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접목 청소중개 서비스 창업한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IT 접목 청소중개 서비스 창업한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4.30 2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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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 취급 하는 가사도우미 인식, 떳떳한 전문직업인으로 바꾸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인사이트코리아>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서 나아가 창업을 통해 경제적 독립은 물론, 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꾀하는 여성 CEO들을 탐방, 그들의 보람과 애환 등을 전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20년간 IT업계에서 몸담았던 경험으로 가사도우미와 IT를 접목해 청소 중개 서비스를 창업한 아들 셋의 워킹맘 연현주(40) 대표를 취재했다. 

연현주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청소연구소>

한때 카카오에서 유료 이모티콘 사업 모델을 총괄한 연 대표는 카카오 신사업부에서 홈클리닝 서비스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무산돼 창업했다. 워킹맘 시각으로 만든 청소 중개 서비스는 2017년 3월 론칭 후 1년 만인 현재 누적 가입자 5만 명에 매니저(가사 도우미)가 1300명에 이를 정도로 가히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24일 판교에 있는 그의 생활연구소 를 찾았다.

생활연구소가 법인인데 청소연구소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작년 4월과 12월 두 번 카카오벤처스와 옐로우독으로부터 각각 10억, 25억으로 총 35억원을투자 받았다. 최근 지역 확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서울시와 성남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인천, 경기도권, 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확장을 모색 중이다. 월 30%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 가파르게 성장할 것 같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가.
“정확하게 어떤 가정이 이용하는지 고객 정보를 받는 건 아니다. 주소 정도만 받는데 추정치로 전체 중 약 50%가 아이 키우는 엄마다. 나머지 50%가 1인 가구다. 가사도우미 하면 양평댁 등 큰 저택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8평, 10평 등 원룸 사는 분들이 앱으로 많이 구매한다. 직장 근처 사는 고객들이 주 1~2회씩 야근 많고 청소할 시간이 없어 사용해 1인가구가 많다. 1인 가구 특징 중 하나가 반드시 경제활동을 한다.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는 분들이 많이 이용한다.”

재구매율이 무려 80%에 달하는데.
“자사 데이터에서 1회 이상 고객들 중 2회 이상 구매고객 데이터를 계산해보면 재구매율이 80%나 된다. 1회 구매한 고객들 중 기간 내 80%가 2회 이상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쓴다. 한 번 쓰면 끊을 수 없다. 청소라는 특징인 것 같다. 상품은 질리기도 하지만 청소서비스는 아무리 치워도 계속 더러워진다. 특히 평균적으로 주1회 고객들이 가장 많다.” 

가사도우미 하면 주종관계에 따른 인력소개소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인기 비결은.

“이 서비스를 쓰면서 ‘왜 발달되지 않았을까? 제대로 된 회사에서 포지셔닝이 왜 안됐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가사도우미) 일하는 분들도 자존감, 직업의식이 많이 부족했다. 기대치가 낮고 불합리하게 (도우미들이) 돌아가는 것을 많이 봤다. 그래서 근원을 따져보니 매니저들이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본인들이 하는 일에서 전문교육을 받았다거나 직업의식이 없어 스스로 콤플렉스를 느끼다보니 고객과 일하면서 마찰과 콤플레인이 발생한다. 교육을 통해 가사도우미 일이 전문직이고 떳떳하고 자존감 있게 일 하도록 한다. 옛날엔 고객들이 상한 음식 주는 등 하인 부리듯이 대하곤 했다. 교육받은 후엔 매니저들 마인드셋이 다르다. ‘내가 전문가고 교육받았고 회사 규칙, 룰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과 인력소개소에서 보내 ‘고객과 둘이 알아서 하세요’란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놀랍게도 아주머니, 도우미, 이모라고 불렀던 고객들이 대체로 매니저라고 부르고 있다.”

연현주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청소연구소>

 

다음,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IT기업을 두루 거쳤는데 창업하는데 두렵지 않았나.
“두렵기도 했다. 직장생활 20년 가까이 됐고 연봉도 잘 받고 잘 다니고 있어 아깝기도 했다. 그 마음보다 이 서비스를 론칭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당시 이 서비스가 정말 해보고 싶었다. 지금도 대기업이 이 서비스를 잘 해보겠다 하면 거기 가서 할 수 있다. 창업 욕구로 이 일을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이 서비스가 고객과 매니저들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봤다.”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사업 단위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만족하는 것이 우선순위로 본다. 그럼 돈은 자동으로 벌린다. 카카오에서 이모티콘을 하며 많이 느꼈다. 고객은 무료 이모티콘이 가장 좋겠지만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작가들 돈을 비싸게 준다면 이모티콘을 쓸 고객이 없어진다. 3자와 참여해 카카오 직원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현대 비즈니스 핵심이라고 본다. 그것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같은 맥락으로 회의에서 의사결정 할 때도 직원들이 불편하고 힘들면 안 한다. 직원들이 너무 힘들면 그것을 유지할 수 없다.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매니저가 정말 힘들면 절대 안한다. 모두가 밸런스를 맞춰 만족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으려고 한다.”

