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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시아버지 정주영의 유업 '금강산 꿈' 이룰까
현정은 회장, 시아버지 정주영의 유업 '금강산 꿈' 이룰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4.25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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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 기류 타고 현대그룹 기대감 커져...현 회장, 대북 사업에 강한 의지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뉴시스>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한 우리 사명은 더욱 견고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군사적 긴장으로 대화와 교류의 문이 닫혀있고 어두운 전망이 있지만 평화의 길로 접어들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선대 회장님의 유지(遺志)인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입니다.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담담하게 준비하겠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신년사)

정몽헌 회장 15주기(8월 4일)를 앞두고 현대그룹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10년 만의 남북 해빙 무드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올해로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 20년째, 중단된 지 10년을 맞았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온 힘을 기울여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보수정권에서 안타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시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일궈놓은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 사업이 하나 둘 중단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급변했다. 북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 더 나가서는 평화협정까지 내다보게 됐다. 남북경협 사업의 대표주자인 현정은 회장과 현대그룹은 암울했던 10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기대감은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5일 오후 2시30분 현재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남북 정상회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에 9만5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5만5000원선에서 거래되던 게 40% 이상 치솟은 것이다. 특히 지난 19일 장중 10만6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한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현대그룹의 경영 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 지분 67.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상승세는 현대아산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남북 관계 분위기가 좋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과 관련된 것 뿐만 아니라 그 다음 단계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전망한다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며 “정상회담이 끝난 후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가동 등이 가시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룹 재건 골든타임 맞은 현정은 회장

2008년 7월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박왕자씨 사건을 계기로 현대그룹 대북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대북사업을 담당한 현대아산의 매출은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직원수도 1000명에서 150명만 남았다.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 등이 중단되면서 회사 경영수지도 악화됐다. 현대아산은 2015년 215억원, 2016년 2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금강산 사업 중단에 따른 현대아산의 누적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룹이 위기에 처하자 안팎에서 대북 사업 재검토 요구가 빗발쳤지만 현정은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대북사업 의지를 계승하는 것을 자신의 숙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시간이 문제일 뿐 언젠가는 남북 화해 기류가 조성될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주변에선 전한다.

현대아산은 지난 10여년 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해 꾸준히 시설 점검 등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특히 대북 사업과 관련해 보강할 부분들을 체크하는데 분주하다고 한다.

현정은 회장은 오는 8월 4일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도식을 금강산에서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정몽헌 회장 기일에 맞춰 매년 금강산을 방문했으나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과 함께 이마저도 못하게 됐다. 올해는 금강산에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1998년 11월 18일 이후 매년 만사 제쳐두고 방북해 시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이 시작한 금강산 관광 기념일을 챙겨왔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1998년 11월 18일 승객 1360여명이 금강호를 타고 북한 장전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고향이 이북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대북사업을 필생의 숙원 사업으로 여기고 남북 화해 기류 조성에 힘썼다. 현 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터라 매년 정몽헌 회장 기일과 금강산 첫 시작일을 챙기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 넘어야 할 산 많아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남북 관계 특성상 변수가 많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한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유엔 결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르면 북한과 어떤 합작사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현지 시설물을 눈으로 확인한 건 2015년이 마지막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당국간 합의돼 추진될 경우 현대그룹 측은 첫 번째로 시설 점검을 명확하고 세밀하게 해야 한다”며 “시설 인프라 등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북 합의, 유엔 제재 해제 등이 된다면 시설 노후화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강산 길을 트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현정은 회장도 이 때문에 조심스런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지금 분위기로는 금강산 관광 길이 열릴 것이란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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