.05.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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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실세는 참여연대 장하성·김상조...김동연·홍장표·김현철·김현미·김수현·최종구·홍종학·백운규 등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인사이트코리아>는 경제 정책을 이끌고 있는 10인을 꼽았다.<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제이(J)노믹스’는 한 마디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고도성장 시대에는 신자유주의적 자유시장 경제정책이 먹혀들었지만,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오늘날에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두 개의 부작용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내 주류 경제학계에서 ‘이단(異端)’으로 불리는 사회적 시장경제론을 적극 받아들인 이유다.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공정성장’ ‘혁신성장’은 제이노믹스의 ‘네 개의 바퀴’로 불리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문재인 정부 1주년을 맞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 10명을 추려 ‘경제권력 지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누가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식으로 현실화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정부 출범 1주년이 되면 의례적으로 경제정책 평가를 하기 마련이지만, 문재인 정부 1년은 여느 때보다 특별하다. 10년여의 대기업 위주 자유경제 성장 정책을 마감하고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별되는 ‘제이(J)노믹스’가 처음으로 평가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25일 문재인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부제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대기업 밀어주기를 통한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한 10여 년의 경제 체제를 ‘실패’로 규정했다.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기업에게 이득을 줬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구조적이며 복합적인 위기’로 규정했다.

제이노믹스는 이전 정부의 낙수효과와는 다른 ‘분수효과(Fountain Effect)’를 추구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장한 이론으로, 대기업보단 중소기업에, 고소득층보단 서민층에 경제적 혜택을 강화하면 그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제이노믹스는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포스트 케인즈 이론’이 바탕에 깔려있다.

지난 10여년의 자유시장 경제정책과 낙수효과를 폐기한 제이노믹스로 인해 한국 경제는 거대한 전환기에 돌입했다. 지난 1년 간 이 같은 경제정책을 주도해 온 인물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정리하는 한편, 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 10명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 ‘경제권력’ 10인 톺아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는 제이노믹스의 경제권력 정점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사진 가운데)이 있다.<뉴시스>

경제 부문에서 문 대통령에게 가장 신임 받는 인물로는 단연 참여연대 출신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꼽힌다.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과 함께 현 정부의 핵심실세 3인방 중 한 명으로, 정권 출범 직후 문 대통령이 ‘삼고초려’를 거듭한 끝에 어렵게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현 정부 경제권력의 정점에서 정책 전반을 컨트롤하고 있다. 집권 초기부터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증세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재벌개혁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정책 전반을 핸들링하고 있으며, 제이노믹스의 또 다른 축인 혁신성장론도 장 실장이 주도적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과 갑질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과 갑질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뉴시스>

한국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이자 ‘재벌 저승사자’ ‘삼성 저격수’ 등으로 널리 알려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또한 참여연대 출신이다. 오랜 기간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문제 개선을 요구한 인물로 유명하며, 순환출자 해소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 문제,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 등에도 조예가 깊다. 취임 이후에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최고경영자들을 두 차례나 불러 모아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얽히고설킨 순환출자가 많이 해소됐다.

제이노믹스의 두 핵심 축인 소득주도 성장과 재벌개혁을 이끄는 두 인물이 모두 참여연대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영미식 주주(株主) 자본주의’라는 아이디어를 공통점으로 갖고 동반자적 관계를 오랜 기간 유지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들어왔다가 불명예 퇴진했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참여연대 출신으로, 재벌개혁을 앞세운 참여연대 출신 인물을 현 정부에서 중용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실행·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뉴시스><br>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실행·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 전반을 행정부에서 실행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부동산 정책과 문재인 케어, 국가예산, 세금정책, 금융정책 등 행정부 내 경제 정책 전반에 관여하고 있으며 경제부총리로서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실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탄탄한 집행력을 바탕으로 경제정책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짜는 등 제이노믹스를 현실화하는데 기여해왔다. 정가에선 장하성 실장과 김상조 위원장, 김현철 보좌관, 김동연 부총리를 합쳐 ‘경제 쿼텟(Quartet·4중주)’이라 부르기도 한다.

제이노믹스 전반을 설계하고 세부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인물로는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을 꼽을 수 있다. 이 둘은 대선 준비 단계부터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사진 왼쪽)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오른쪽)은 제이노믹스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인물로 꼽힌다. <br>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사진 왼쪽)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오른쪽)은 제이노믹스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인물로 꼽힌다.