단순히 사람을 보내기보다는 플랫폼 쪽에 강점이 있어 보인다. 
“보통 플랫폼 사업하시는 분들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빠르게 매칭만 신경 쓴다. 위험한 생각이다. 이 서비스가 우버, 카카오택시처럼 인스턴트 매칭이 아니다.  향후 아이돌봄까지 확장하려고 하는데 고객 생활에 깊숙이 들어간다. 따라서 서비스 표준화가 중요하다. 어렵게 만들거나 과하게 만든다면 공급자가 없을뿐더러 플랫폼을 떠나게 된다. 우리와 비슷하게 운영하는 업체가 있는데 거기는 ‘고객이 시키는 거 다 해’라며 도우미와 고객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파출부가 가정집에 가면 고객이 시간과 돈 다 냈는데 집안일 더 원하면 해주라는 식이다. 우린 그런 것들을 차단한다. 고객의 무리한 요구는 매니저들을 아프고 다치고 힘들게 한다. 일을 한정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대신 고객이 원하는 선을 만든다. 그 모델을 만드는 역할이 플랫폼이고 플랫폼이 ‘룰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서로가 지키고 이해관계가 맞는 룰을 만드는 것이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다.”

직접 현장에 가기도 하는가.
“얼마 전 현장에 도우미로 나갔다 왔다. 고객이 깜박하고 외출해 문을 안 열어준다. 고객이 나타나지 않을 때, 얼만큼을 기다리고, 합리적으로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직접 체험하여 룰을 만들었다. 우린 서로 어떻게 손해가 없게 할 것이냐를 조율한다. 고객이 올지 안 올지 무작정 매니저가 기다리지 않게끔 룰을 만든다. 리스크 관리 룰, 업무 룰 등을 만들어 합리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매니저 경험이) 도움이 된다.”

투자를 이끌어 내는 나름의 팁이 있다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함부로 말씀 못 드리겠다(웃음). 초기엔 앱도 없었다. 두 번째 라운드 때도 시작단계라 매출보다는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 목표를 잘 설명했다. 또 구성원들의 역량에 대해 어필을 많이 했다.”

무슨 뜻인지.
“아무리 뛰어난 대표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1인 기업이 아닌 이상 목표가 현실화되고 타당성이 높아지려면 개발자, 이런 경력을 가진 직원, 누구를 데려온다는 등을 강조한다. 초기 투자는 사람에 귀결된다. 아직 쌓은 업적이 없기 때문에 대표가 어떤 일을 했고 구성원은 이런 일을 했다고 설명한다. 그런 역량이 이 사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상세히 설명하자 사람들이 거기서 동의하고 투자했다. 다만 스타트업에서 ‘사람 뽑아서 할 거다’며 막무가내로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스타트업에서 좋은 사람을 뽑기 쉽지 않다. 아직 사람을 데려오지 못해도 밑그림을 잘 그려놓고 하면 된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중인데 더 보강해야 할 점은 없나.
“기본서비스 확장에 대해 고민 중이다. 청소 중심인데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이돌봄, 펫시터까지 하려고 한다. 영역을 확대하려면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하는지 현재 플랫폼을 이 시장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공급자와 매니저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등 그런 부분을 준비 중이다. 기획은 끝났고 올해 말, 내년 초에 시작할 예정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두 가지 모순된 매력이 창업시장에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업무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IT업 직장생활을 했고 아이 셋을 키우며 했다. 오히려 대표이기 때문에 업무량을 맞출 수 있다. 무슨 일 있으면 하루 다 놀자고 한다. 주도적으로 문화나 근무환경을 직접 자발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어 즐겁다. 반면 투자 받았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압박이 적지 않다. 사실 자고 있어도 떨칠 수 없을 정도다. 사업이 아닌 일상에 버무려져 주말 없이 일이 생활에 들어와 있다. 올인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직장인은 퇴근 후 집에 오면 다 잊고 견딜 수 있겠지만 창업하면 다르다. 분 단위로 시간 쪼개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힘들 수 있다.”

