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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애물단지 된 삼성증권..."버리는 카드 될 수도"
삼성그룹 애물단지 된 삼성증권..."버리는 카드 될 수도"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4.1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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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보상안 발표했지만 여론 싸늘…국고채PD·초대형IB 차질
<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고’ 파문이 사건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 특별검사를 비롯해 증권사들에 대한 전산시스템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증권은 사태 발생 후 일주일 내내 잔뜩 움츠려들었다. 사건 당일 자사 주식을 매도해 피해를 본 주주들에게 보상안을 발표하는 한편 그간 준비해오던 스팩(기업합병목적SPC) 출범을 지난 12일 철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여파로 삼성증권의 초대형 IB(투자은행) 지정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배당 착오로 유령주식 사태를 유발한 삼성증권의 국고채 전문딜러(PD·Primary Dealer) 자격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삼성증권은 배당 담당 직원이 우리사주에 배당하는 과정에서 현금 대신 주식을 전산에 입력하는 착오를 저질렀다. 배당된 주식 가운데 501만주를 직원 16명이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12%나 급락했다.

1999년 도입된 PD제도는 국고채 발행시장에서의 원활한 인수와 유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PD에게는 국고채 단독인수권리와 시장조성의무가 주어지는데, 기재부 규정에는 ‘시장교란행위’를 저지른 PD의 경우 그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삼성증권의 유령주 배당 사고가 ‘시장교란행위’로 판단될 경우 PD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시장교란행위에는 금융사고 이력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제 박탈 가능성은 미지수다. 하지만 검토 대상에 오른 것만으로도 삼성증권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삼성증권 초대형IB 물 건너갔나

지난 6일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태가 쉽게 누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뉴시스>
지난 6일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뉴시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증권의 초대형 IB를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도 당분간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하지만 투자은행업을 위해선 단기금융업 인가가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한 가운데 KB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등이 인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미 초대형 IB에서 타사에 비해 한 발 밀려났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적격성이 문제가 돼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 심사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유령주 배당 사태까지 터지면서 삼성증권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설령 적격성 문제가 해소된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높은 수위의 제재를 받을 게 확실해 보인다. 적격성 문제로 또 한 번 ‘치명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전체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령주 배당 사태로 삼성증권이 이재용 부회장과 그룹의 애물단지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연 수십조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데 삼성증권은 그룹 입장에서 보면 별게 아니다"며 "이번 사태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로 하여금 금융 부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가 진정되면 삼성증권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이재용 부회장이 왜 '삼성전자 부회장'이란 직함을 쓰고 있는지 눈여겨 봐야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11일부터 삼성증권 전산시스템 특별점검을 시작으로 증권사 전산 시스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13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삼성증권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내부 시스템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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