홍장표 경제수석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을 맡은 바 있으며 문 대통령에게 최초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설파한 인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7월 ‘소득주도 성장의 의미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하며 처음으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시했는데, 이 자리에 발제자로 참여한 인물이 당시 부경대 교수였던 홍 수석이다. 중소기업 성장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책,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등 현 정부의 역점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경제정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철 경제보좌관 역시 소득주도 성장론을 학문적으로 보좌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보좌관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체감하며 30년간 일본 경제와 일본 기업을 연구한 ‘일본통’으로 불린다. 국민 성장론을 주창했으며, 현 정부에선 홍장표 수석과 함께 소득 증대와 사회 안정망 구축 등의 혁신성장 정책을 비롯해 경제 정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왼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 부동산 정책을 이끄는 ‘양 날개’다.<뉴시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의 주거, 부동산 정책을 이끄는 ‘양 날개’다. 도시공학 박사이자 도시빈민 운동가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불린다. 김 수석은 과거 ‘뉴타운’ 정책을 대체하는 ‘도시재생 뉴딜’ 전반을 이끌고 있다. 연간 17만 가구를 공적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정책도 김 수석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난해 유예기간이 끝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노무현 정부 당시 김 수석이 설계한 정책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이 새로운 부동산 정책과 도시정책의 틀을 짰다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8월 ‘헌정 사상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라 불리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기재부 및 금융위원회와 함께 대출 규제책인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투기 불씨를 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국토건설과 관련한 전문성이나 경험이 결여된 점은 아직까지도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와 금융개혁을 이끌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전반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맡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에서 금융위로 자리를 옮긴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 내에서도 리더십이 강하고 신망이 높다는 평을 받는다. 현 정부의 금융개혁과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주거안정 정책에 발맞춰 10.24 가계대출 종합대책에도 힘을 보탰다. 은산분리와 자본규제, 금융 빅데이터 규제 등 금융 산업 전반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왼쪽)은 공정성장과 혁신성장을 담당하고 있다.<뉴시스>

공정성장과 혁신성장의 핵심인 중소기업 정책은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이끌고 있다. 진보경제학자 출신인 홍 장관은 신설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중소기업 정책기획단을 발족해 민간 목소리를 청취하는 한편 ‘창업지원법’ 개정과 일자리 안정자금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발적 상생을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와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입증책임 전환 등 공정경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 정부의 산업·에너지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산업 정책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핵심기술을 융합에도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분야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힘쓰는 한편 미국 항공사 보잉과 제약사 화이자 등으로부터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유출 문제와 관련해 소신 발언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문 정부 1년, 윤곽 드러낸 제이노믹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은 제이노믹스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기간이었다. 큰 틀에서 제이노믹스는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4대 축으로 설계됐다.

소득주도 성장 차원에서 정부는 중소기업·벤처기업 지원과 창업 활성화에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한편 법정근로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까지 인상하는 등의 노동시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바탕에는 취업·창업 인구를 늘려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함께 증가하고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는 식으로 경제 순환을 일으킬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다.

일자리 정책과 소득주도 성장이 제이노믹스의 주요 정책이자 경제적 철학 기반이라면, 규제개혁과 4차 산업 강화 등 신사업 확대, 벤처·스타트업 지원 등 혁신성장은 공급정책이자 소득주도 성장의 ‘촉매제’다. 여기에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경제균형과 권력기관 개혁, 재벌 개혁 등을 아우르는 게 공정경제다.그렇다면 제이노믹스의 성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대표적 양적 경제지표인 경제성장률(GDP)이 반등한 점은 나름의 성과다. 소비가 늘었고 수출 증가와 건설투자 확대, 설비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지난해 3.1%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 국내 총생산은 395조9328억원으로 1.1%나 성장했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해소되면 추가 성장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세부 지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GDP 상승에 있어 반도체를 필두로 수출 경기가 회복된 부분과 정부 지출이 늘어난 부분이 주된 요인으로, 민간소비의 성장률은 0.6%로 지난해 1·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생산GDP의 관점에서 봤을 때 수요가 부족해 소비재의 생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3월 기준 실업률 지표도 나빠져 지난해 3월(4.1%)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4.5%를 기록했다. 지난 1월까지 30만 명을 넘나들던 취업자 수 증가폭도 2월 10만4000명에 이어 3월 11만2000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고용시장이 계절성을 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취업자 증가폭이 떨어지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 최저임금 정책에 민감한 도소매·음식숙박업(-0.9%)을 중심으로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홍장표 수석은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저임금의 영향에 대해) 늦어도 5월 말까지는 종합 분석을 할 것”이라며 “그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 그것의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다 놓고 최저임금이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생산과 투자도 급감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3월 전 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에서 증가했지만 광공업·건설업에서 줄어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2016년 1월 1.2% 감소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치다.