작은 체구인데 반해 에너지가 넘친다.
“그렇다(웃음). 체력도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쓰러진다.” 

매니저를 100% 한국인으로 채용한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민감한 문제다. 4대 보험 이슈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 인력소개소가 하는 업무를 유료 직업소개업이라고 사업자 등록한다. 우린 합법적으로 성남시에 등록하고 운영 중이다. 인력소개업자가 외국인(중국인)을 소개하면 불법이다.  중국인 중 영주권 있는 비자나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만 가능하다. 또 주부 분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드리기 위해서다. 매니저 중 40%가 무경력인 주부들이다. 아무 직장 경력이 없는 이모님들, 어머님들이다. 주부인데 남편이 은퇴했고 노후가 걱정돼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먼저 기회를 드리고자 했다. 경력 없는 여성분들은 마트 캐셔밖에 없고 별로 뽑지 않는다. 경력 없는 여성들에게 먼저 기회를 드리고자 해서 1차적으로 한국인만 매니저로 뽑고 있다.”

집안일 범위가 다양한데 앱에서 서비스가 분류됐나.
“영역별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히 표현됐다. 주방 설거지, 가스레인지 닦기 등 매니저가 하는 일과 할 수 없는 집안일이 명확히 분류돼 있다.”

아들 셋을 키우며 어떻게 일과 가정을 꾸려 가는지 궁금하다.
“잠 안자면 된다(웃음). 개인 노력, 성향, 환경문제가 달라서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지만 2가지다. 하나는 골든타임을 중요시한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저학년이다. 애들이 학원 다니느라 바쁘지만 아침과 저녁은 아이들과 꼭 같이 먹는다. 학교 얘기, 숙제도 봐준다. 회사가 너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아이들과 시간 가질 수 없다. 오히려 사업하니 시간을 제가 정할 수 있어서 좋다. 직원들이 거의 결혼했다. 무조건 퇴근해 집에 가라고, 회식도 하지 않는다. 개발 등 할 일이 많으면 차라리 11시 넘어 새벽에 일하자고 한다. 또 엄마가 엄청난 책임감과 혼자 애를 다 보고 가사 일을 보겠다는 중압감을 버려야 한다. 껴안고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 분산시켜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 키우기에 집중해야 한다. ‘애 안 봐서 시험 못 봤다, 아침 안 먹여 저렇게 말랐을까’ 생각하면 끝도 없다. 자칫 외부에서 보면 저 여자가 성공하면 아이는 대충 키울 거야라고 하는데 속 터진다. 그런 중압감을 버리고 잘 관리하자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아이 끼고 있어도 게임중독 되고 똑같다(웃음). 그런 마음을 편하게 갖고 내 상황에 맞는 방법을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애들 데리고 꼭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CEO 자질, 특히 여성CEO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여성CEO라고 다를 것 같지 않다. 좋은 CEO는 남성, 여성 다 힘든 것 같다. 특별히 여성으로서 약점이 없다. 아이 키워보고 가사일 해보니 장점이 많다. 리더로서 한 명의 역량만으로 커다란 일을 할 수 없다. 한 명이 소중하고 뛰어난 역량을 가진 집단에 의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혁명이 일어난다. 돈이 많아서 똑똑해서 이 사업이 성공하는 게 아니다. 동료들을 파트너로 인지하고 좋은 역량을 끌어낼 수 있도록 소통, 배려하고 만족시켜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일할까’ ‘다음 달에 더 좋은 성과를 낼까’ 이런 생각 많이 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오픈 안하고 있다. 월 성장률은 30%로 잡고 있다. 거래액은 높은데 매출액은 수수료 기반이라 내년 정도 나올 것 같다.”

청소연구소 앱 화면.<청소연구소>

올해 계획은.
“매니저들이 1500분 계신데 그 중 70%가 활동 중이다. 더 많은 매니저를 모집하고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매니저 수를 3000명까지 늘리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매니저분들이 제 기사를 보고 많이 오신다. 매니저분들이 남편 뒷바라지하고 애들만 키웠는데 사회활동하고 돈을 벌수 있을지 많이 주저하신다. 고민 중인 매니저분들이 많이 회사에 왔으면 좋겠다. 매니저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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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현주 대표 약력 
연세대 인문학부 졸업
2001~2009 다음커뮤니케이션 광고비즈니스 사업부장, 경영혁신팀 팀장, M&A팀 팀장
2009~2012 엔씨소프트 전략기획실 팀장
2012~2016.12 카카오 카카오톡 이모티콘 사업부장&카카오홈사업부 사업부장
2017년 3월 (주)생활연구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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