자동차와 기계장비를 아우르는 광공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2.5% 감소했고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1.8%포인트 하락한 70.3%을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도 전월 대비 1.2% 증가했고 전년 동월보다 10.4%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생산 지표가 악화한 것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7% 증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7.8% 감소,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기업의 투자를 통한 경쟁이 자본주의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임을 감안하면 생산과 투자라는 산업 활동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제이노믹스의 본질과 한계는?

물론 이제 막 1년차에 접어든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긴 이르다는 말도 있다. 통상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의 틀과 세부내용을 만드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현 시점의 경제 지표들이 문재인 정부 정책의 영향인지 아니면 전 정부 정책의 영향인지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제이노믹스의 어느 정책이 어떻게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경제학계는 대체적으로 제이노믹스에 대해 적잖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보 경제학계의 경우 ‘경제 불평등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관련 정책을 보다 세심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은 ‘문재인 정부 100일 사회경제정책 점검 토론회’에서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이 ‘처음 가는 길’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정합성이 있다”며 ”한국은 분배를 개선하면 성장률이 오르는 ‘임금 주도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를 ‘소득 주도 성장’ 및 ‘일자리 중심 경제’란 뚜렷한 정책 기조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공회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본질과 한계’라는 리포트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본래 소득주도 성장론은 ‘임금주도성장론’인데, 한국의 경우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많은 게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득주도 성장을 이뤄낼 수 없는 위치다. 김 교수 주장은 “소득주도 성장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래의 임금주도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보수진영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비판을 집중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축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급진적 정책이 결과적으론 인건비를 늘리고 제품 가격을 상승시키는 한편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고용이 줄고 1인 자영업자 수를 증가시킬 것이란 것이다. 이는 또한 기업 투자를 축소시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지난 4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최저임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은 정부가 한국의 고용 처지와 산업고용 현실을 알지 못해 벌인 고용 대 학살극“이라며 ”한국의 최저임금은 이미 충분히 높을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제도 본질에 어긋난 것”이라 비판했다.

같은 토론회에서 박진우 <리버럴 이코노미스트> 편집인은 “기업 부문에서 투자와 생산이 일어나지 않으면 일자리는 조금도 늘지 않는다”며 “경제적 의미에서의 일자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팔아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일자리다. 정부가 공공부문 확대를 통해 만들겠다는 일자리는 민간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배분받는 ‘복지 수단’에 불과할 뿐, 절대로 경제적 의미의 일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분수효과로 인해 수반되는 복지 혜택이 결과적으로 ‘국민의 나태함’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이자 세계적 석학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는 본인 저서 <총, 균, 쇠>에 왜 열대지방 사람들이 극지방 사람들에 비해 나태해졌는지를 설명한 바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서포트 해야 할 혁신성장이 공회전하는 부분도 꾸준히 지적받는 것 중에 하나다. 4차 산업 육성과 ‘규제 샌드박스’ ‘규제 프리존’ 등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서 그 효과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내 규제로 인해 글로벌 스타트업 아이템 100개 중 55개는 시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란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김민창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은 ‘소득주도 성장 관련 주요쟁점 및 보완과제’ 보고서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소득증대-소비지출 증대-국내 생산 및 투자 증대’의 선순환을 전제하고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실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선순환을 촉진하는 요인은 적극적으로 발굴·관리하고 이를 저해하는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중 하나인 ‘혁신성장’을 위한 노력도 소득주도 성장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할 것”이라며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민간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고 서비스업 등의 신성장 산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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